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풀이②]'빡구' 윤성호 "데뷔 땐 신용불량자… 열심히 일해 집 장만했죠"(인터뷰)
- 윤효정 기자,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김민지 기자
※ 뒤풀이: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여흥을 즐김. 또는 그런 일.
공들인 프로젝트 또는 앨범, 작품을 끝낸 이들이 회포를 푸는 뒤풀이 자리에 직접 찾아가는 '딥풀이' 인터뷰 코너입니다. 작품을 완성시킨 이들의 작업 과정을 조금 더 '딥(DEEP)'하게 들어보고, 뒤풀이에서만 접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뒷 이야기들을 전해드립니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하지마~!"를 외치던 '빡구' 윤성호와 '알프레도' 김인석. 2001년 KBS 16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연예계에 입문해 코믹한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어느덧 데뷔 18년차에 40대에 접어든 나이. 비록 조금은 가늘지언정 길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도 있던 그때, 이들은 '도전'을 선택했다.
윤성호는 2년 전 중국으로 떠났다. 한국 방송 시장을 넘어 중국에서도 새로운 창구를 열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누구보다 멋진 50대가 되고 싶다며 3개의 언어를 마스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깊이있게 배웠다. 2년간 중국에서 유학하면서 중국어 능력시험 5급을 땄다.
김인석은 한국에서 또 다른 도전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아내(안젤라박)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운동에 열중했고, 머슬마니아 대회에 진출하는 성과도 이뤘다. 윤성호도 한국에 돌아온 후 절친 김인석과 함께 운동하며 총 16kg 감량이라는 두 번째 도전도 성공했다.
다이어트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건강을 되찾았고 잊고 있던 자신감도 찾았다. 윤성호는 중국 관련 방송 활동을 시작했고,두 사람은 함께 트롯뎀(트로트+EDM) 신곡을 준비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두 사람과 다이어트 성공 '딥풀이'를 가진 곳은 문어 요리 식당. 윤성호와 김인석이 운동을 위해 먹던 닭가슴살이 질릴 때면 찾던 곳이었다. 더욱 '딥'한 다이어트 스토리를 들어봤다.
Q. 윤성호 씨는 지난 2년 동안 중국에서 유학을 한 후 돌아왔잖아요. 여러 방면으로 새로운 창구를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윤성호 "아마 (한국에서) 프로그램을 4~5개 하고 있었으면 가지 않았겠죠. 그때 '코미디 빅리그'와 라디오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좀 답답하더라고요. 그때 갑자기 '중국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3개월만 다녀와야지' 했는데 하다 보니 공부를 했죠. 남들은 39세에 40세를 목표로 하지만 전 50세를 바라보고 달리기로 했어요. 1년은 짧지만 11년은 길잖아요. 그 사이 중국어, 영어 등 3개 국어를 마스터하고자 해요. 덕분에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어요. 저는 50세에 타오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달리고 있죠."
Q. 이런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윤성호 "싱글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지금 결혼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제가 인석이한테 '너는 평범한 가정에서 아이 아버지가 될래, 아니면 예술가로 혼자 살래'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같은 질문을 저한테 하면 전 후자를 선택해요. 사람들에게 많은 걸 보여주는 예술가가 되는 게 좋아요. 물론 결혼을 할 수도 있겠지만, 못하는 상황이라면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
김인석 "결혼은 못하고 예술가만 될 것 같아요.(웃음)"
윤성호 "가능성은 열어 놓을 거예요. 열려 있어요!"
Q. 윤성호 씨는 중국어도 잘하잖아요.
김인석 "성호 형이 언어적으로 센스가 있어요. 이제 HSK 6급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게 마지막 급수죠. 5급부터는 학원 강사를 할 수 있으니까요."
윤성호 "중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한국인들을 잘 안 만났어요. 중국어가 더 늘었으면 했거든요."
김인석 " 뻔뻔함이 중요해요. 사실 부끄러워서 말을 잘 안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성호 형은 되게 뻔뻔하거든요. 그게 장점이죠. 알고 있는 게 1인데 그걸 10처럼 활용해요. 웬만큼 10을 공부한 것보다 더요.(웃음)"
윤성호 "저는 길을 찾을 때 똑같은 말로 10명한테 물어봐요. 알아도 물어보죠. 그러면서 대화가 늘어나는 거니까요. 이제 읽고 쓰는 건 돼요."
Q.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건가요.
윤성호 "제2의 인생이요? 제4의 인생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많은 시련들을 겪다 보니까. 인생은 정해지지 않은 것 같아요. 계속 변할 수 있으니까요."
Q. 절친 김인석씨가 보는 윤성호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김인석 "성호 형이 겉으로 보면 날라리 티가 나는데 정말 성실해요. (웃음)솔직히 처음 만났을 때는 방탕하게 사는 형으로 오해하고 멀리 한 적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자기관리도 엄청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살아서 집도 장만했어요."
윤성호 "제가 처음 데뷔했을 때는 신용불량자였어요. 어머니가 식당을 오래 하셨는데 IMF 때 어려워졌고 저도 학자금 대출도 받고 집을 돕다가 저한테까지 빚이 넘어오게 된 거죠. 그래서 데뷔 초반에는 진짜 어려웠어요. (카드를 못 만드니까) 현금을 가지고 다녀서 주변에서 오해하는 사람도 있고 그랬죠."
"그래서 저는 제 신용등급을 몰랐는데, 최근에 제가 집을 살려고 대출을 알아보다 보니 제 신용이 1등급이 나오더라고요. 그동안 열심히 벌어서 돈 갚고 그렇게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있네요."
"주변에서는 어떻게 이렇게 열심히 자기관리하면서 사냐고 그래요. 왜냐면 저는 금수저가 아니거든요. 제가 스스로 관리하고 다잡고 살지 않으면 안 되는 팔자예요. (웃음) 그러니까 열심히 살아야죠."
Q. 윤성호 씨의 다음 도전은 무엇인가요.
윤성호 "일단은 HSK 6급을 따야죠. 다이어트를 하면서 공부를 하려니까 안 되더라고요.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요. 궁극적으로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제가 가진 게 많으면 일이든 사람이든 제게 따라올 거라고 믿어요. 사업도 하려 하고요."
Q. '빡구' 윤성호 외에 다른 수식어를 원하는 게 있나요.
윤성호 "'도전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꼭 붙이고 싶어요."
[딥:풀이③]"인간 김인석<개그맨 김인석… 슬럼프에 우울증도 겪어"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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