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욱의 가타부타] 바비킴을 향한, 조금은 위험한 변명

(서울=뉴스1스포츠) 박건욱 기자 = 가수 바비킴이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대한항공 기내에서 소란을 피워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자신의 마일리지를 사용해 비즈니스석으로 예약했으나 대한항공의 발권 실수로 벌어진 사건이다.

바비킴은 당시 만취 상태로, 고성과 폭언을 했으며 심지어 여성 승무원의 허리를 감싸안는 등 성희롱까지 했다고 전해졌다. 결국 이번 사건이 보도된 후 하루가 채 안된 상황에서 바비킴은 그야말로 '대역죄인'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불과 몇 일 뒤 사건은 반전을 맞이했다. 최초 보고서에는 “현지에서 같이 여가를 보내자”라는 말과 3차례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말이 있을 뿐이다. 그 어디에도 “허리를 감싸 안았다”라는 등의 말은 없었다.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전해지는 말로 어느 순간 바비킴은 술에 취해 성희롱까지 하게 된 연예인이 돼 있었다.

가수 바비킴이 기내난동으로 무리를 일으킨 가운데, 사건의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 News1 DB

물론 바비킴의 기내 난동을 정당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는 국내에 돌아와 팬들과 대중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당연히 자숙까지도 생각해야 할 사건이다.

하지만 사건의 단편만을 보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든 이들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갑작스런 이야기지만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이런 장면이 그려진다. 극 중 한유라(유인영 분)의 갑작스런 죽음을 두고 경찰은 자살로 결론 내린다. 이에 대중은 전후사정없이 교묘하게 편집된 천송이(전지현 분)와 한유라의 싸움 동영상을 본 후, 천송이를 한유라 죽음의 원흉으로 몰아간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은 톱 여배우의 죽음 이면에 숨겨진 것들을 궁금해 하고 좀 더 자극적인 일이 벌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지 않는다.

드라마 속 에피소드이긴 하지만 바비킴의 이번 사건과 많이 닮아 있다. 사건이 최초 보도된 후 언론들은 바비킴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기내 난동’이나 ‘여승무원 성추행’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수많은 이들은 진실을 바라볼 것도 없이 바비킴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런 비난 속에는 '좀 더 자극적인 사실이 드러나지는 않을까'하는 기대 심리가 담겨져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감히 말하자면 이는 단지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본 결과이며, 진실과는 상관없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마녀 사냥식'의 무조건적인 비판에 따른 결과였다.

아무 생각없이 쓴 덧글이 진실이 되고, 또 그것이 정당화되는 사회로 흘러가는 상황을 막는 것은 오롯이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이번 사건도 성급한 ‘판단’보다 차분한 ‘관망’이 필요한 시점이다.

kun1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