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불균형, 10월 인상 직결 무리…중동발 물가 경계"[문답]
"중동 긴장, 성장보다 물가 영향 클 듯…회의 직전까지 데이터 점검"
"반도체 호황 내수 파급은 시차 문제…정부 부채관리 기조 안 바뀌어"
- 김혜지 기자, 이강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이강 기자 = 한국은행은 금융불균형 위험 확대를 곧장 10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연결하려는 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금융불균형은 금리뿐 아니라 주택 공급과 대출 관련 정책을 함께 운용하면서 장기간 대응해야 할 문제라는 취지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회의 직전까지 입수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결정하는 라이브 미팅(live meeting)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긴장 재고조에 대해서는 "성장에 미치는 영향보다 물가 영향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물가 상방 위험 쪽에 힘을 실었다.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는 기존 중립금리 추정을 적용하면 중립 범위의 상단에 있지만,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를 다시 추정하고 있어 확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 부총재보, 최창호 통화정책국장과의 주요 문답.
-중동 긴장과 금융불균형 위험 확대로 10월 연속 인상 가능성이 커졌나.
▶(박종우) 중동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얼마나 갈지는 불확실하다.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높이면서 프런트 로딩(front-loading·인상을 초기에 집중하는 선제 대응)을 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특히 기조적인 물가 흐름에 대한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까지 9월 물가 등 여러 지표를 확인해야 하며, 회의 직전까지 입수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결정하는 라이브 미팅이 될 것이다.
금융안정은 긴 시계의 문제다. 금융불균형을 금리 하나만으로 잡기는 상당히 부담되고, 쉽지도 않다. 주택 공급 정책과 대출 관련 거시건전성 정책 등이 한 방향으로 가면서 장기간 끌고 가야 하는 이슈다. 그런 이슈 때문에 10월에 더 올라가느냐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무시한다는 얘기는 아니며, 물가와 금융안정 상황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
-두 차례 금리 인상의 물가 안정 효과를 평가하면.
▶(박종우)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힘으로 분명히 작용할 것이다. 다만 통화정책이 물가에 파급되는 데 시차가 있어 단기간 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소득 증가가 수요 측 압력을 높이는 효과는 뒤로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본다.
시간이 지나면서 양쪽 효과가 상대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향후 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어느 쪽이 더 클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현재 기준금리는 긴축적 수준인가. 금융 여건은 여전히 완화적인가.
▶(박종우) 기존에 추정한 중립금리로 보면 중립 범위의 상단 정도에 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이 바뀌고 있어 잠재성장률과 그에 기반한 중립금리를 다시 추정하는 작업 중이다.
▶(최창호) 상반기까진 위험 선호도가 높아져 금융 상황을 상당히 완화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에는 주가가 조정되고 금리도 인상했기 때문에 완화 정도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본다.
-중동 긴장 재고조가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유가 급등으로 전망 시나리오가 달라졌나.
▶(박종우)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긴장이 얼마나 유지되느냐, 얼마나 빨리 완화되느냐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 국내 여건을 보면 성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물가 쪽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 예상한다. 또 유가가 단기간 올라 100달러를 넘어섰는데, 이틀 정도의 흐름을 갖고 시나리오가 달라졌다고 하긴 성급한 것 같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변화가 한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나.
▶(박종우) 연준 통화정책은 굉장히 주의 깊게 살펴보는 부분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금융·경제 여건이다. 국내 여건에 맞게 정책 판단을 해나갈 것이고, 기계적으로 연준에 의존하지 않는다.
-반도체 호황이 내수 전반으로 파급되지 않을 수도 있나.
▶(박종우) 시차가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은 소득 증가율 자체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인 터라 그 정도 소득이 늘어난다면 전반적으로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수 등을 통해 확대되는 부분까지 감안하면 시차는 있겠지만 퍼질 것이다. 시차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내수 등 제약 요인이 될 수는 있다.
-명목소득 급증을 통화정책에서 중요시하는 이유는.
▶(최창호) 상반기 명목성장률이 22%에 달해 실질성장률과 괴리가 상당히 커졌다. 실질성장률로 포착되지 않는 소득이 경제 내에 머물면서 파급될 수 있다. 그런 것들이 다시 실질성장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 부분을 간과하면 경기,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환율 하락이 기업 이익을 줄여 소득 증가의 파급을 약화할 가능성은.
▶(박종우) 환율 하락은 기업 이익에 분명히 영향을 준다. 단기간에 환율이 200원 가까이 내려왔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연간 전체로 보면 상당 부분 기업 이익이 늘어나고 있다. 전체적인 기업 이익 측면, 또 국내 경제 성장이나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매우 크다.
-은행권 대출 총량 규제 완화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바뀌었다고 보나.
▶(박종우) 거시건전성 관리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문제가 불거져 미세 조정하는 선으로 판단한다. 거시건전성 정책은 일관된 관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다만 대출 총량 확대가 가계대출 증가에 부담되는 측면은 있다.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의 주요 원인은. 레버리지 ETF에 추가 대응이 필요한가.
▶(박종우)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 변화를 주된 원인으로 생각한다. 다른 요인은 그 위에 변동성을 확대하는 쪽으로 작용했다. 정부에서 이미 대책을 내놨고 레버리지 ETF도 상당 부분 규모가 줄었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기에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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