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경제분석국 10월 출범…조사·연구 병행한다

약 40명 규모, 산업·계량·시장분석 3개 조직…사건처리·연구 '투트랙'
"전문인력 단기 이탈 땐 전문성 축적 한계…민간 유출 우려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 뉴스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10월 약 40명 규모의 경제분석국을 출범시키고 사건처리 지원과 함께 경쟁정책 연구 기능을 강화한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경제분석국은 △산업경제분석과 △계량경제분석과 △시장분석팀 등 3개 조직, 총 37명으로 구성된다. 사건처리 지원과 정책 연구를 함께 수행하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위법성 판단을 뒷받침하는 역할과 함께 산업·시장 구조를 분석하고 경쟁정책 및 제도 개선 과제를 연구하는 기능을 병행한다.

특히 대형 사건에서는 피심인 측이 교수나 박사급 전문가를 앞세워 경제분석을 다투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공정위도 이에 대응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전문 분석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심판정과 법원에서도 경제분석 결과의 설득력과 무게감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책 부서가 현안 대응과 제도 개선 업무에 집중하는 동안 경제분석국이 장기적인 시장 분석과 정책 설계를 맡아 조직 내 연구 기능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시장 획정이나 경쟁제한 효과 분석 등이 복잡해지면서 경제학적 분석을 정책 수립 단계부터 활용할 필요가 커졌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공정위는 이를 뒷받침할 별도 연구 예산을 확보하고 해외 박사 등 외부 전문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제분석국의 시장·정책 연구 기능은 이미 직제와 시행규칙에 근거가 마련돼 있어 공정위는 별도 조직 개편 없이 사건 지원과 정책 연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다만 박사급 인력 채용 자체보다 이들이 공정위에 장기간 남아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학 박사급 인력이 선택할 수 있는 자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위가 세종에 위치했다는 점과 공공부문의 보수 수준까지 감안하면 고급 인력 유치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람을 뽑는 것뿐 아니라 이들이 장기간 머물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에는 국책연구기관과 대학 등이 자리 잡고 있어 근무지 자체가 전문인력 채용의 큰 제약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공공부문의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와 민간 이직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채용 이후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큰 과제가 될 수 있다.

다른 관계자는 "박사급 인력을 뽑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문제는 이들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느냐"며 "경력 관리 차원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뒤 민간으로 옮기는 인력이 많아지면 경제분석국에 전문성이 축적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공정위의 사건 분석 방식이나 내부 대응 논리를 잘 아는 인력이 피심인 측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분석국의 연구 결과는 내부 참고자료에만 머물지 않고 정기 보고서나 토론용 논문 형태로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