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퇴임 다음날 한은 고문…월 700만원 받지만 자문기록 '無'

위촉 기간 1년·신현송 총재와 수시 의견 교환
한은 "자문 회의록·횟수·정책 반영 여부 등 실적 관리 안해"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 (공동취재) 2026.4.20 ⓒ 뉴스1 최지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 다음 날부터 한은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돼 매달 700만 원의 자문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8400만 원 규모지만 한은은 자문 보고서와 회의록, 자문 횟수 등 실적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퇴임 다음 날인 지난 4월 21일부터 1년간 신현송 한은 총재 고문으로 위촉됐다.

이 전 총재는 비상근 고문으로 신 총재와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자문료는 월 700만 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8400만 원이다.

전직 총재가 퇴임 후 고문을 맡아 자문료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주열 전 총재는 2022년 4월부터 2년간 매달 1000만 원을 받았다. 2024년 4월부터 1년간은 월 400만 원을 받았고,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은 별도 자문료 없이 고문으로 위촉됐다.

한은은 정관 제35조에 따라 업무 수행상 필요한 경우 한국인 또는 외국인을 고문이나 촉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은 고문 제도는 1950년 정관 제정 당시 도입됐다.

당시에는 중앙은행 업무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전문가를 고문으로 둘 수 있도록 했으며 1967년 한국인 또는 외국인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역대 고문 명단에는 이 전 총재까지 13명의 전직 한은 총재가 이름을 올렸다.

과거에는 퇴임한 재무부 장관과 은행감독원장, 금융통화위원 등도 고문을 맡았지만 이성태 전 총재가 퇴임 후 2010년 5월 고문으로 위촉된 이후에는 전직 총재들만 고문을 맡았다.

다만 한은은 고문들의 구체적인 자문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자문 보고서와 회의록, 업무일지는 물론 자문 횟수와 정책 반영 여부 등도 별도로 기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정관 제35조에 따라 총재 고문을 위촉하고 있다. 위촉 시 고문의 자문 활동에 필요한 소정의 자문료를 책정하고 있다"며 "자문 내용 대부분이 통화정책이나 한은 경영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이어서 별도의 자문 실적을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통화정책 독립성과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자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최소한 언제, 몇 차례, 어떤 분야를 자문했는지 기록하고 국회에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