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윤 "7년 단역→'스캐' 예서→'어하루'까지, 초심 기억"(인터뷰)

[N인터뷰]② "SNS 폴로어 많이 늘어, '어하루' 인기 실감"

배우 김혜윤/SidusHQ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김혜윤에게 2019년은 남다른 시간으로 기억된다. 배우의 길을 따라 작은 단역을 맡으며 기다리던 '때'를 만났기 때문. JTBC '스카이캐슬'에서 부모의 비뚤어진 욕망과 사랑으로 키워진 소녀 예서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에 이어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풋풋하고 귀여운 학원물 로맨스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기분 좋은 한 해를 보냈다.

너무나 강한 임팩트의 예서를 지우고 김혜윤이 이런 연기도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선택했다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은단오 역할은, 김혜윤에게 나도 모르는 애교를 발견하는 남다른 경험을 선물했다. 더불어 주인공이 활약하는 스테이지(극의 주요서사가 그려지는 페이지) 밖의 공간에서 자아를 표출하고자 하는 의지의 엑스트라라는 설정은 그에게 다시 한 번 초심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마친 김혜윤을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연기에 대한 진중한 자세와 함께,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어쩌다 발견한 애교를 꽉 채워 담은 답변을 들을 수 있던 시간이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또래 배우들과 호흡했다. 어떤가.

▶이렇게 또래 배우가 많이 나오는 작품은 처음이다. 아, 사실 다 처음이다.(웃음) 전작에서는 선배들에게 심적으로 의지도 많이 하고 노련함을 배웠다면 이번에는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감독님도 우리끼리 같이 노는 분위기를 담고 싶어했다. 리허설에도 많이 터치하지 않으시고 편하게 연기하게 해줬다.

-특히 남자 출연자들이 190cm 안팎의 신장이어서 키 차이가 많이 화제가 됐다.

▶나도 늘 굽을 높은 걸 신어야 했다. 슬리퍼도 굽이 있었다.(웃음) 병원에 갔는데 발목이 많이 안 좋아졌더라. 움직이는 동선에서는 레드카페트처럼 내가 가는 길에 박스를 깔아둬야 했다. 카메라 감독님이 배우들 키가 안 맞아서 많이 힘들어 하셨다. 어깨에 걸리는 나를 찍어야 하는데 자꾸 내가 상대배우 팔 앞에 있으니까.(웃음) 안는 장면이나 올려다 봐야 하는 장면을 찍고 나면 목이 아프더라. 처음에는 잠을 잘못 잔 줄 알았는데, 키 때문이었다.(웃음)

-그럼에도 남자 배우들의 비주얼이 훈훈해서 '최고의 근무환경'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근무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전작은 '혜나는 누가 죽였냐'고만 물어봤다. 이번에는 '그 배우 진짜 잘 생겼냐' '키가 그렇게 크냐'질문을 많이 받았다. 내 이야기보다 남자 배우이야기를 많이 물어봤다.(웃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나는 OO가 이상형이야'라고 하는 친구도 있다. 인기가 어마어마하더라. 촬영할 때도 팬들이 남자배우들을 따라가고 나는 뒤에서 편하게 따라갔다.

-오랜만에 1020 시청자에게 사랑받은 드라마가 나왔다. 인기는 실감하나.

▶SNS 폴로어 수가 늘었다.시청률이 엄청나게 높은 것은 아니었는데 확실히 화제성이 높다는 건 체감했다.

-로운, 이재욱 등 상대배우들은 어떤가.

▶저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라니 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로운이는 엄청 열심히 한다. 또래 친구중에 그렇게 열심히 한 친구가 있나 싶다. 두 배, 세 배 노력하는 타입이었다. 재욱이도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하다. 단오 역할이 혼자 이끌어 가야하는 작품인데 둘이 내게 많은 힘이 되어줬다.

배우 김혜윤/SidusHQ제공 ⓒ 뉴스1

-어떻게 호흡을 주고 받았나.

