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등에 공공부문 적자 83조 '역대 최대'…6년째 '빨간불'
작년 세수 45조 늘었는데 지출 67조 급증…적자 폭 14조 원↑
민생쿠폰·건보급여 영향…금융공기업도 9000억 적자 전환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해 정부·공기업을 아우르는 공공부문 적자가 83조 원을 넘어서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법인세·소득세 등 세수가 크게 늘었지만,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비롯한 이전지출과 건강보험 급여비 등이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5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83조 1000억 원 적자로,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14조 원 확대됐다.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 적자다. 이로써 공공부문 수지는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현영 한국은행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13조 5000억 원을 포함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민간으로의 이전지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 들어 적극적인 재정 집행 기조와 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 의료 정상화에 따른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 등으로 정부소비도 늘었다"며 "총수입과 총지출이 모두 증가했지만, 지출의 증가 규모가 더 컸기 때문에 공공부문 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2025년은 GDP 성장률이 1.1%로 건설업 부진 등에 성장세가 둔화되던 시기였다"며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지출을 늘린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공공부문 총수입은 1192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조 원(4.7%) 증가했다.
특히 법인세·소득세 등 조세수입이 45조 2000억 원 늘어난 502조 원이었고,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 사회부담금은 11조 1000억 원 늘어난 248조 7000억 원이었다. 이자·배당금 등 재산소득 수취는 5조 4000억 원 감소했다.
총지출은 1275조 2000억 원으로 67조 원(5.5%) 급증한 가운데, 민간 지원금 등 기타경상이전이 24조 2000억 원 증가, 건강보험 급여비 등 최종소비지출은 21조 7000억 원 증가했다.
기초연금·국민연금 지급액을 포함한 사회수혜금은 15조 2000억 원, 투자는 7조 7000억 원 각각 늘었다.
공공부문 적자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지난해 -3.1%로 0.4%포인트(p) 확대돼 2009년(-4.7%)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팀장은 "OECD 회원국 중 공공부문 계정을 작성하면서 2025년 자료가 공개된 국가와 비교하면 영국의 -5.7%보다는 적자 폭이 작고, 스위스의 0.5%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일반정부 기준으로 보면 2025년 한국의 명목GDP 대비 수지는 -2.2%로, OECD 회원국 평균인 -4.4%보다 적자 폭이 작다"며 "최근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아직 양호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앙·지방정부와 사회보장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 수지는 60조 1000억 원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 규모가 2조 6000억 원 커졌다.
총수입이 54조 6000억 원 늘었지만, 총지출이 57조 3000억 원 더욱 빠르게 늘어난 결과였다.
특히 중앙정부 적자는 90조 1000억 원으로 6조 3000억 원 늘면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적자를 갈아치웠다.
반면 지방정부 적자는 15조 5000억 원에서 2조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사회보장기금은 32조 원 흑자로 집계돼 적자를 일부 상쇄했다.
이 팀장은 "지방정부의 경우, 국세수입 증가에 연동해 중앙정부로부터 내려받는 교부금이 크게 늘면서 적자 폭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비금융공기업은 지난해 22조 1000억 원 적자를 기록해 1년 새 적자 규모가 5조 5000억 원 불어났다. 이는 2023년(-35조 5000억 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적자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중간소비가 줄었지만, 공공주택 건설과 도시개발 확대 등에 따라 투자지출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금융공기업은 금리 하락으로 이자수익이 줄어들면서 5조 1000억 원 흑자에서 9000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는 2024년 통계도 정부 결산자료 등을 반영해 수정됐다. 당시 잠정치 48조 9000억 원이었던 공공부문 적자는 69조 1000억 원으로, 기존 대비 20조 2000억 원 상향 수정됐다. 일반정부 적자 또한 기존 37조 5000억 원에서 57조 5000억 원으로 20조 원 불어났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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