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향후 네 차례 금통위서 한 번 더…완만한 금리 인상 예상"(종합)

"관례 벗어난 백투백 인상, 강한 시그널…향후 모든 회의 금리 조정 가능"
물가 선제 대응 강조 "'호미로 막는' 정책 펼쳐 성장 비용 줄일 것"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전민 이강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6개월간 예정된 네 차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는 수준의 완만한 인상 경로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회의를 금리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라이브 미팅(live-meeting)'으로 규정하고 물가·성장·환율·금융안정 상황에 따라 인상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근원물가 상승세와 경기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향후 긴축 비용을 줄이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 총재는 두 차례 연속 인상에 따른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면서 원화 강세와 금융시장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 금융취약성지수 상승 등 금융안정 위험에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와 GDP갭의 플러스 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향후 통화정책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네 차례 회의서 한 번 더 인상"…백투백 효과 점검 공감대

신 총재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인상한 금통위 직후 통화정책방향(통방) 기자 간담회에서 "앞으로 통방 회의가 네 번 있는데 점도표 중간값이 3.25%로, 지금보다 한 번 더 올리는 정도"라며 "그만큼 완만한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조건부 금리 전망 점도표에서는 전체 21개 점 가운데 3.25%에 10개가 찍혀 가장 많았다. 6개는 3.50%에 찍혔으며 나머지 5개가 3.00%에 포진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신 총재는 이번 7·8월 연속 인상을 "관례에서 벗어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그만큼 시장에 강한 신호를 보냈다"고 설명헸다. 실제로 한은은 그간 긴축 전환 직후에는 백투백(연속) 인상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7월 긴축 진입 후 곧장 8월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그는 "연거푸 2번 인상을 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며 "기준금리가 3%로 가면서 모든 경제 주체에 미치는 여파를 점검하고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상 시점은 정해놓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앞으로 있을 회의는 모두 라이브 미팅"이라며 "항상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미로 막는 정책"…선제 대응으로 성장 비용 줄인다

백투백 인상 배경으로는 근원물가 상승세 확산과 장기화 가능성을 꼽았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3.3%, 2.9%로 크게 높아진 데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두 해 모두 2.5%로 예상되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신 총재는 "선제 대응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제어하고 물가 오름세가 확산하기 전에 조기 대응하면 궁극적으로 경기에 미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일정한 폭의 금리 인상을 앞으로 끌어당겨 그만큼 더 효과를 얻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표현이 있는데, 저희는 이번에 호미로 정책을 펴기로 했다"면서 "늦게 대응해서 생기는 비용을 사전에 방지하려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건일 위원의 동결 의견에는 "큰 그림에서는 모두 공감했고 단순한 전술 차이"라며 "시장 논의처럼 8월에 인상하느냐, 10월에 인상하느냐 정도의 차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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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추가 강세 여지"…10월 전 물가·소비·반도체 파급 확인

신 총재는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외환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앙은행이 환율과 금융시장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제 대응으로 시장 질서를 잡는 '호미 정책'은 시장 관리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후반까지 내렸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면서 "통화정책의 조기·선제 대응을 통해 원화가 추가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입물가 상승률도 상당 부분 상쇄돼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10월 금통위까지는 8월과 9월 소비자물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신 총재는 9월 초 발표될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와 기업·소비 심리 지표, 소득 개선이 가계와 취약계층에 파급될 속도 등을 주의 깊게 보겠다고 전했다.

연속 인상에 대한 시장 반응과 관련해서는 "국채금리가 백투백 인상에도 오히려 약간 내렸다"며 "일단 긍정적인 반응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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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취약지수 장기 평균 상회 전망…"깊이 우려"

금융안정 위험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신 총재는 자산가격과 신용, 금융기관 레버리지를 종합한 금융취약성지수(FVI)가 한때 37.6까지 낮아졌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9월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장기 평균을 초과하는 수치가 나올 것이고 상당히 깊은 우려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금융안정의 특효약은 아니지만 대체로 금리가 올라가면 금융취약지수는 내려간다"며 금리 상승이 위험선호를 낮추고 신용 증가와 금융기관 레버리지를 축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은 서로의 촉매제"라고 비유한 뒤 "같은 방향으로 가야 효과를 높일 수 있고, 한은만으로 금융안정을 담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금통위 개회 장면 2026.8.27 ⓒ 뉴스1
GDP갭 플러스 전환 이미 임계치…반도체 낙수 시작 단계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GDP갭 플러스 전환 시점은 기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 총재는 "원래 내년에 가서 플러스 전환을 말씀드렸는데 훨씬 앞당겨질 것 같다"며 "일부 지표로 보면 현재도 거의 임계치"라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가 내수로 번지는 효과는 아직 크지 않지만 이미 통계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의 수익이 가계 소비로 현실화하는 정도는 아직 크지 않지만 통계적으로 유효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추가로 가시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 아파트 상가에 붙은 신고가 실거래 현황 2026.7.28 ⓒ 뉴스1 박정호 기자
"금리로 집값 잡기 무리"…수도권 두자릿수 상승 강한 경계심

신 총재는 수도권 주택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는 데 대해서도 강한 경계심을 내비쳤다.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 오름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수도권 전반의 높은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가 금융안정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리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이번 금리 인상이 주택가격 상승세를 완화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은 상호보완적이고 서로의 촉매제"라면서 "거시건전성 정책이 제 역할을 하려면 통화정책이 금융 여건을 조성해야 하고, 금리 효과가 나타나려면 거시건전성 정책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