▶대본을 가지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셋이서 붙는 장면도 굉장히 많다 보니 대본이 나오면 현장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했다.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은 게 두 배우 덕분인 것 같다. 내(단오)가 모든 캐릭터를 만나고 다니는 역할인 데다가 이야기 자체가 한 번에 딱 이해가 되는 내용이 아니니까 고민이 많았는데 또래 배우들이 있으니까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배우들 단체채팅방도 있다고.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종방연 때 누가 끝까지 남아있었냐 이야기한 게 가장 최근인 것 같다. 주로 촬영하면서 '어디쯤 찍고 있어' 묻곤 했다. 여행 가자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아마 이번 작품 끝나고 백수가 된 사람들이 모이게 되지 않을까. 내가 총대를 메게 될 것 같다.(웃음) 우리 안에서 분위기 메이커는 로운이인 것 같다. '얘들아-'하면서 딱 모으는 그런 느낌이 있다.

-지하철 역사에 광고가 붙는 등 팬덤이 커진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연예인에게 벌어지는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웃음) 편지도 많이 받는다. 삶이 우울했는데 나를 보고 희망을 얻었다든가, 인생이 바뀌었다든가 이런 메시지를 읽으면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 좋은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인가보다 생각이 들면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화가 단역, 엑스트라 설정이 등장하는데 본인도 7년간 단역 생활을했다.

▶나도 엑스트라도 했고 지나가는 역할도 맡아 봤다. 항상 주인공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가지 않나.그래서 이번 역할에 더 애착이 있었던 것 같고, 시나리오를 받고 더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나도 그런(단역) 경험이 있으니까.지금도 주연이 된 게 실감되지는 않는다.

-'스카이캐슬'을 하기 전과 지금까지 딱 1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1년 전후 김혜윤은 무엇이 제일 많이 바뀌었나.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고 주연이어서 느끼는 것이 다 처음이어서 부담감, 무게감, 외로움도 느꼈다. 특히 단오 역할은 뭔가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스카이캐슬'의 한서진(염정아 분)이 모든 인물들을 다 만나는 캐릭터 아닌가. 한서진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스카이캐슬'감독님한테 전화해서 염정아 선배는 이럴 때 어떻게하셨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어하루'를 하는 동안 '스카이캐슬' 선배들도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을 주셨다. 챙겨보고 계시는구나 싶어서 감사했다.

-이름과 얼굴을 알리면서 본인에게 어떤 변화가 오나.

▶전보다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나 오해를 할 수도 있는 것을 조심하려고 한다. 또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의욕 넘치게 뛰어들었다가 체력이 안 돼서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이번 작품도 정말 열심히 했지만 6개월 정도 하다보니 체력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다. 나의100%를 다 못 쓴 것 같아 아쉽다.

-초심에 대해 더 이야기해준다면.

▶단역일 때 기억이 난다. 대본이 나오는 역할 자체가 큰 역할이다. 단역은 현장에서 출력한 쪽대본이거나 그냥 말로 설명해주는 경우였다. 그땐 '나도 대사가 나왔으면' 싶었다. 그러다 욕심이 생겨서 배역의 이름이 생기길 바랐고 그러다 고정 출연이길 바랐다. 그때의 바람처럼 지금 대사도 있고 이름도 있고 내가 펼칠 수 있는 작품도 있다. 그때를 잊지 말고 지치지 않고 나아가고 싶다.

-김혜윤의 다음 욕심은 뭔가.

▶이제 (예서가 아닌) 단오로 불리고 있다. 이제 단오를 벗는 게 큰 숙제일 것 같다. 극과 극인 캐릭터 두 개를 보여드렸으니 앞으로 나도 어떤 캐릭터를 만날지 궁금하다.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아니다. 기대하시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웃음) 단오 이미지를 벗는 게 당장의 숙제인 것 같다.

-'어하루'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여름이면 생각나는 드라마. 무더운 여름에 시작했는데 매미소리가 들리면 이 드라마가 생각날 것 같다. 하이틴 드라마를 할 수 있는 기회, 또래 배우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어하루'로 좋은 경험 을 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