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담합 '리니언시' 혜택 축소…조사 후 1순위 신고 과징금 75% 감경

조사 전 신고는 전액 면제 유지…5~10년 내 반복담합 감면 절반
사업 분야 달라도 감면 제한…2027년 1분기 개정 마무리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조사를 시작한 뒤 가장 먼저 자진신고한 사업자는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지 못하고 75%만 감경받는다.

담합으로 제재를 받거나 자진신고 감면을 받은 뒤 5년을 넘겨 10년 이내 다시 담합한 사업자는 자진신고에 따른 과징금 감면 폭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하고,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 개정안을 다음 달 13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는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한 사업자의 제재를 감경 또는 면제하는 제도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담합을 적발하고 가담자 간 신뢰를 무너뜨려 카르텔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공정위는 자진신고 시점과 사건 처리 기여도에 따라 감면 수준을 달리하고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의 감면 혜택은 줄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조사 전 1순위 전액 면제 유지…조사 후엔 75% 감경

현재는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하기 전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담합 사실을 가장 먼저 신고한 1순위 자진신고자의 과징금을 전액 면제한다.

개정안은 조사 시작 전 1순위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과징금을 전액 면제하되, 조사 시작 이후 신고한 1순위 사업자는 과징금을 75%만 감경하도록 했다.

공정위가 이미 담합 혐의를 파악해 조사에 착수한 뒤 신고하는 경우는 자발적으로 먼저 신고한 경우보다 사건 처리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는 점을 감면 수준에 반영한 것이다.

조사 전후의 감면 수준이 같을 경우 사업자가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담합을 유지하면서 신고를 미룰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5~10년 내 반복담합 감면 절반…다른 분야 담합도 제한

반복담합 사업자에 대한 감면 제한도 강화한다.

현재는 자진신고 감면을 받았거나 담합으로 제재받은 사업자가 5년 이내 다시 담합한 경우 자진신고 감면을 제한한다. 그러나 5년이 지나 다시 담합하면 이 같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개정안은 5년을 넘겨 10년 이내 담합을 반복한 사업자에 대해서도 자진신고 감면 혜택을 현행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사 시작 전 1순위 신고자는 과징금 전액 면제 대신 50%를 감경받는다. 조사 시작 후 1순위 신고자의 감경률은 75%에서 37.5%로, 2순위 신고자는 50%에서 25%로 낮아진다.

담합으로 한 차례 제재받은 사업자가 다시 담합했을 때 감면을 제한하는 범위도 넓어진다.

현재는 과거 '당해 시정조치에 위반되는' 담합을 다시 한 경우에 감면을 제한하고 있어, 기존에 적발된 담합과 관련된 시장이나 품목이 다르면 제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개정안은 이 요건을 삭제해 담합으로 제재받은 기업이 다시 담합하면 사업 분야가 달라도 감면 제한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법인 분할이나 신설, 영업양도 등을 이용해 감면 제한을 피하는 것도 막는다. 합병·분할·분할합병이나 영업양도 등을 통해 기존 담합과 관련된 사업을 넘겨받은 사업자에도 반복담합에 따른 감면 제한을 적용한다.

반복담합 판단 기준 구체화…내년 1분기 개정 마무리

감면고시에는 반복담합 판단 기준도 구체적으로 담긴다.

법령상 '새롭게 제40조 제1항을 위반하는 경우'를 공정위 제재나 자진신고 감면을 받은 이후 새로운 담합을 합의·실행하거나 기존 담합을 계속하는 경우로 명확히 규정한다.

담합으로 제재받은 사업자의 감면 제한 기준은 시행령으로 옮겨 규정하면서 감면고시에서는 삭제한다. 감면고시 제17조의 고발 여부 관련 규정도 상위법의 위임 범위에 맞춰 삭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입법·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1분기 중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