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갔던 '무릎팍도사', 6년7개월의 기록
차별화된 토크쇼로 인기…막판 위기 거듭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방송된 지 6년 7개월여 만에 막을 내린다. '무릎팍도사'가 그동안 쌓은 역사와 그 의미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무릎팍도사'는 2007년 1월3일 '황금어장'의 파일럿(임시) 코너로 시작했다. 첫 게스트로 나온 배우 최민수는 스타 고민 상담 도사로 변신한 강호동과 동문서답 토크를 벌였다. '무릎팍도사'가 독특한 재미를 주는 새 코너임을 알리는 데 한몫한 게스트였다. '무릎팍도사'는 같은 달 10일 배우 김지영과 한효주 출연분이 방송된 뒤 2주간 방영되지 않다 31일 가수 윤도현이 출연한 방송분을 시작으로 '황금어장'의 정식 코너로 자리잡았다.
◇차별화된 토크쇼로 인기를 끌다
'무릎팍도사'는 방송 초반 홍보나 신변잡기 성격이 짙은 다른 토크쇼와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스타가 어떤 사람인지를 묻고, 왜곡된 스타의 이미지를 스스로 설명하고 대중들로부터 재조명받도록 했다. 강호동은 특유의 솔직한 입담으로 게스트들의 진솔한 발언을 이끌어냈다. '건방진 도사' 유세윤은 깐족거리며 웃음을 자아내 게스트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밴드동자' 우승민은 엉뚱하고 가감없는 발언으로 느닷없는 곳에서 웃음폭탄을 던졌다.
그런 '무릎팍도사'였기에 평소 예능 프로그램이나 방송활동을 하지 않는 스타나 유명인사들은 이곳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 캐스팅된 뒤이긴 했지만 고현정이 방송 복귀 후 예능에 출연한 것은 '무릎팍도사'가 처음이었다.
'무릎팍도사'는 연기인생 각각 43년, 49년 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은 윤여정과 나문희를 출연시켰다. 1967년 데뷔해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의 주연을 맡은 윤정희에게도 '무릎팍도사'는 첫 예능이었다. 4년 간의 공백기를 가진 박영규와 14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주병진도 '무릎팍도사'로 복귀를 알렸다.
게스트들은 희소성을 지닌 것은 물론이고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우선 '무릎팍도사'에는 강호동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이 다수 등장했다. 김연아, 박세리, 이종범, 박태환, 이종범, 추성훈, 이봉주 등이 있다.
문화계의 다양한 분야도 놓치지 않았다. 작가 이외수, 황석영, 김홍신, 성악가 조수미, 영화감독 임권택, 워쇼스키 남매, 장진, 곽경택,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세계적 지휘자 금난새, 국악인 김영임, 발레리나 강수진, 유홍준 교수 등 브라운관에서 접하기 힘든 인사들이 '무릎팍도사'에 나섰다. 이외 산악인 엄홍길, 안철수 의원, '뽀로로 아빠' 최종일 아이코닉스대표 등 주요 유명인사들도 과감히 출연을 결정했다.
재밌는 편집도 '무릎팍도사'의 인기에 한몫했다. 강호동과 게스트들의 대화가 방향성을 잃었을 때 제작진은 눈보라로 덮인 산 사진을 삽입하거나 대화가 산으로 간다'는 자막을 넣어 재미를 배가시켰다. 대화 중 누군가가 굴욕을 당하거나 스스로 갉아먹는 이야기를 할 때는 좌초된 타이타닉호나 폭탄이 터지는 장면을 넣어 솔직해서 '웃픈'(웃기면서 슬픈) 분위기를 조성했다.
'무릎팍도사'는 양볼을 붉게 물들인 강호동의 카리스마, 차별화된 게스트, 깨알 재미를 선사하는 편집 등을 내세워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2011년 1월5일 박칼린 음악감독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황금어장'은 전국 시청률 22.6%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무릎팍도사'와 함께 '황금어장'의 한 코너였던 '라디오스타'의 당시 게스트는 심형래 감독과 개그맨 엄용수, 김학래였다.
◇강호동의 급작스런 하차와 위기
'라디오스타' 코너와 함께 '황금어장'을 이끌던 '무릎팍도사'는 강호동의 급작스런 하차로 위기를 맞았다. 강호동이 세금 과소 납부와 관련한 문제로 2011년 9월9일 잠정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무릎팍도사'는 약 한 달 뒤 '굿바이 스페셜'로 급하게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후 '황금어장'은 '라디오스타'로만 방송을 이어갔다.
이듬해 11월29일 강호동이 방송에 복귀하며 '무릎팍도사'는 게스트 정우성과 함께 다시 시청자들을 찾아갔다. '황금어장'의 타이틀을 놓지 않되 '라디오스타'와 분리돼 목요일 밤 11시대로 방영 시간을 옮겼다. MC도 바뀌었다. 유세윤은 자리를 지켰지만 우승민의 자리는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광희가 '야망동자'로 대신했다.
◇돌아온 '무릎팍도사'의 고민
돌아온 '무릎팍도사'는 전성기 시절만큼 사랑을 받지 못했다. 지난 3월28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출연한 방송분은 시청률 3.6%를 나타냈다. 역대 최저 기록이었다. 불안한 시청률과 함께 MC들의 하차도 이어졌다. 이 방송을 끝으로 '무릎팍도사'에 새롭게 합류했던 광희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의 자리는 다시 원년 멤버 우승민이 채웠다.
얼마 가지 않아 지난 5월말 유세윤은 음주운전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서 '무릎팍도사'에서 하차했다. 제작진은 유세윤의 빈자리를 '인턴도사'로 채운다며 김나영과 김제동을 한 주씩 불렀지만 곧 새 MC를 고정시켰다. 우승민은 합류한 지 약 3개월 만에 다시 안녕을 고했다. '무릎팍도사'는 '수근댁' 이수근과 '장실장' 장동혁으로 물갈이하며 재도약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신통치 않았다.
이수근과 장동혁이 첫 투입됐던 지난 6월27일 성동일편의 시청률은 전주보다 1.3%포인트 오른 6.0%를 보였다. 그러나 그 뒤로는 계속해서 4~5%대의 시청률에 머물렀을 뿐이었다. 결국 '무릎팍도사'는 최근 거듭된 MC 변동과 저조한 시청률을 보여준 채 22일 배우 김자옥의 출연을 끝으로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됐다. 후속 프로그램은 콩트 프로그램인 '스토리쇼 화수분'으로 29일부터 방송 예정이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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