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문가영 "사랑이란?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것" [N인터뷰]③

배우 문가영 / 키이스트 제공
배우 문가영 / 키이스트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문가영이 '사랑의 이해'를 겪으며 느낀 감정을 털어놨다.

문가영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 이현정/연출 조영민)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랑의 이해'는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로, 문가영은 주인공 안수영을 맡아 사랑을 대하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그렸다.

안수영은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스스로에겐 친절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할 아픔을 지닌 인물로, 문가영은 사랑을 원하면서도 사랑만을 원한 것만은 아닌 복잡한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고 밀도 높은 연기로 완성해 호평을 받았다.

<【N인터뷰】②에 이어>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는.

▶경필이 대사 중에 사랑에서 '제일 무서운 건 안쓰러움이라는 감정이야'가 생각난다. 수영이 대사 중에 '모든 사람은 하루치 불행을 견디지 않나 싶다'이다. 행복이라는 단어 때문에 불행해지지 않나' 이 대사도 있었던 것 같다.

-'사랑의 이해'를 경험하면서 연애관의 변화가 있었나.

▶사랑은 역시 이해할 수 없구나 싶었다. 그 어려운 걸 다 하고 있구나 싶었다. (웃음)

-극의 인물들처럼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해봤는지.

▶저도 약간의 환상이 있던 것 같다. 작품을 만나기 전에도 그렇고 조금 더 어렸을 때는 나의 진심이 언젠가 상대에게 전해지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저도 시간이 지나고 여러가지 멜로를 하다 보니까 내가 아무리 진심을 내가 전해도 그건 상대가 어느 정도로 이해를 하는지에 따라 아무 것도 아닌 게 될 수도 있는 거다.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현타 아닌 현타가 오더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하는 사람 중에 어떤 사랑을 선택하나.

▶저는 원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했는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받는 것의 안정감을 받아보고 싶기도 하다.

-4명의 주요인물 중에 가장 비슷한 사람은.

▶안수영과 비슷하다. 잘 드러내지 않는다. 수영을 통해서는 소리내고 울고 싶지 않았다. 참는 자는 계속 참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이 다양한 면이 있는 것처럼, 안수영도 제게 일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박미경(금새록 분)이 보이는 친절을 안수영은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였을까.

▶시기 질투 자격지심도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격지심이라는 감정이 제일 잘 보이는 캐릭터가 안수영이다. 부럽기도 하고 내가 너무 갖고 싶었던 그림을 화장실에 걸 수 있는 여유와 발매트로 쓰는 장면 등 내가 가질 수 없는 욕망이라고 할까, 그런 걸 느꼈다.

-실제 연애할 때 수영, 미경 중에 가까운 쪽은 누구인가.

▶둘 다와...(같지 않다) 문가영식으로 한다. 솔직하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다.

-직장생활을 경험해보니 어떤가. 사내 기싸움도 보이는데.

▶그동안 학생, 부자, 취준생을 하다가 직업을 처음 가져본 거다. 나만 명찰 색이 다르지만 내 이름의 명찰도 달아봤다. 회사에서 수영이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높았다. 기싸움보다 수영이의 발버둥이라고 생각했다.

-사내연애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한 번 사는 것이니까 모든 걸 경험해보면 좋다는 생각에서 한 번은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화제성이 높은 드라마였다. 실감하나.

▶체감 반응이 제일 많은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답답하다는 말도 있고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는 것 자체가 그렇다. 어딜 가나 이 드라마를 이야기한다고 하시더라. 인터넷도 있지만 제가 많이 다니는 장소에서 만난 분들이 말씀해주셔서 체감이 되더라. 내가 한 선택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실까 내 선택에 대한 확신을 해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기억에 남는 반응은.

▶또 수영이 도망을 갈 것이라고 하시더라. 지인이 '수영이는 행복 알러지가 있냐'고 하더라. 그런 것도 기억에 남고 어쨌거나 수영이를 많이 생각해주고 답답해하더라도 그건 수영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연기 호평을 많이 받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와 다른 면을 봐주시고 칭찬도 해주셨다. 이런 것에 대한 갈망도 있었고 '나도 이런 거 할 수 있어'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다른 포인트를 보여주고 싶었다기보다 제가 느끼는대로 연기를 해보는 경험을 한 것 같다. 멜로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장르더라. 상대방이 느끼는 걸 오롯이 받아들이는 매력이 있다. 유연석 오빠에게도 감사하다. 수영이를 안쓰럽게 대하는 건 상수의 눈빛을 그렇게 봐주셨기 때문이다.

-유연석과의 호흡은 어땠나.

▶저희가 리허설을 엄청 디테일하게 하지 않았다. 오빠가 정말 중심을 잘 잡아주셨다. 그 눈을 오래 보면서 연기를 하는 게 확실히 멜로 장르의 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 문가영에게 '사랑의 이해'는 어떤 작품인가.

▶ 작품을 보시는 분들에게 문가영은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배우이구나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 인식에 가까워지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좋은 작품의 기준이 뭔가.

▶문가영이라는 사람이 그 시기에 생각하는 가치관과 사상이 딱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랄까. 메시지가 확실한 작품을 좋아한다. 내가 이 타이밍에 이 대본을 만났기 때문에 이해하고 더 꽂혔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사랑의 이해'는 스물일곱의 문가영의 가치관이 잘 담긴, 그 때 문가영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 것 같다. 되돌아보니 앞으로 필모가 나를 설명하는 일이 되겠구나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더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수영이가 어떤 인물로 남을 것 같나.

▶아픈 손가락처럼 생각이 난다. 거의 막바지 후반에 메모장에 쓴 것이 '남들이 이해 못해줘도 괜찮으니 수영이 만큼은 내 마음에서 가장 넓은 방을 내어줄만한 인물'이라고 썼다.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편안하게, 이제는 정말 자신이 해왔던 선택들을 발판삼아서 보다 더 행복해지는 선택을 할수있는 환경이 주어지면 좋겠다.

-다음은 어떤 작품을 하고 싶나.

▶스물여덟의 문가영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아직 못 만났다. 예전에는 액션도 하고 싶고 뭐도 하고 싶고 그런 마음이었는데 사람의 생각은 5분만에도 바뀔 수 있지 않나. 지금 내 나이가 정말 딱 맞아 떨어지는, 장르가 무엇이어도 상관은 없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내 선택을 다시 확인받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고 싶다.

-'사랑의 이해' 스핀오프나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면.

▶많은 분들은 돈까스를 먹었나 궁금해 하실 것 같다.(웃음) 개인적으로는 경필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경필도 되게 궁금한 인물이다. 어떻게 연기를 그렇게 잘하실까 싶기도 하다. 경필과 미경이와 회상신도 궁금하고 그 당시 그들의 연애, 그 시각의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