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5.4조↑, 작년의 2배…석 달간 20조 육박

7월 주담대 3.4조·신용대출 2조↑…증가 폭 둔화에도 여전히 예년 상회
대출 총량 목표 상향에 한은 "더 지켜볼 필요"…향후 흐름 예단 어려워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췄으며 하나은행은 지난 7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신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6.8.11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5조 4000억 원 늘면서 3개월 연속 5조 원을 웃도는 큰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 자체는 전월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의 두 배에 달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석 달간 늘어난 가계대출만 19조 9000억 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주택·대출 정책 변화가 향후 대출 수요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은이 14일 발표한 '2026년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94조 8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5조 4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 행진을 이어갔다.

증가 규모는 전월 7조 6000억 원에서 2조 2000억 원가량 축소됐지만, 지난해 7월 2조 7000억 원과 비교하면 정확히 두 배에 해당한다.

은행 가계대출은 5월 6조 9000억 원을 시작으로 석 달째 월 5조 원 이상의 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담대·기타대출 모두 둔화…석달간 19.9조 늘어

주택담보대출은 3조 4000억 원 늘어난 948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전월 4조 3000억 원보다 9000억 원 줄었다.

4~5월 수도권 주택거래 증가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이어졌으나 전세 거래 감소세와 기존 분양 물량의 중도금 납부 수요 둔화가 증가 폭을 줄였다. 주담대 증가세는 4개월 연속 나타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5월 6000억 원, 6월 7000억 원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도 8000억 원 감소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열린 2차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끝으로 최종안을 다듬으며 다음 주 대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마련을 위한 두 차례 점검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이르면 13일 신규 공급과 금융 대책을 담은 종합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6.8.9 ⓒ 뉴스1 박세연 기자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 원 증가한 245조 4000억 원으로, 석 달째 늘어났다. 지난 6월 증가 규모인 3조 3000억 원보다 1조 3000억 원 축소됐다.

주식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영향이 컸다. 개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5월 42조 6000억 원, 6월 52조 원에서 7월 3조 4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승엽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폭이 주담대와 기타대출 모두에서 축소됐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을 웃돌아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의 주택 공급·금융지원 대책 등에 따라 대출 관리 목표가 상향 조정된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차장은 "대출 관리 목표 자체가 상향 조정됐지만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대출 수요, 은행 대출 태도, 주택시장 상황 등이 함께 작용하는 만큼 향후 가계대출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은 제공)
기업대출 7.7조↑…수시입출식예금 80조 역대 최대 감소

은행 기업대출은 7조 7000억 원 늘어난 1421조 1000억 원으로 전월 증가 폭인 5조 1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직접금융에서는 회사채가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1조 9000억 원 순 상환돼 8개월 연속 순상환을 이어갔다. CP·단기사채는 4조 원 순 발행으로 돌아섰고, 주식 발행은 일부 대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1조 5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은행 수신은 전월 28조 8000억 원 증가에서 30조 원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수시입출식예금이 80조 8000억 원 줄어 한은이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들어왔던 기업 자금의 재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에 더해, 일부 기업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옮겨간 영향이었다.

반면 정기예금은 은행의 대출 재원 마련과 규제 비율 관리, 일부 대기업의 여유자금 예치 등으로 42조 3000억 원 급증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