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화제작] 오늘, 우리가 '퀸스 갬빗'에 끌리는 이유①

'퀸스 갬빗' 스틸 컷 /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 갬빗'은 지난 11일 기준, 한국 넷플릭스 톱 8위 자리를 지켰다. 10월23일에 공개된 이 드라마는 첫 선을 보인 지 두달이 가까운 상황에도 여전희 뜨거운 인기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6200만 가구가 시청(지난달 19일 기준) 역대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사상 최고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또한 이 작품은 전세계 92개국에서 톱10 안에 들어갔으며 63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퀸스 갬빗'이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의 보편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퀸스 갬빗'은 1950년대 말, 버려져서 켄터키의 한 고아원에 맡겨진 어린 베스 하먼(안야 테일러 조이 분)이 우연히 학교 관리인 샤이벌에게 체스를 배우고, 이후 자신의 놀라운 재능을 발견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월터 테비스의 소설 '더 퀸스 갬빗'을 드라마화했으며, '마이너리티 리포트' '더 울버린' '로건' 등을 쓴 스콧 프랭크 작가가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퀸스 갬빗'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별한 요소는 체스라는 소재다. 서양권의 장기라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현대에 와서는 모두가 알지만 누구나 즐기지는 않는, 오래된 '보드 게임'의 일종이다.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시점을 타고 체스라는 낯선 세계 속에 입문하며, 그 세계에도 나름대로의 치열한 경쟁과 정교한 기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여러 캐릭터간의 박진감 넘치는 경쟁 속에서 '퀸스 갬빗'만의 긴장감이 발생한다.

'퀸스 갬빗' 스틸 컷 /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남성들의 세계에서 승리를 거두는 여성 캐릭터의 이야기를 그린 '여성 서사'라는 점에서도 '퀸스 갬빗'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성 캐릭터의 이야기는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다양하지 못했다. 특히 여성들의 서사는 주로 로맨스에 국한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최근에 들어서는 로맨스 장르를 벗어난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퀸스 갬빗'의 경우 주인공 하먼의 로맨스를 극의 중심에 두지 않고서도 한 여성의 독특한 개성과 성장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너무나 트렌드에 맞는 이야기였고, 시청자들은 반응했다.

베스 하먼의 캐릭터는 '괴짜'에 가깝다. 말이 별로 없고 보통 여자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그는 체스만 두면 놀라운 승부욕과 전략으로 상대를 꺾는다. 베스는 수학자인 어머니를 닮아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있기도 한데, 어린 시절 주 정부가 고아원 아이들에게 진정제로 제공하던 약물을 먹은 후부터 매일 천장 위에 등장하는 체스판에 매혹된다. 시간이 흘러 무서울 정도로 체스에 몰입하게 된 베스는 한 가정에 입양을 가게 되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중 체스 대회를 찾아다니며 자신이 좋아하는 체스에 몰두한다. 괴짜 같은 주인공이 이처럼 자신만의 영역에서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 역시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아슬아슬하게 관객의 기대를 빗나가는 스타일의 전개 방식은 '퀸스 갬빗'의 이야기에 매번 긴장감을 조성했다. 또 주인공 베스 하먼이 주변 인물들과 맺는 관계들도 담백한 묘사 속에 따뜻하게 그려져 감동을 줬고, 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은 '레트로' 열풍에 어울리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했던가. 주인공 베스 하먼의 머리 스타일과 패션부터 그가 사는 집의 인테리어, 시대적 배경 및 분위기에 걸맞은 '올드 팝'들은 '퀸스 갬빗'이 두른 '다홍치마'였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