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6000억 국공립병원 검체검사 담합 제재 착수…과징금 최대 900억
녹십자의료재단 등 7곳…2012년부터 12년 10개월간 706건 담합 혐의
사무처 판단 기준 과징금 부과율 최대 15%…법인·임직원 고발 의견
- 이강 기자,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이강 심서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12년 넘게 국공립병원 등의 검체검사 용역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를 받는 7개 사업자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계약 규모는 약 2940억 원이지만, 들러리 입찰분까지 포함한 관련매출액은 약 6000억 원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사무처는 이번 사건에 최대 15%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른 과징금은 최대 약 9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
공정위 사무처는 11일 △의료법인 녹십자의료재단 △주식회사 지씨셀 △의료법인 삼광의료재단 △주식회사 삼광랩트리 △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 △재단법인 씨젠의료재단 △의료법인 이원의료재단 등 7개 사업자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관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송부했다고 밝혔다.
사무처는 지난 7일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행위 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임직원 고발 의견이 담겼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사업자가 2012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2년 10개월 동안 국공립병원 등이 발주한 검체검사 용역 입찰 등 706건에서 입찰담합과 물량합의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자들은 입찰 전에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투찰률을 정하고 나머지 업체가 들러리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찰 이후 업체별로 공급할 검체검사 물량도 사전에 배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담합 방식은 입찰마다 달랐다. 사업자들이 직접 만나 합의하거나 문자메시지로 들러리 참여를 요청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입찰 건수가 706건으로 워낙 많아 기본적인 합의를 한 뒤 사전에 만난 경우도 있고, 문자로 들러리 참여를 요청한 경우도 있는 등 방식이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본 발주처는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서울의료원과 대전의료원 등 지방의료원, 적십자병원 등이 있다. 다만 공정위는 입찰 건수가 많은 점을 고려해 발주처별 계약금액은 별도로 산정하지 않았다.
담합 행위의 영향을 받은 706건의 계약금액은 약 2940억 원이다.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은 낙찰받은 계약뿐 아니라 들러리로 참여한 입찰까지 포함해 약 6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번 사건을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과 물량담합 금지 조항을 위반한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했다. 구간은 부과기준율 10.5~15%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관련매출액 약 6000억 원에 최고 부과기준율인 15%를 단순 적용하면 과징금은 약 900억 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과징금은 위원회 심의를 통해 도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체검사는 질병 감염 여부 등을 판정하기 위해 혈액과 소변, 체액, 조직 등 다양한 검체에서 특정 물질을 검출·측정하거나 형태학적 이상 여부를 판독하는 행위다. 간염 등 바이러스 검사와 각종 암의 조직검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병원은 검사 수요가 적거나 진단 장비·시설 또는 전문 인력이 부족해 원내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검사를 전문기관에 위탁한다. 국공립병원은 2010년대 후반 이후 경쟁입찰을 통해 검체검사 수탁 사업자를 선정해 왔다.
피심인 7곳 가운데 실제 검체검사를 수행하는 사업자는 녹십자의료재단과 삼광의료재단, 서울의과학연구소, 씨젠의료재단, 이원의료재단 등 5곳이다. 지씨셀은 녹십자의료재단 계열사이고 삼광랩트리는 삼광의료재단 계열사로, 검체검사를 직접 수행하지는 않았지만 공동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피심인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7개 법인 전부와 이 가운데 5개사 소속 임직원에 대한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검체검사를 수행한 5개 사업자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조사기관에 따라 70~87% 수준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사업자들의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전원회의를 열어 법 위반 여부와 구체적인 제재 수준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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