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AI 투자 확대에 경기 개선세 지속…소득 파급은 충분치 않아"

7월 생산 3.6% 올랐지만 소매판매는 0.8% 감소…"소비 회복세 완만"
일평균 반도체 수출 216.1%↑…"중동 전쟁 영향에 불확실성 높아"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2026.6.16 ⓒ 뉴스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우리나라 경제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하면서 소비 회복세는 완만한 수준에 머물렀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2026년 9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AI 관련 투자와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국내외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금속가공과 전기장비, 기계장비 등 AI 투자 관련 부문의 생산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3.1% 증가했다. 전월(4.4%)보다 증가 폭은 줄었지만 올해 2분기 평균(2.9%)을 웃돌았다.

광공업생산은 3.6% 증가했다. 반도체는 높은 기저의 영향으로 0.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기계장비(9.6%)와 금속가공(6.9%), 전기장비(4.0%) 등 AI 인프라 투자 관련 품목은 증가세를 보였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전월 5.4%에서 3.5%로 축소됐다.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도 금융·보험업(-4.8%) 등의 영향으로 1.3% 감소했다.

소비는 가계 구매력 회복이 제한되면서 완만한 개선세를 나타냈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2.5%)와 가전제품(-0.8%), 통신기기·컴퓨터(-14.2%) 등이 줄면서 전년 동월보다 0.8% 감소했다. 다만 6~7월 평균으로는 1.5% 증가했다.

KDI는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0.3%에 머무는 등 가계 구매력의 회복이 제한되면서 소비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갔다. 7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보다 24.9% 증가했다. 반도체제조용장비가 66.0% 급증했고, 선행지표인 8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도 96.5% 늘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됐다. 7월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보다 3.2% 감소했다. KDI는 주택부문 부진과 건설비용 상승으로 건설투자 전반의 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글로벌 AI 투자 수요에 힘입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8.7% 증가했고 일평균 기준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은 각각 216.1%, 431.2% 급증했다.

수입은 22.5%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는 347억 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중동 지역의 물류 차질 등으로 중동 수출은 일평균 기준 13.1% 감소했고 원유 도입 물량도 3.5% 줄었다.

고용은 둔화 흐름이 다소 완화됐지만 청년층의 회복은 제한됐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0만 8000명 증가했다. 20대 고용률은 59.1%로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고 20대 실업률은 전월보다 0.5%포인트(p) 상승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통신비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보다 3.1% 상승했다. 통신비 영향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6%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월 말 3.76%에서 8월 말 3.8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424.0원에서 1368.6원으로 하락했고 코스피는 6595.5에서 6820.0으로 올랐다.

KDI는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며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