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국산 휴머노이드에 2.3조 투자…핵심부품 국산화율 80%로

피지컬 AI 8대 분야에 2.8조…내년 500개 현장서 실증
혁신기업 300곳 최대 100억 지원…중기 사업 정비해 4조 절감

지난 7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교육사령부 조함훈련장 시뮬레이터에서 진행된 ‘해상 당직업무 수행 로봇 전투실험’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파이봇(PIBOT)’이 조타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2030년까지 국산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에 2조 3000억 원, 8대 분야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실증에도 2조 8000억 원을 투입한다.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300곳에는 5년간 최대 100억 원 이상을 집중 지원한다.

아울러 예산·행정 낭비를 막기 위해 기존 중소기업 지원사업 232개를 정비해 약 4조 원을 절감한다.

기획예산처는 27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박홍근 장관 주재로 제2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체불가 초격차 산업 강국 도약을 위한 투자방안'을 논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 △8대 핵심 분야 피지컬 AI 실증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 △전 부처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 등 4개 안건이 다뤄졌다.

정부가 국산 로봇 '첫 손님'…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1080대 구매

정부는 내년 6000억 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에 총 2조 3000억 원을 투입한다. 민간 매칭투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투자 규모는 2조 7000억 원이다.

정부는 AI 모델과 운영체계, 센서·부품, 배터리 등 로봇의 두뇌부터 몸체까지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독자 풀스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대한통운·삼성중공업·LG전자 등 10대 업종의 수요기업과 국내 로봇기업을 연결해 2030년 양산을 목표로 공동 개발을 지원한다. 과제당 40억 원 안팎의 개발비를 지급하고 자동차 부품 검사와 물류센터 소포 분류·포장 등 실제 작업을 통해 성능을 검증한다.

정부가 초기 수요를 만들기 위해 국산 휴머노이드의 '첫 손님'도 맡는다. 내년 250대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1080대를 구매해 대학과 국책연구기관 등에 보급한다. 4족 보행 로봇 등 비휴머노이드까지 포함하면 정부 구매 규모는 내년 약 1700대, 2030년까지 약 5000대로 늘어난다.

로봇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추에이터와 로봇손, 센서 등 3대 취약부품 연구개발 사업도 신설한다.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전용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로봇의 두뇌와 몸체를 잇는 운영체계도 2031년까지 국산화한다. 제조·피지컬 AI 전문인력은 2030년까지 약 2만 명 양성한다.

피지컬 AI 실증에는 내년 7000억 원을 포함해 2030년까지 2조 8000억 원을 투입한다. 민간·지방비 매칭을 합치면 4조 원 규모다.

피지컬 AI는 기존 AI에 로봇과 같은 몸체를 결합해 물건을 집고 옮기거나 조립하도록 한 기술이다. 정부는 △자율제조 △중소제조 △농업 △건설 △물류 △항만 △돌봄 △국방 등 8대 분야에서 내년 한 해에만 500곳 이상의 실증을 진행한다.

정부가 제시한 핵심 원칙은 두 가지다.

먼저 과기정통부·산업부가 개발한 국산 기반 기술을 각 부처 실증에 적용, 국내 현장이 외국 플랫폼의 시험장이 되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다.

수요기업과 국내 AI·로봇·부품기업을 연결해 실증 수요가 매출·레퍼런스로 이어지도록 만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이중 성능이 확인된 제품은 보급·구매· 인증 등 후속사업으로 연결다는 방침이다.

피지컬 AI는 '일손이 부족한 곳'부터 지원된다. 먼저 농업 분야에서는 농기계임대사업소 15곳에 AI 농기자재 공유센터를 설치하고 AI 농업로봇 210대를 보급한다.

돌봄 분야에서는 요양·장애인시설 15곳에 이동·재활 보조 로봇을 배치한다.

국방 분야에서는 무인 차량을 활용한 탄약 운반과 휴머노이드·정찰 드론을 활용한 24시간 무인 경계체계를 실증한다. 이외에도 △건설 △항만 △물류 등 분야에 피지컬 AI도입이 이뤄진다.

박 장관은 "글로벌 AI 시장이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를 우리 경제의 다음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에서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눠주기' 대신 '될 기업 키우기'…중기 사업 232개 정비

정부는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 방안도 내놨다.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등 4대 분야에서 매년 혁신기업 300곳을 선정해 최장 5년간 기업당 최대 100억 원 이상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내년 투입 예산은 2388억 원이다.

지원 프로그램은 AI·빅데이터 분석과 민관합동평가단 심사를 거쳐 4대 분야 중소기업 가운데 상위 1%를 선발하는 식으로 개편된다.

기업마다 '성장 디렉터'를 1대1로 배정하고 연구개발과 보증·융자, 수출바우처, 인력 지원을 묶어 제공한다. 2년 뒤 성과를 점검해 목표를 달성한 기업만 3년간 추가 지원한다.

신안보 분야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세운 벤처투자기관을 본뜬 '한국형 인큐텔'을 신설한다. 기후테크 분야에는 6000억 원 규모의 혁신펀드를 조성하고, K-소비재 분야에서는 해외 유통망 입점과 K-콘텐츠 연계 마케팅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에도 나선다. 예산·행정 낭비를 막겠다는 취지다.

정비되는 지원사업은 올해 기준 22개 부처, 671개, 31조 원 규모다. 지난 3월부터 17개 부처의 472개 사업을 점검해 232개를 정비하고 내년 예산안 기준 약 4조 원을 절감했다. 88개 사업은 통폐합·폐지하고 144개는 감액했다.

유사·중복 사업과 기업당 지원액이 적은 '나눠주기' 사업, 성과가 미흡한 사업이 주요 정비 대상이다.

정부는 절감한 재원을 성과가 검증된 사업과 신규 랜드마크 사업에 전액 재투자하고, 비수도권 기업에는 지원 한도와 국비 지원 비율을 우대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부처들이 긴밀히 협력해 기업이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성과가 도출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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