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중박만 치는 걸그룹? 이번 앨범 터닝포인트"(인터뷰)
- 명희숙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명희숙 기자 = 데뷔 7년 차 레인보우는 친숙하고 완만하게 대중에게 스며든 걸그룹이다. 세고 자극적인 콘셉트로 다가서기보다는 자신들의 매력을 좀 더 살린 무대를 우선했고, 귀에 익숙한 멜로디의 음악들로 앨범을 채워나갔다. 그래서 조금은 평이했던 이들의 행보에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걸그룹 레인보우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네일닥터 압구정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제 조금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 미니앨범 '이노센트'(Innocent)에서는 1년 8개월 만에 돌아온 레인보우의 독기가 설핏 묻어나기도 한다. 타이틀곡 '블랙스완'은 그간 이들이 선보였던 친숙한 멜로디 라인을 탈피했고, 멤버들 각자는 난해하다고까지 할 만큼 독특한 콘셉트로 중무장했다. 레인보우는 이제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중들이 처음 '블랙스완'을 들으면 의아해할 것 같아요. 굉장히 독특한 음악적 색이 느껴지실 거에요. 또 의외로 쉬운 곡이기도 하고요. 이 노래 매력은 한 번 들어도 쉽게 멜로디 라인을 따라 부를 수 있는 점이기도 해요."(정윤혜)
"처음엔 곡이 좋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어요. 그동안 해왔던 저희 음악과 많이 달랐거든요. 너무 유니크해서 모아니면 도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김지숙)
'블랙스완'은 레인보우의 기존 곡들보다 한층 화려하고 우아하다. 스토리라인이 가미된 가사와 멜로디는 뮤지컬 넘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덕분에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퍼포먼스를 펼치며 각 자의 날개를 펼친 블랙스완으로 변신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그동안 보여줄 수 없었던 성숙함을 보여드리려고요. 고혹미라고나 할까요? 의상에도 포인트를 많이 줬어요. 노출이 심한 드레스는 아니지만 다양한 소재로 오묘한 느낌을 내죠. '블랙스완'은 내면의 자아에 대한 곡인데 의상에서도 그런 느낌을 주고 있어요.(재경)
"기존 앨범과는 정말 달라요. 군무도 있고 무대를 뮤지컬처럼 구성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려 했어요. '블랙스완' 자체가 발레 느낌을 많이 차용해서 안무에서도 선이 많이 강조돼요. 포인트 안무를 다양하게 배치해 보는 분들의 시각적 만족도를 높이게 됐죠."(레인보우)
레인보우 멤버들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각자 개인 활동을 하며 함께 오를 무대를 향한 그리움을 애써 지웠다. 멤버들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레인보우를 알렸지만 앨범 활동에 대한 갈증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레인보우는 일곱이 뭉쳤을 때 그 특유의 에너지가 있어요. 혼자 활동할 때는 외롭죠. 대기실도 혼자 쓰고 낯설어요. 개별활동을 열심히 했던 이유도 하루빨리 저희 앨범이 나올 수 있기 위한 발판이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이 더 없이 기뻤죠."(재경)
"그동안 공백기가 길어 레인보우 무대를 많이 못 보여줘서 저희만의 고충이 있었어요. 개인 활동은 이런 부분을 영리하게 이용했던 시간 같아요. 멤버들 개인으로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고, 또 레인보우 개개인의 매력을 알릴 기회였죠. 공백기를 처음 맞이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 시간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무대에서도 드러났으면 해요."(김지숙)
레인보우는 한층 성숙해진 각자의 매력을 무기로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블랙스완' 뮤직비디오 역시 기존과 다른 형식으로 멤버 각자의 내면적 고뇌를 화면에 담았다. 춤과 의상 등 콘셉트부터 앨범 안팎까지 다양한 실험과 변화를 기울인 레인보우. 이들은 이번 앨범을 터닝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일까.
"항상 레인보는 중박 정도는 했어요. 그래서 언제나 안주한다는 느낌이 있었죠. 아예 망한 것도 아니고 뜬 것도 아닌 곡들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그래서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달려왔어요. 큰 변신이고 도전이고, 모험이에요. 이번 앨범이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어요."(레인보우)
"이제 저희도 7년 차 가수가 됐어요. 레인보우가 무대를 즐기고 여유롭게 성장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사람들이 받았으면 해요. 그리고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성장해야죠. 어떤 모습을 좋아할까라는 연구도 저희 몫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이번 앨범은 진중하게 만들었죠."(노을)
"오랜만에 나온 만큼 대중분들이나 팬들이 기대하신 것보다 저희가 더 자라고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도 많이했어요. 이번 앨범은 그 노력의 결실이에요. 그래서 무대 외적으로도 변화를 많이 줬죠. 그전보다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조현영)
각오가 남다른 레인보우, 이번 앨범 활동에 대한 목표와 기대 역시 특별했다. 멤버들은 대중들의 사랑에 대한 조급함은 없었지만 그들의 성장에 대한 찬사에는 목말랐다.
"'블랙스완'이 꼭 1위를 하거나 하는 걸 바라지는 않아요. 그냥 오래오래 음원 차트에 남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곡이 됐으면 좋겠어요. 기왕이면 수록곡 전체가 차트 앞 쪽에 진입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러면 정말 의미 있을 것 같아요.(레인보우)
"올 한해는 멤버 모두 다 더 바쁘게 공백기 없이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저희가 잊혀질 만 하면 나오는 그룹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지 않고 잊혀질 새도 없이 나오는 레인보우가 돼서 많은 활동을 하고 싶어요.(조현영)
레인보우는 대중들에게 무지개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찡그리고 역정 내는 사람들도 무지개 앞에서는 위로와 힐링을 받는다고. 오랜만에 대중들과 마주한 레인보우는 각자의 일곱까지 색을 더 강하게 발하며 내적인 성숙도를 다졌다. 음악적으로 안전한 노선 대신 과감한 미지의 길을 택한 레인보우의 오늘이 기대된다.
reddgreen3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