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저글러스' 강혜정 "이원근 독특, '올드보이' 최민식과 비슷"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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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강혜정에게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 비서들'(극본 조용, 연출 김정현, 이하 '저글러스')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5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를 알리는 작품이었던 데다 강혜정의 새로운 매력을 널리 알려준 드라마인 덕분. '저글러스' 제목 자체에 임팩트를 느껴 대본을 펼쳐본 강혜정은 술술 읽히는 이야기에 매료됐다. "잘 찍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는 강혜정은 캐릭터를 제대로 분석해 극에 자연스레 녹아들었고, 유니크하면서도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드라마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

'저글러스'에서 강혜정은 15년 차 주부이자 황보율(이원근 분)의 신입 비서 왕정애로 분했다. 너무 순하고 맹해 어찌 보면 답답한 구석이 있지만 특유의 끈기와 인내력으로 철부지 보스의 마음마저 돌리는 묘한 힘을 지닌 인물이다. 그간 강혜정이 연기해온 당찬 캐릭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강혜정 역시 자신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골몰했다. 이후 동료 배우 조은지의 조언으로 자신의 착한 면을 이끌어냈고, 노력 끝에 왕정애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는 강혜정과 '찰떡 같이' 잘 어울렸다.

오랜만에 작품을 하며 강혜정은 가족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얻었다. 남편 타블로와 딸 이하루는 '저글러스'가 일일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열혈 시청자였다고. 강혜정 역시 자신이 일을 하고 이를 가족들, 특히 딸 하루에게 보여줄 수 있어 즐거웠다고 털어놨다. 육아를 전담해준 타블로의 외조와 '열혈팬' 하루의 응원 덕에 강혜정은 '저글러스'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어느덧 데뷔 21년 차. 강혜정은 배우로서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아역부터 시작해 성인 연기자가 되고 수많은 작품을 하며 깨달음을 얻고 성장했다. 덕분에 비중보다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작품 자체를 보려 하는 지혜도 생겼다. 앞으로도 더 노력해 멋진 배우로 남고 싶다는 강혜정.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강혜정을 24일 뉴스1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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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에 이어)

Q. 왕정애X황보율은 좌윤이X남치원 커플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상대역인 이원근이 상당히 젊고, 잘생겼고, '핫한' 남배우이다 보니 덩달아 수혜를 좀 입지 않았을까.(웃음) 율X정애는 숨겨야 할 것, 들통날 것, 해결해야 할 것 등 사건이 많았다. 사건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호기심이 생긴 듯하다."

Q. 황보율과 왕정애는 미묘한 사이 아니었나. 커플로 봐선 안 된다는 입장도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 왕정애가 법적으로 이혼한 상태는 아니라 (커플이 된다면) 좀 더 깔끔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왕정애와 황보율은 서로를 통해 성장해가는 그런 관계다. 연민을 가지고 서로에게 더 다가간 건 맞지만 지금 그려진 정도가 딱 맞지 않았을까 한다."

Q. 파트너로 출연한 이원근과 호흡은 어땠나.

"잘 받아주는 친구였다. 또 독특했다. 일반적으로 연기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노멀한 톤이 있지 않나. 그런데 이 친구는 전혀 다른 톤을 가지고 있다. '올드보이'에서 대수가 옥상에서 넥타이를 잡고 있는데 최민식 선배님께서 호흡한 것 같은 느낌과 비슷한데, 뭔가 처음 겪는 느낌이었다. 이 친구가 가진 느낌이 중독성이 있더라. 재미있는 에너지를 가졌다."

Q. 항상 극을 끌어가는 입장이었는데 '저글러스'에서는 아니지 않나. 느끼는 바가 달랐을 것 같다.

"극을 통째로 이끌고 가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백진희가 잠을 못 자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난 상대적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또 어떤 역할이나 분량에 한정되는 건 매력 없다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하면 '웰컴 투 동막골'에서도 나는 조연이었다. 비중보다 캐릭터가 가진 색깔이 중요하다고 본다."

Q. 촬영장에 가면 선배보다 후배 배우들이 많지 않나. 연기 외에 촬영장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겠다고 느낀 게 있나.

"'저글러스'에서 웬만한 배우들이 나보다 9~10년 어리다. 자칫 잘못하다간 꼰대 소리를 들을까 봐 경계하고 배우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처럼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괜히 레드벨벳, 트와이스 노래 듣고.(웃음) 그런데 이 친구들이 생각보다 올드하더라. 다들 성숙해서 세대 차이를 못 느끼고 잘 지냈다."

Q. 유지태가 '저글러스' 카메오로 출연하지 않았다. '올드보이' 이후 작품에서 재회해 반가웠을 것 같다.

"유지태와는 항상 응원하는 사이다. 이번에 촬영할 때 옛날이야기도 나누고 했다. 몇 년 만에 봤는데 그런 것 같지 않았다. 또 그 사이 둘 다 새 가족이 생겨서 그런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Q. '저글러스'를 촬영하는 기간 동안 추워서 고생을 많이 했을 듯하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야 추울 때 따뜻한 곳에서 일하고, 더울 때 시원한 데서 일한다. 박명수 말이 맞다.(웃음) 계절감 상관없이 일하는 게 우리 직업의 숙명이다. 한겨울에 반팔 옷을 입고 촬영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수십 명의 스태프들과 함께 일하니까 그 열기로 같이 하는 거다. 목적이 같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없나.

"정해놓은 건 없다. 돌아이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순수하고 착한 역할을 했더니 근질근질해서.(웃음) 또 나이가 드니까 가족 이야기가 그렇게 좋다. 나도 모르게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를 챙겨 본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breeze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