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민 "나를 키워준 할머니, 해부 실습용으로 시신 기증…상실감 컸다"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4일 방송된 MBC '플레이리스트109'에는 이광민이 출연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상실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광민은 함께 출연한 가수 이석훈에게 "인생에서 힘들었던 경험이나 중요하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나 기억이 있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석훈은 "저는 무조건 엄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가 살면서 가장 힘든 기억이다. 2013년에 소천하셨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실 엄마 얘기는 잘 안 꺼내려고 한다. 아킬레스건이다"라고 답했다.
사전 인터뷰에서도 이석훈은 "확실한 건 저는 엄마 없었으면 엇나갈 대로 엇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이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순간은?"이라고 묻자 그는 "너무 슬프다. 어머니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순간부터의 기억이 나는 게 짜증이 난다. 어렸을 때 행복하게 서로 웃고 떠들고 이런 순간이 생각나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꼭 그 이후만 생각이 난다. 기억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그나마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음식을 해주셨는데 아주 맛있었다. 한 번밖에 못 먹고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됐다. 비슷한 음식이 나오면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었기에 제가 더 힘들어하는 거 같다.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다, 안 풀리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을 때 어머니가 소천하셨고 안 좋은 감정을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일이 안 되니까 불안하다는 감정이 가수라는 직업까지 오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이를 들은 이광민 역시 자신에게 가장 큰 상실의 대상은 할머니였다고 밝혔다. 그는 "상실은 누구나 다 경험한다. 저는 할머니에 대한 상실의 슬픔이 강하다"며 "어렸을 때 할머니 손에 컸다. 항상 할머니는 '내가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2년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시신을 해부 실습용으로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얼마 전에 해부 끝났다고 화장했는데 '조모상이 아니라 모친상처럼 위로해 달라' 할 정도로 정말 상실이 컸다"고 털어놨다.
할머니를 추억하는 자신만의 방식도 공개했다. 이광민은 "할머니가 쓰시던 향수가 있었다. 진료실에 항상 그 향수를 갖다 놨다. 가끔 힘들거나 할머니가 그리우면 그 향수를 방향제처럼 뿌린다. 그렇게 할머니가 제 곁에 있는 감정을 되살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까 내가 힘들거나 지치거나 내 마음 안에 쓸데없는 욕심이 가득할 때 마음 안에서 할머니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그러면 마음 안에서 회복탄력성이 발휘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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