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벨트 집값 들썩…한은 "가계대출 자극 않게 일관된 정책기조 필요"

강남3구·용산 상승세 둔화됐지만 서울외곽·경기규제지역은 오름세 지속
신고가 거래 한 주 200건↑…"공급 확대·세제개편 진행 상황 지켜봐야"

경기 화성시 동탄구 일대의 모습. 2026.6.24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화성 동탄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가계대출도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를 둘러싼 금융불균형 위험을 다시 경고했다. 한은은 정부에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은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가계대출도 꾸준한 증가 흐름을 보이는 등 금융불균형 위험이 누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전월 대비)은 6월 0.68%에서 7월 0.72%로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고, 같은 기간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동안 7조 4000억 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8월 중순 이후 흐름이 엇갈렸다. 강남3구·용산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둘째주 -0.001%로 마이너스 전환한 뒤 셋째주 -0.013%, 넷째주 -0.176%로 3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서울 외곽지역과 경기 규제지역은 오히려 오름폭이 커져, 8월 넷째주 기준 상승률이 각각 0.485%, 0.51%까지 확대됐다. 가계대출은 강도 높은 대출규제와 금융권의 총량관리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화성 동탄 등 반도체 벨트 지역은 상반기 중 일부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 사내대출 확대 기대 등이 맞물리며 급등세를 보였다. 동탄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6월 둘째주 2.22%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지역 신고가 거래 건수도 7월 첫째주 212건에 달하며 연중 최다치를 나타냈다.

향후 여건에 대해 한은은 단기간 내 주택 수급 상황 개선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지난달 13일 내놓은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 원활하게 집행되면서 시장의 공급부족 우려가 완화될 경우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달 3일 발표된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영향으로 초고가 주택의 거래가 위축될 수 있지만, 추후 국회 논의와 입법 과정에 따라 내용이 조정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진행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득 여건과 관련해서는 국내 경제 성장세 확대가 기업이익 개선과 명목임금 상승 등을 통해 가계의 구매력을 높여 주택 매입수요를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에 대해서는 지난달 13일 발표된 '금융 종합대책'으로 가계부채 총량목표가 조정됐지만, 당분간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늘어난 가계대출 여력이 향후 주택시장 흐름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 여건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가계대출 수요 억제와 주택가격 상승기대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가계의 소득 여건 개선 정도에 따라 금리 상승이 대출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일부 완화한 것을 두고 정책 기조가 바뀐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정부의 거시건전성 관리 의지가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단기적으로 시장, 특히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일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미시적으로 조정하는 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총량 규제 조정이 가계대출 증가에 다소 부담이 되는 측면은 있지만, 전체적인 기조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향후 주택시장 수급 상황과 가계의 소득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주택시장과 가계대출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세제개편안 등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주택시장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