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원 뛴 환율, 1400원 넘어설까…"연말 1420원" vs "추세 전환 일러"

美금리·유가 상승에 장중 1387.1원…1400원 재돌파 가시권
고금리·고유가 상승 압력…반도체발 달러 공급은 상승 제한

17일 오후 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9.17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심서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주일 만에 50원 가까이 치솟아 1380원대로 올라서면서 1400원 선이 다시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상승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약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과 중동 정세에 따른 유가 흐름이 향후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당분간 1400원 재돌파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원화 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의 고금리와 고유가가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와 국내 달러 공급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동안 47.2원 '껑충'…FOMC·중동전쟁 등 대외 악재 탓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18일 전날보다 1.1원 오른 1383.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장중에는 1387.1원까지 올라가 지난달 26일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지만, 오후 들어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주요국 통화의 원화 대비 환율 (출처 : 한국은행 ECOS)

환율은 지난 9일 1336.1원에서 7거래일 만에 47.2원 뛰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상승에 이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재개가 환율을 밀어올렸다.

연준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p) 높였다. 약 3년 2개월 만의 첫 금리 인상이었다. 점도표에서도 연내 추가 인상 1회와 내년 금리 동결을 전망해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경계심이 확산했다.

이영화 부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해 "국내 요인보다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연말 1420원 수준도 눈높이에…"연준·유가가 밀어 올린다"

환율 추가 상승을 예견한 이들은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를 논거로 삼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를 이끈 국내 수급의 영향이 약해지고 내국인의 해외투자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며 "한미 금리 차 축소는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환율은 점진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미국 금리의 상대적 매력이 달러화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며 "이 경우 연말에는 1400원대 초반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향후 환율 상단을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는 중동 정세를 꼽았다. 한국 등 에너지 수입국은 국제유가 상승이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자국 통화 가치에 추가적인 약세 압력을 가할 위험이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라며 "고유가가 당장은 달러 강세를 자극하겠지만, 연준의 긴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가가 진정되거나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 결국 달러 약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연내 환율의 적정 범위로 1280~1420원을 제시했다.

"추세 전환 판단 일러"…반도체 뭉칫돈 유입 시 반등 제한

반대편에서는 지난 두 달간의 원화 강세가 불과 1주 동안의 반전에 끝났다고 볼 순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7월부터 200원 내린 뒤 50원가량 오른 환율을 추세적인 약세 전환으로 판단할 수 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달러 저가 매수가 환율 반등을 이끌었지만,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와 반도체 기업의 꾸준한 환전 수요를 고려하면 추가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반등 이후 수입업체들의 달러 확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역외 달러·원 숏 포지션이 추가로 정리될 가능성 또한 남아 있다"고 부연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달러 공급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추론도 뒷받침됐다.

이영화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벌어들이는 자금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연말까지는 환율이 급등해도 기업의 달러 매도가 나오며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18일 환율은 장중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나오자 상승 폭을 빠르게 축소하고 마감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