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세수로 '100조+α' 미래대응기금…AI·청년·지방 등 4대 분야 투자

내년 추가세수 60조+α·교부금 개편 재원 20조·초과세수 25조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에 투자…세수결손 땐 재정 보강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기획예산처 현판. (기획예산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스1) 임용우 심서현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해 100조 원 이상 규모로 추산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장기 세수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내년 내국세 세입예산-장기 추세치)와 당해연도 세입예산을 웃도는 '초과세수'(당해연도 내국세 세수 전망-세입예산) 등을 기금에 적립한다. 내년 추가세수 60조 원 이상과 교육교부금 개편 재원 20조 원 안팎, 올해 초과세수 25조 원가량을 합하면 기금 재원은 100조 원을 웃돌 전망이다.

호황기에는 세수를 쌓고 불황이나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기금에서 재정을 보강하는 '재정안정화 저수지'로 활용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재정지출이 급등락하는 문제를 완화하고 재정 운용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기금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프론티어급 인공지능(AI)과 피지컬 AI,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소형모듈원자로(SMR)·우주항공·양자 등 미래 기술을 비롯해 청년 일자리·주거, 지역 성장, 인재 양성 등에 재원을 투입한다.

100조원 이상 추산…추가세수 60조·교부금 재원 20조

기획예산처는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이나 대규모 경기변동으로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를 별도로 적립해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는 기금이다.

경기 둔화로 세수가 줄면 기금에서 재정을 보강해 경기 상황에 따라 재정지출이 급등락하는 문제도 완화한다.

기금 규모가 10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는 것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가 주요 배경이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내국세 368조 원에 장기 평균 증가율 6.1%를 적용하면 내년 내국세 추세치는 약 390조 원이다. 기획처가 내년도 국세수입을 500조 원 이상으로 전망하면서 국세의 약 90%를 차지하는 내국세는 45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내년 내국세 전망치에서 장기 추세치를 뺀 60조 원 이상이 기금에 적립할 추가세수로 추산된다.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되는 재원도 20조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현행 내국세 20.79% 연동제를 유지하면 내년 교부금이 약 100조 원에 이르지만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새 산식을 적용할 경우 약 80조 원이 배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액은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에 적립되며 다른 계정으로 전출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올해 1~6월 국세수입 진도율이 연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추경 전망보다 내국세가 25조3000억 원 더 걷힐 수 있다. 이 같은 초과세수에 내년 추가세수와 교부금 개편 재원을 합하면 기금 재원은 105조3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세계잉여금 잔여재원과 여유자금 운용수익도 추가된다.

기획처는 구체적인 기금 수입 규모를 이달 말 내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추가세수는 장기적인 세수 추세를 웃도는 세수 증가분이고, 초과세수는 당초 세입예산을 웃도는 세수 증가분이다. 추가세수는 다음 연도 내국세 세입예산이 장기 추세치를 웃돌 때 발생하는 차액이다. 2년 전 내국세 결산액에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해 추세치를 산출하고 이를 웃도는 세수를 일반회계에서 기금으로 전입한다.

초과세수는 9월 세입 재추계에서 당해연도 내국세 전망이 기존 세입예산을 웃돌 때 발생하는 차액이다. 추가세수가 반도체 호황 등 경제구조 변화나 중장기 경기변동에 따른 세수 증가분이라면, 초과세수는 세수추계 오차나 단기 경기변동에 따른 세수 증가분이다.

반대로 내국세가 장기 추세치를 밑돌거나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기금에서 재정을 보강한다. 지방교부세 감소로 지방재정에 충격이 발생할 때도 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도 개정한다.

기획처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3~5년 주기로 오르내리는 만큼 10년을 기준으로 해야 호황과 불황이 함께 반영될 수 있다"며 "호황에는 재원을 적립하고 추세치에 미달할 때는 이를 재정안정화 저수지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2026.6.18 ⓒ 뉴스1 김기태 기자
청년·AI 등 4대 분야 투자…여유자금도 적극 운용

기금은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 가운데 'NEXT 원칙'에 부합하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NEXT는 자본축적(New-Capital), 과감한 투자(Enterprising), 탄력적 집행(fleXible), 시급성(Timely)을 뜻한다.

청년 분야에서는 첨단·선호 분야 직업훈련과 일경험, 창업, 자산 형성을 지원한다. 월세에서 전세, 자가로 이어지는 주거사다리를 구축하고 혼인·출산·양육 부담도 낮춘다.

성장동력 분야에는 프론티어급 AI와 피지컬 AI,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3대 메가프로젝트 인프라를 비롯해 소형모듈원자로(SMR)·우주항공·양자 등 7대 SEED 기술이 포함된다.

지방 분야에서는 지역 성장거점과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농어촌 기본소득 확산 등을 지원한다. 교육·인재 분야에는 이공계 인재 양성과 해외 우수인재 유치, 대학 경쟁력 강화, 고등·평생교육 및 영유아 교육 지원 사업이 담긴다.

기금은 기획처가 총괄 운용하고 관계부처가 사업을 수행하는 다부처기금으로 설계한다. 총괄계정과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개 사업계정을 두고 민관합동 기금운용심의회와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구성한다.

여유자금은 외부 전담 자산운용사에 맡겨 기금 지출 일정에 맞춰 채권과 주식 등에 투자한다. 기획처는 최소수익률 목표의 예시로 지난 18일 종가 기준 3.85%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을 제시했다.

기획는 오는 24일부터 관련 패키지 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3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AI 확산에 맞춰 국가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향후 2~3년이 우리 경제의 성장판을 열 수 있는 결정적 시기"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기술패권 경쟁의 실탄으로 활용하고 추가세수를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생산적 지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