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 여성 덤프트럭 기사 "28년째 스모키 화장, 잘 때도 안 지워" 왜?

(MBN '특종세상' 갈무리)
(MBN '특종세상'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28년 차 덤프트럭 기사로 일하는 50대 여성이 진한 화장을 지우지 않는 사연이 전해졌다.

6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28년 차 덤프트럭 기사 고영선 씨의 일상이 공개됐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 고 씨의 하루 가장 중요한 일과는 다름 아닌 화장이다.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공들여 치장하는 데만 꼬박 2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고 씨는 "제가 좀 강하게 보여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좀 강하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몸에 딱 달라붙는 점프슈트에 높은 통굽 부츠까지 장착한 뒤 집을 나섰다.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시골길을 달린 그가 도착한 곳은 번듯한 건물 하나 없는 공터였다.

25톤 덤프트럭에 올라탄 그는 통굽 부츠가 불편하지 않냐는 물음에 "오히려 더 편하다. 저는 낮은 신발 신고는 운전 못 하겠더라. 보기에는 굉장히 불편해 보여도 굉장히 편하다"라고 말했다.

험한 공사장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고 씨는 "처음에는 남편이 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제가 어쩔 수 없이 먹고살아야 하니까 하게 됐다. 엄청 힘들었다. 눈물도 많이 흘렸다. 하지만 애가 있기 때문에 자식을 위해서 참아야 하지 않나. 내가 놀고 있을 수는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불편해 보이는 화장과 복장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 "(여자라고 무시하고) 그러면서부터 스모키, 약간 어두운 화장을 했다. 아주 강하게 보이려고"라고 말했다.

퇴근 후에도 화장과 머리를 그대로 유지한 그는 "전혀 안 불편하다. 안 하고 있으면 너무 허전해서 기운이 없다"라고 밝혔다.

(MBN '특종세상' 갈무리)

남편은 아내의 진한 화장에 대해 "모르겠다. 어느 순간에 이렇게 됐는데 자기 개성 아닌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지) 이렇게 다니면 사람들이 다 겁나게 보고 접근을 잘 안 한다. 뭐랄까 좀 차갑게 느껴져서"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의) 맨얼굴을 보기가 힘들다. 하도 오래돼서 관심이 없어져서 (화장 지운 얼굴) 기억이 안 난다"라고 했다.

수십 년째 화장한 채로 잠들었다는 고 씨는 "아무래도 흉터 때문이다. 피부에 좀 많이 화상 입은 것처럼 많이 파였다. 어렸을 때 그렇게 피부병이라고 그러고 피해 다니고 그러면 정말 너무 충격받아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다섯 살부터 아버지의 실수로 턱 한 쪽 피부에 화상 흉터가 생겼다고. 어린 시절은 상처의 연속이었고, 화장으로 흉터를 가릴 수 있게 되면서 거울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장 안 할 때는 자신감이 완전히 다운된다. 너무 바깥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고 모든 게 (싫었다). 또 화장하고 나서는 사람이 180도로 바뀌어버린다. 뭐든지 할 수 있다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