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체' 한지은 "한해와 공개열애 부담? 피하고 싶지 않았다"(인터뷰)
[N인터뷰]③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저 '인터뷰가 체질'인 것 같아요."(웃음)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마친 배우 한지은을 만났다. 한지은은 지난 28일 종영한 '멜로가 체질' 출연으로 지난 2010년 영화 '귀'로 데뷔한 이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멜로가 체질'의 워킹맘 황한주 만큼이나 실제로도 밝고 유쾌한 성격이면서도 누구보다 단단한 속내를 가진 배우였다. 오랜 무명 시절이 있었음에도 자신이 왜 꾸준히 연기를 해올 수밖에 없었는지 분명하게 답할 수 있었던 배우였고, 황한주에 대해서도 진지하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을 또렷하게 전할 수 있는 배우이기도 했다. 그러다 '말을 잘한다'는 칭찬에 "'인터뷰가 체질'인 것 같다"고 유쾌하게 웃기도 했다.
한지은은 초등학생 아들을 둔 30대 엄마이자 드라마 제작사 마케팅 PD인 황한주를 연기하며 "큰 위로를 받았다"는 워킹맘들의 지지가 담긴 댓글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또 "버릴 대사 하나 없는 '멜로가 체질'로 인해서 한지은이라는 사람도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말도 전했다. 또래 배우 친구 천우희, 전여빈도 얻었다는 그. '멜로가 체질'은 시즌2를 간절히 바랄 만큼, 많은 것을 가져다준, 그리고 애정을 쏟을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한지은의 '멜로가 체질'에 관한 비화부터 그가 걸어온 배우로서의 지난 시간들에 대해 들어봤다.
<[N인터뷰]②에 이어>
-'멜로가 체질' 통해 배우로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 생각하는 부분은.
▶책임감이라는 걸 정말 많이 느꼈다. 작품으로서도 그렇고 한지은으로서도 그렇고 '(연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그것에 대해 많이 느낀 것 같다. 사실 작품에 임할 때 예민하게 접근하는 부분도 있다. 그것은 배우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연기가 단순히 재미있는 데서 끝나면 안 된다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책임감으로 인해서 작품에 굉장히 예민하게 접근할 때도 있다. 이런 점들에 대해 스스로 감당하지 못해서 힘들어 할 때도 있고,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올 때도 있었다. '멜로가 체질'을 하면서 '우리가 괜히 함께 하는 게 아니구나' 정말 많이 느꼈다. 작품을 하면서 배우들, 제작진 등 모든 분들께 힘을 많이 받고 의지도 많이 했고, 그래서 작품에 대한 이해와 정확한 분석에 대해서도 온전히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온전히 젖어 있으면 함께 만들어갈 수 있구나'를 정말 많이 느꼈다. 작품을 함에 있어서도 이렇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많이 배웠다.
-2010년에 데뷔해서 오랜 시간 끝에, 데뷔 9년째에 주목받게 됐다.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돌이켜 봤을 때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앞으로 저는 일희일비 하지 않고 만족하지 않고 감사한 마음과 겸손한 마음을 갖고 가야 할 길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된다. 부족한 게 너무 많고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럼에도 지금은 이런 사랑을 주시고 관심을 주시는 것을 당분간 생각 없이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데뷔하면서부터 하나하나씩 조금씩, 매년 지날 때마다 정체돼 있지 않고 반 단계씩 성장해왔다 생각했다. 그런 긴 시간들이 제게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큰 힘이 됐고 동기부여가 됐다. '내가 잘 걸어가고 있구나, 떳떳하게 해오고 있구나, 헛되지 않게 조금씩 성장해왔구나' 동기부여가 됐다. 이런 걸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조금은 보상 받고 싶은 심리가 있다. 보상 받고 위로 받고 힘 받으면서 '이제 시작이다' 하는 생각으로 더 단단하게 많은 것들을 해나가고 싶다.
-'리얼'에서 김수현과 출연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때 이후 '멜로가 체질'로 다시 주목받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특별한 시간을 보냈던 것은 아니었다. '리얼' 이후에 '창궐'이라는 영화와 '백일의 낭군님'이라는 드라마를 찍었다. 오디션 있으면 오디션 보고 작품 있을 때 작품 하고, 쉬는 동안 최대한 잘 쉬려 했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으로 많이 채우는 편이다. 이런 저런 다양한 생각을 하는 걸 좋아한다. 생각을 많이 하면서 정리도 많이 한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간간히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평범하게 지냈다.
