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가정부', '복녀님' 덕 상승세…자극성 지적

수수께끼 속 주인공 관련 단서 조금씩 나와 호기심 자극
국내 시청자 눈높이 맞춰 '휴먼 치유 드라마'될까

SBS '수상한 가정부' 포스터(SBS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SBS 월화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가 이틀 연속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23일 방송을 시작한 '수상한 가정부'는 시청률 8.2%로 출발했다. 경쟁작 KBS 2TV '굿 닥터'가 시청률 20%대를 보인 가운데 '수상한 가정부'는 월화극 2, 3위를 오갔다. 이렇듯 평균 7~8%의 시청률에 머물던 이 드라마는 방송 7회 만에 시청률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어 8회에서도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다시 쓰며 월화극 정상을 이어간 상황이다.

배우 최지우의 복귀작인 '수상한 가정부'는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원작으로 해 방영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 드라마는 베일에 싸인 가사노동자 박복녀(최지우 분)가 엄마를 잃고 아빠와 4남매만 사는 가정에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방송 4주 만에 '수상한 가정부'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데에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박복녀라는 수수께끼 인물이 지닌 매력과 그에 대한 단서가 조금씩 드러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지우가 맡은 박복녀는 감정 표현 없이 절대 웃지 않는 인물로 가족들의 어떤 부탁이든 척척 해내는 만능 가사 노동자다. 막내 은혜결 역의 강지우가 부르는 "복녀님"과 "이것은 명령입니까"라고 반복되는 박복녀의 대사는 은근한 중독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전날 방송된 '수상한 가정부' 8회에서는 박복녀의 과거를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해 그가 왜 이러한 성격을 갖게 됐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박복녀를 따라온 한 남자는 그에게 "설마 잊은 건 아니지. 당신이 가족을 죽인 살인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 박복녀는 시어머니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으로부터 "네가 내 아들하고 손자를 죽인 거야. 죽을 때까지 웃지마"라는 말을 듣던 순간을 회상했다. '수상한 가정부'는 박복녀의 정체를 조금씩 드러내면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고 있다.

또한 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상승한 배경에는 동시간대 방영됐던 '굿 닥터'의 종영에 힘입은 듯 보인다. 실제로 '굿 닥터'가 지난주 종영함에 따라 '수상한 가정부'의 이번주 시청률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SBS '수상한 가정부'의 한 장면(SBS 제공). © News1

한편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원작이 그랬듯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상황 전개로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수상한 가정부'는 아빠의 불륜이라는 초기 설정과 잦은 자살 시도 장면, 박복녀의 극단적 업무 이행 등으로 국내 정서와의 차이, 수위 높은 자극성을 지적받고 있다. 특히 이미 자살로 숨진 엄마를 비롯해 막내 은혜결(강지우 분), 큰딸 은한결(김소현 분), 아빠(이성재 분)가 연이어 자살을 시도하면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현직 SBS 드라마본부 총괄프로듀서(EP)는 "원작의 인물이나 이야기적인 재미들은 그대로 살려 오고 한국적 정서에서 더욱 재밌게 바꿀 수 있는 건 최대한 바꿔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많은 가정 문제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2013년 우리 식의 해결책을 드라마에서 보여주고자 한다"고도 밝혔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시청자들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수상한 가정부'는 KBS 2TV '직장의 신'과 MBC '여왕의 교실'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만능 여인을 전면에 내세운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직장의 신'과 '여왕의 교실'은 각각 평균 시청률 13.0%, 7.9%(닐슨코리아 기준)로 엄청난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종영 당시에는 한국 사회에 나름의 시사점을 던졌다는 이유로 호평을 받았다. 이들 드라마가 그랬듯 '수상한 가정부'가 한국 가정의 문제를 치유시키는 휴먼 드라마를 표방한 애초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gir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