칠학년일반, 아픈 만큼 성숙해진 소녀들의 오늘 (인터뷰①)
- 백초현 기자
(서울=뉴스1스타) 백초현 기자 = 포털사이트에 칠학년일반을 검색하면 ‘속옷 논란’이 연관검색어로 줄지어 나온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칠학년일반의 직캠이 게재됐고, 대부분은 속옷 논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상들로 가득하다. 친절한 누리꾼들은 영상을 캡처해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을 ‘콕’ 집어 설명까지 더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7월 열린 KNN ‘틴틴콘서트’ 무대에 오른 칠학년일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날 칠학년일반의 멤버 백세희는 속바지를 입지 않은 상태로 치마를 들어 올리는 안무를 선보여 속옷을 노출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는 이후 직캠러의 영상을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노이즈 마케팅이다, 아니다를 두고 논란은 여전하지만 칠학년일반은 속옷 논란은 딛고 지난 4일 첫 미니앨범 ‘Believe’를 선보였다. 이들은 “‘Believe’는 누가 들어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옛 향수를 자극하고 리스너들의 갈증을 해소 시켜줄 것”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자신감도 상당했다. 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Always’ 2015년 버전을 발매하고 3개월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동안 일본 활동도 다녀왔고, 쉬는 시간 없이 보냈어요.”(백세희)
“긴박하게 앨범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더 긴장이 됐어요. 첫 미니앨범이다 보니 신경도 더 쓰게 되더라고요. 연습시간에 많은 투자를 했어요. 무대에 올랐을 때 부족한 부분이 없도록 노력했어요. 어떤 무대든 완벽하다고 느껴질 수 있도록 연습했어요. 희로애락이 담긴 안무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어요.”(신이랑)
짧은 활동 기간만큼 짧은 공백기를 거쳐 칠학년일반이 돌아왔다. 그사이 크고 작은 논란을 거치면서 칠학년일반에게 노래로 인정받고 싶다는 당찬 목표가 생겼다. 퍼포먼스 위주의 곡에서 노래로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맞춘 곡으로의 변주는 이들의 음악성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강민주는 “이번 앨범에서도 칠학년일반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다만 멜로디나 가사가 더 대중적이다”고 설명했다.
“가이드 곡을 들었을 때부터 이미 마음에 들었어요. 저희 노래 중에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우리도 어떻게 보면 대중인데, 대중 입장에서 들어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이에요.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어요.”(백세희)
현재 가요계는 걸그룹 포화 상태다. 특색 없는 걸그룹은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서 대중성을 입은 칠학년일반의 내일은 어떨까. 백세희는 “다른 걸그룹 역시 확고한 색을 가지고 있다. 청순한 콘셉트의 걸그룹이 청순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 “칠학년일반의 매력은 청순하지 않은 우리가 청순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 여기에 개구쟁이 같은 모습까지 더해지니 신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방을 앞두고 있는데 떨려요. 다시 데뷔하는 기분이에요. 기대되는 부분도 많죠. 이렇게 자신 있게 말했는데 대중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요. 분명한 것은 저희 노래를 듣고 ‘노래가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없을 거라는 거예요.” (백세희)
칠학년일반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이들은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난 뒤 더욱 단단해졌다. 멤버들간의 끈끈한 우정도 눈에 띄었다. 동갑내기가 없어 서열 정리가 확실한 덕에 서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흔히 말해 비글돌인 칠학년일반은 거리낌 없이 서로에게 장난을 치며 서로를 의지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먼저 말을 하고 풀어요. 싸운다기보다는 나이가 차이가 있다 보니 대화로 잘 풀게 되는 것 같아요.”(고은실)
“은실이가 연습하다가 가방을 싸들고 나간 적이 있어요. 은실이의 경우, 간절하게 가수가 되고 싶어서 이 길로 들어선 게 아니었어요. 갑자기 모든 것을 가수 데뷔에 맞춰나가야 하니깐 은실이도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저는 아무래도 은실이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그러다 말겠지’ 생각했어요. 짐을 싸서 나간 친구들 중 다시 돌아오지 않는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은실이는 다시 왔죠. 그걸 보니까 앞으로 크게 될 거라는 확신이 생겼어요.”(백세희)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똘똘 뭉친 칠학년일반은 당근보다 채찍질에 익숙했다. 꼼꼼하게 7학년 1반을 모니터 해주는 소속사 사장님은 든든한 지원군인 동시에 무서운 선생님이었다. 백세희는 “우리의 발전을 위해 지적해주신다. 엄격하다. 사장님에게 칭찬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무섭게 혼나고 나면 멤버들이 우울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신이랑 역시 “노래와 춤, 실력을 계속해서 쌓아 가다보면 넘어질 때도 있고 다시 일어나 달려갈 때도 있다”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치열한 자기싸움과 냉철한 주위의 판단은 7학년 1반을 더욱 단단하게 담금질시켰다.
칠학년일반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대중의 색안경을 벗기는 것이다. 속옷 논란으로 이름을 알린 칠학년일반이 속옷 논란을 뛰어 넘을 뭔가를 보여 줄 차례다. 그것이 또 다른 논란이 아닌 음악성과 대중성을 갖춘 실력파 걸그룹의 재발견이라면 금상첨화 일 것이다. 이를 위해 권소정은 리얼 예능 출연을 희망했다. 그는 “칠학년일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멤버들이 중간 없이 장난을 잘 치는데 방송을 통해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색안경도 벗겨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바람은 칠학년일반 모두의 바람과 같았다. 앞으로 활동을 시작하면 더 뜨겁게 속옷 논란을 회자될 것이다. 단단하게 마음을 먹어도 송곳처럼 날카롭고, 시리도록 차가운 대중의 시선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칠학년일반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색안경을 벗고 ‘빌리브’를 들어주고 사랑해주길 원했다.
“이번 앨범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어요. 색안경을 끼지 않고 일단 저희 노래 듣고 무대를 보고 난 뒤에 판단했으면 좋겠어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백세희)
“노래가 좋기 때문에 많이 들어주고 응원해 달라는 마음은 멤버들 모두가 같을 거예요. 저는 칠학년일반 멤버들이 활동 끝날 때까지 다치지 않고 무사히 마쳤으면 좋겠어요.”(권소정)
poolchoy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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