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출근길 시위 중단…박홍근 "예산, 집회 강도 따른 협상 대상 아냐"

"재정 원칙이 장애인 배제했다는 주장 동의 못해"
특별교통수단 지원 확대·최중증장애인 일자리 검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으며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장애인 이동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조례안 통과를 약속했다. 2026.8.24 ⓒ 뉴스1 이종수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4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오늘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정부 예산은 집회나 시위의 강도에 따라 결정되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기획예산처의 재정 원칙과 기준이 장애인을 배제했다는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박 장관은 "지난 19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직접 만나 시민들의 출근길과 일상에 피해를 주는 방식의 시위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오늘 전장연이 그 요청에 응답한 만큼 결단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앞에서 엄숙히 천명한 약속인 만큼 앞으로 흔들림 없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도입된 서울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오세훈 서울시장이 폐기한 데 항의하면서 올해 초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가 해당 제도를 다시 도입하기로 한 것도 시위 중단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정부는 그동안 일관된 원칙을 지켜왔다"며 "예산은 정책적 필요성과 사업의 타당성, 재정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하며 이 원칙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편으로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어놓았다"며 "시민들이 겪는 불편을 줄이고 해법을 찾기 위해 시민사회와 함께 당사자들을 설득하고 장애인 정책과 예산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전장연 대표단은 이날 오후 기획처를 찾아 지하철 탑승 시위 중단에 관한 입장과 장애인 정책·예산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박 장관은 "정부는 전달받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되 개별 정책과 예산은 필요성과 효과, 법과 제도, 재정 원칙에 따라 책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획예산처의 재정 원칙과 기준이 장애인을 배제했다는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재정 운용 과정에서 부족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 세심하게 살피고 보완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운전원 확충 등 실질적인 운영 개선을 위한 국가 지원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중증장애인 일자리와 관련해서도 지역이 주도하고 장애인 당사자가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연구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송경용 신부 등과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박 장관은 면담 직후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적으로 유보하고 합리적인 대화 의지를 보여 국가재정의 책임자로서 소통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연이 요구한 예산 반영에 대해서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이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한정된 재원 안에서 공명정대하고 불편부당하게 정책을 집행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 대한 이해와 존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