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풀이③]"인간 김인석<개그맨 김인석… 슬럼프에 우울증도 겪어"(인터뷰)

2018.6.26.논현동 음식점, 개그맨 김인석 다이어트 토크.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김민지 기자

※ 뒤풀이: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여흥을 즐김. 또는 그런 일.

공들인 프로젝트 또는 앨범, 작품을 끝낸 이들이 회포를 푸는 뒤풀이 자리에 직접 찾아가는 '딥풀이' 인터뷰 코너입니다. 작품을 완성시킨 이들의 작업 과정을 조금 더 '딥(DEEP)'하게 들어보고, 뒤풀이에서만 접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뒷 이야기들을 전해드립니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하지마~!"를 외치던 '빡구' 윤성호와 '알프레도' 김인석. 2001년 KBS 16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연예계에 입문해 코믹한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어느덧 데뷔 18년차에 40대에 접어든 나이. 비록 조금은 가늘지언정 길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도 있던 그때, 이들은 '도전'을 선택했다.

윤성호는 2년 전 중국으로 떠났다. 한국 방송 시장을 넘어 중국에서도 새로운 창구를 열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누구보다 멋진 50대가 되고 싶다며 3개의 언어를 마스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깊이있게 배웠다. 2년간 중국에서 유학하면서 중국어 능력시험 5급을 땄다.

김인석은 한국에서 또 다른 도전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아내(안젤라박)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운동에 열중했고, 머슬마니아 대회에 진출하는 성과도 이뤘다. 윤성호도 한국에 돌아온 후 절친 김인석과 함께 운동하며 총 16kg 감량이라는 두 번째 도전도 성공했다.

다이어트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건강을 되찾았고 잊고 있던 자신감도 찾았다. 윤성호는 중국 관련 방송 활동을 시작했고,두 사람은 함께 트롯뎀(트로트+EDM) 신곡을 준비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두 사람과 다이어트 성공 '딥풀이'를 가진 곳은 문어 요리 식당. 윤성호와 김인석이 운동을 위해 먹던 닭가슴살이 질릴 때면 찾던 곳이었다. 더욱 '딥'한 다이어트 스토리를 들어봤다.

2018.6.26.논현동 음식점, 개그맨 김인석, 윤성호(오른쪽) 다이어트 토크. ⓒ News1 권현진 기자

Q. 김인석 씨는 아들 바보로도 유명하잖아요. 육아 예능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김인석 "좋은 조건으로 들어오면 하면 좋죠. 사실 제안도 왔었는데 부모님이 나왔으면 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더라고요. 요즘은 3대 출연이 기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이 워낙 TV 출연을 안 좋아하셔서… 와이프는 방송을 하는 사람이어서 그 부분은 부담이 없어요. 어쨌든 얻는 만큼 잃는 것도 많을 테니 신중히 결정하고 싶어요."

Q. 사업 생각은 아예 없나요.

김인석 "좋은 게 있으면 해야죠. 하지만 남들이 한다고 해서, 해야 될 시점도 아닌데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그러면 절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어요."

"다만 요즘엔 100세 시대이니 다양한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하죠. 앞으로의 세대는 직업이 최소한 3~4개는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개그맨을 해봤으니 다양한 걸 해봐야죠. 지금 유튜브와 팟빵 라디오 DJ를 하고 있어요. 유튜브는 다이어트 과정을 재미있게 담는 게 목표고, 라디오도 돈은 안 되지만 즐겁게 하고 있어요"

Q. 아내가 김인석 씨의 방향성을 지지해주나 봐요.

김인석 "그런 건 정말 고마워요. 만약에 일이 들어와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하면 아내가 '오빠, 돈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라고 말을 해줘요. 그 자체가 너무 고맙죠. 경제적인 걸 제가 전담해야 한다면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하잖아요."

2018.6.26.논현동 음식점, 개그맨 김인석 다이어트 토크. ⓒ News1 권현진 기자

Q.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 딜레마가 있으신 것 같아요.

"너무 어려워요, 방송을 18년 정도 했는데 노력한다고, 열심히 한다고 잘 되는 곳이 아니에요. 어떨 땐 힘들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재밌죠. 그래서 몸 만드는 거에 꽂힌 것 같아요. 이건 제가 하는 만큼 되잖아요. 덕분에 일에서 얻지 못했던 성취감이 채워진 것 같아요. 제가 한 만큼 나오니까요."

Q.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인석 "저는 일단 둘째를 가지려고 해요. 일은 좋은 기회가 오면 또 열심히 하려고 해요. 저도 나름 바쁘게, 열심히 살았던 적이 있는데 나름의 방송계 기복을 겪으면서 스스로 '연예인도 그냥 하나의 직업이지 않나'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한때 인간 김인석보다 개그맨 김인석이 더 클 때가 있었는데 당시에 우울증도 심하고 힘들었어요. 일이 제 삶의 전부가 돼버려서 일이 안 풀리면 '왜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거든요."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삭발을 했어요. 주말에 촬영 있는데 PD님께 '나 진짜 못하겠다.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다'라고 하고 한동안 쉬었거든요. 그때 쉬면서 '이건 일인데 왜 이것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져야 하나'를 깨달았죠. 그러고 나니까 마음이 편해졌어요. 와이프도 지지해주고요. 대중은 개그맨 김인석이 방송에 안 나오면 어마어마하게 힘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인간 김인석을 표현하는 게 방송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2018.6.26.논현동 음식점, 개그맨 윤성호, 김인석(오른쪽) 다이어트 토크. ⓒ News1 권현진 기자

윤성호 "인석이가 신중한 스타일이에요. 방송을 잘하는 친구인데 생각이 많아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고 갑상선암도 걸렸었고요."

김인석 "의사 선생님도 그러더라고요. 암이란 게 다 이유를 모르는 건데 자기 생각에 갑상선암은 100% 스트레스라고. 특히 젊은 나이 남자가 걸리는 건 드문 케이스라 화병일 가능성이 크다고요. 그런데 저도 그걸 느꼈어요. '왜 일로 내 인생을 갉아먹지'라고 생각하고 놓으니까 어느 순간 편해졌죠."

Q. '알프레도' 김인석 외에 다른 수식어를 원하는 게 있나요.

김인석 "저는 항상 행사장에서 스스로 '18년 무사고 개그맨'이라고 소개하거든요. 이게 아무것도 아닌데 전 스스로 프라이드를 느껴요. 도박도 안 하고, 사람 때려본 적도 없고, 트러블도 없었죠. 물론 다른 분들은 '그게 뭐 대단한 거야?' 하겠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있어요. 이 세상은 그걸 하찮아하는 것 같아서 슬플 때가 있지만 그 신념은 지키려고 해요."

i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