-9년 동안 꾸준히 연기해왔다. 한지은이 연기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은 '나는 이렇기 때문에 연기 해야 해' 하는 생각은 없다. 연기하는 것에 대한 굉장한 큰 기쁨을 느끼고 있고 배우로서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큰 힘을 얻고 있다. 순간순간 주어진 것에 최선 다하고 여러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걸어온 경험, 시간들이 큰 버팀목이 돼줬다. 맨 처음에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3년 정도 연기를 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가 인생에 있어서 큰 슬럼프였다. 연기는 재미있었지만 어렸고, 연기에 대한 마음이 간절한 친구들에 비해 그런 마음이 크지 않았다. 그래서 연기가 단순히 재미있다는 생각, 막연한 자신감이 컸다. 정말 간절함에서 오는 그런 고민들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런 걸 느끼고 나니까 스스로 부끄럽기도 하더라. 그래서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연기를 그만해야겠다, 자신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에 이런 저런 다른 시도를 많이 했다. 학창시절을 평범하게 지내면서 다른 과 수업도 일부러 찾아 들었다. 공부도 많이 해보고 책도 많이 읽고 아르바이트도 여러가지 하면서 많은 체험을 했다. 3년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연기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들었다. '왜 연기를 해요?'라는 질문은 '이 사람을 왜 좋아해요?'라는 질문과 같다고 봤을 때, '이래서 좋다'고 답할 수 있는 이유는 물론 있지만 궁극적인 건 '마음이 끌리고 좋아서'이지 않나. 그게 맞는 것 같다.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려고 하고 해봤는 데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고, 간절함이 자꾸 커지는 직업이 배우 말고는 없더라. 그동안 경험해본 것 안에서는 와닿는 게 없었다. 3년을 보내면서 연기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커졌고, 옛날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하면 안 되겠다고 제 자신과 약속했다. '바닥부터 해야 하는데 할 수 있니?'라고 스스로에게 반년 정도 물었다. '놓고 있는 것 다 내려놓을 수 있니?'라고 질문을 끊임없이 했고 결국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먹고 처음부터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는 물론 힘든 지점도 있었고, 슬럼프도 있었지만, '최소한 연기라는 걸 그만둬야지' 하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제목이 '멜로가 체질'인데, 현실에서도 또 배우로서도 '멜로가 체질' 같은지.
▶그렇다. 정말 '멜로가 체질' 같다. (웃음)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시청자로 보는 걸 좋아했다. 제가 이렇게 참여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멜로가 체질'을 찍으면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진짜 기회가 닿으면 더 참여하고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방송 중에 래퍼 한해와 열애 중인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열애를 시작했다. 데뷔 후 오랜 시간 끝에 주목받게 됐는데 공개 열애 부담 크진 않은지.
▶걱정했던 부분은 '열애 인정'이라는 타이틀 보다도 혹시라도 드라마를 정말 봐주시는 분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했다. 그런 걱정이 굉장히 컸다. 그것 이외에는 제가 나쁜 일을 하는 게 아니니까, 잘 만나고 있는 게 맞고 예쁘게 만나고 있는 게 맞기 때문에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피하고 싶지 않았다. 단순히 드라마를 보고 계신 분들에게 방해되지 않을까 염려가 컸지만 다행히 분리해서 봐주신 것 같다 온전히 한주로서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다.
-'멜로가 체질' 시청자들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저는 진짜 이 작품에 애정이 많았어서 웬만한 건 다 찾아봤다. SNS 통해서 다이렉트 메시지도 주시고 기사에 댓글 달아주시면 웬만하면 정말 다 찾아보려고 한다. 좋은 소리든, 나쁜 소리든 애정이 있기 때문에 댓글 하나 달아주시는 것 아닌가. 댓글 하나 다는 것도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다 챙겨보려고 하는 편인데 무엇보다도 배우다 보니까 연기적인 부분 칭찬해주실 때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또 한주를 응원해주실 때 정말 한주로서 봐주시는구나 했다. 무엇보다 제가 정말 보람 느꼈던 건 이런 댓글이 많더라. 일 하면서 직장에서 경험하는 힘듦과 어려움과 고통을 한주가 하나씩 극복해나가는 것 보고 '위로를 받았다' '힘 얻는다' '힐링 얻는다' '사이다다' '이런 캐릭터 연기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더라. 한주처럼 홀로 아이를 키우고 계시는 분들, 육아의 힘듦을 느끼고 계시는 분들도 그런 얘길 많이 해주셨다. '위로된다' '힘 된다' '감사하다' 그런 반응들을 접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 단순히 배우가 작품하면서 '좋은 작품이었어요' '연기 잘 했어요'에서 끝날 수 있는데 또 다른 누군가에게 힘 되고 위로가 된다는 게 정말 값진 보상이었다. 정말 큰 상을 받은 느낌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힘 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고 이런 작품 또 만날 수 있을까 했다.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아직 못 보여드린 게 많지만, 감사한 게 작은 역할 할 때부터 저를 꾸준히 알아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그런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그런 분들이 또 제게 좋은 말씀 해주시는 것 중 하나가 '캐릭터마다 모습들이 다 다르다'는 것이었다. '같은 사람인지 못 알아볼 정도로 다르다'고 하시더라. 그것이 배우로서 가져가고 싶은 방향인 것 같다. 예측할 수 없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매번 볼때마다 신선한,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제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갖고 있는 부분을 잘 꺼내면 되는 건데 갖고 있지 않은 부분들을 계속 시간이 날 때마다 채워야 하고 그래야 다양한 역할을 보여드리면서 국한되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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