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아에 쏠린 출산 반등…"혼인·첫 출산 앞당겨 둘째아로 이어져야"
지난해 출생아 증가분 79%가 첫째아…올해 상반기도 72% 차지
30대 후반 출산율 역대 최고…"혼인·첫 출산 앞당겨야 구조적 반등"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출생아 수가 24개월 연속 증가하며 출산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가세의 상당 부분이 첫째아에 집중되면서 지속 가능성에는 과제가 남았다. 지난해 출생아 증가분의 약 79%가 첫째아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첫째아가 증가분의 약 72%를 차지했다.
특히 출산이 30대 후반으로 늦어지면서 첫째아 출산 이후 둘째아 이상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35~39세 출산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첫째아 출산연령도 33.2세까지 높아졌다.
코로나19 이후 혼인 증가와 첫 출산이 이어지면서 출생아 수의 단기적인 반등은 나타났지만, 혼인·출산 연령이 늦어진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반등세가 둘째아 이상 출산으로까지 확산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주거·일자리 여건을 개선해 혼인과 첫 출산을 앞당기고, 둘째아 출산을 가로막는 돌봄 부담과 경력단절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 4341명으로 전년보다 1만 6024명(6.7%) 증가했다.
출산 반등은 첫째아가 주도했다. 지난해 첫째아는 15만 8700명으로 전년보다 1만 2600명(8.6%) 늘어 전체 출생아 증가분의 약 79%를 차지했다.
둘째아는 7만 9200명으로 3300명(4.4%), 셋째아 이상은 1만 6300명으로 100명(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첫째아 비중은 61.3%에서 62.4%로 상승한 반면 둘째아는 31.8%에서 31.2%, 셋째아 이상은 6.8%에서 6.4%로 하락했다.
출생아 증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는 14만 580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만 9430명(15.4%) 늘었으며, 2분기 출생아도 7만 791명으로 9675명(15.8%) 증가했다.
6월 출생아는 2만 3111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115명(15.6%) 늘어 6월 기준 7년 만에 가장 많았다. 증가율은 같은 달 기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고, 합계출산율은 0.88명으로 0.11명 상승했다.
출생아 수는 2024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24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증가했다.
다만 올해도 출산 반등은 첫째아가 이끄는 추세다. 2분기 첫째아 비중은 63.0%로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p) 상승했지만 둘째아는 31.5%로 0.3%p, 셋째아 이상은 5.5%로 1.0%p 낮아졌다.
6월에는 첫째아 비중이 63.8%로 2.3%p 오른 반면 둘째아는 30.6%로 1.2%p, 셋째아 이상은 5.6%로 1.1%p 하락했다.
분기별 구성비를 토대로 계산하면 올해 상반기 첫째아는 전년 동기보다 약 1만 4000명 늘어 전체 출생아 증가분의 약 72%를 차지했다.
반면, 둘째아는 약 5400명 증가했고 셋째아 이상은 100명 안팎 늘어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모든 출산순위에서 출생아 수가 증가했지만 첫째아가 워낙 많이 늘면서 둘째아와 셋째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며 "결혼 후 2년 이내에 첫째아를 출산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아이를 낳은 사람들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부부가 많고 결혼한 뒤 출산까지의 기간도 짧아지고 있다"며 "혼인 증가가 출생아 반등을 이끌고 있지만 현재의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반등을 장기화하려면 혼인과 첫 출산 시점을 앞당기고 첫째아 출산이 둘째아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출산 반등을 주도한 연령대는 30대, 그중에서도 30대 후반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5~39세 여성의 출산율은 1000명당 52.1명으로 전년보다 6.0명(13.1%)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대별 출산율 가운데 증가 폭도 가장 컸다. 30대 초반 출산율은 73.1명으로 가장 높았지만 전년보다 2.8명(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대 후반 출산율도 21.2명으로 전년보다 0.5명(2.6%) 늘어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상승했지만, 30대 후반과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 40대 초반 출산율 역시 8.5명으로 전년보다 0.8명(10.6%) 올라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35~39세 산모가 낳은 출생아는 전년보다 8300명, 30~34세는 6900명 늘었다. 두 연령대의 출생아 증가분이 전체 증가분의 약 95%를 차지하면서 30대 중심의 출산 반등 흐름이 뚜렷했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지난해 33.8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첫째아 출산연령은 33.2세로 0.1세 상승했고 둘째아는 34.7세, 셋째아는 35.8세로 각각 0.2세 올랐다. 35세 이상 산모가 낳은 출생아 비중도 37.3%로 1.4%p 확대됐다.
첫째아를 낳기까지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2.4년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첫째아 가운데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2년 안에 태어난 비중은 53.2%로 0.5%p 상승했다.
2024년 혼인 건수가 14.8%, 지난해 8.1%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5% 늘면서 혼인과 첫째아 출산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출산 반등이 상대적으로 늦은 연령대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혼인과 첫 출산이 계속 늦어지면 첫째아 출산 이후 둘째아 이상을 낳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져 현재의 반등세가 다자녀 출산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첫째아가 35~39세에서 주로 나오면 둘째아로 이어지기 어렵지만 30~34세에 태어나 둘째아가 뒤따라올 수 있다"며 "첫째아를 낳은 부모가 둘째아를 출산하고 다시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것을 기업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아이를 많이 낳는 사회가 되려면 결혼과 출산을 앞당기고 둘째아와 셋째아로 이어져야 한다"며 "단순히 혼인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혼인에 따른 불이익을 과감하게 없애고 청년층의 주택 구매와 대출에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에서도 일자리와 주거·교육을 결합하는 등 굵직한 정부 정책을 청년의 혼인과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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