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가구 금리 1%p 오르면 연체확률 0.81%p↑…가족 연체도 1.9배

가구원 1명 연체 땐 1년 내 가족도 8.8% 연체…다른 가구의 1.9배
부채가구 11.1%는 DSR 46% 초과…저소득·자영업 금리 충격에 취약

서울시내 신협에 걸린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현수막.ⓒ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집을 살 때 소득에 비해 대출을 많이 끌어쓴 '영끌' 가구일수록 금리 상승 때 연체 위험이 크게 뛰고, 한 가구원의 부실이 다른 가족에게 번질 가능성도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 9곳 중 1곳가량은 소득의 절반에 가까운 원리금 상환 부담 때문에 소비에 제약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법인대표 가구가 금리 상승에 취약했다.

한국은행은 7일 공개한 BOK 이슈노트 '가구DB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KCB 신용정보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가구를 식별해 206만 가구, 모집단의 9.2%에 해당하는 가구의 부채·자산·소득·지출을 월별로 추적할 수 있는 가구DB를 새로 구축했다.

그간 가계부채 분석은 주로 개인 단위로 이뤄졌지만 실제 저축·차입 결정은 가구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배우자 등의 소득과 자산, 부채까지 함께 봐야 신용위험을 더 정확히 포착할 수 있다는 취지다. 금융기관 제출자료와 신용정보를 기반으로 해 면접조사·연 단위인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완할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분석 결과 소득 1분위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개인 기준 0.16배였지만 가구 기준으로는 0.25배로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소득 5분위는 개인 0.39배에서 가구 0.18배로 낮아져, 개인만 볼 때와 가구 전체의 재무상황을 반영할 때 부채 부담의 분포가 달라졌다.

집 살 때 대출부담 상위 10% 금리 충격에 가족 연체까지

가구DB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차입 가구 전체의 연체비율은 금리 0.25%포인트(p) 상승 시 기존 3.35%에서 0.27%p 높아지는 데 그쳤다.

다만 소득 1·2분위의 연체비율은 금리 상승 전 각각 5.45%, 4.38%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고, 금리 상승 12개월 뒤 각각 0.48%p, 0.40%p 추가 상승했다. 자영업자·법인대표 가구도 4.47%에서 0.32%p 올라 다른 직업군보다 민감했다.

특히 주택 구입 때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상위 10%인 '고차입 주택취득가구'는 금리가 1%p 오를 경우 연체확률이 0.81%p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존 주택보유가구의 실제 연체비율 2.01%와 비교하면 상당한 증가 폭이다.

이들 가구에서 한 명이 연체하면 12개월 안에 다른 가구원이 연체할 확률은 8.8%로 기존 주택보유가구의 4.6%보다 1.9배 높았다. 한 사람의 상환 실패가 차주 개인을 넘어 가구원 전반의 신용위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빚진 가구 11.1%는 소득의 절반 빚 갚느라 묶여

부채보유가구의 소비 여력도 빚 부담에 제약을 받고 있었다.

한은이 소비함수를 추정한 결과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뜻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6%를 넘으면 소비가 감소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2025년 부채보유가구의 11.1%가 이 기준을 초과했고, 소득 1분위에서는 이 비중이 2021년 11.4%에서 2025년 14.5%로 확대됐다.

한은은 가계부채 리스크를 관리할 때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의 금리 상승에 따른 연체 위험과 가구원 간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 저소득가구의 높은 채무상환 부담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