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46억부터 종부세 급증, 왜?…'누진세 구조·과표 구간' 영향
과세표준 12억 넘으면 세율 '점프'…시가 46억이 경계선
보유공제 사라지고 거주공제로…같은 집이라도 비거주면 세부담 더 크게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시가 약 46억 원(공시가격 32억 원) 안팎부터 세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진다. 이 가격대부터 기본공제를 뺀 뒤 계산한 과세표준이 12억 원을 넘어 상위 세율 구간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8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가 사라지고 실거주 중심의 세액공제 체계로 바뀌면서 같은 가격의 주택이라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최대 두 배 이상 벌어질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구간의 납세자는 전체 종부세 납세자의 약 5% 수준으로 추산된다.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종부세를 계산하려면 먼저 '과세표준'을 구해야 한다. 과세표준은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되는 금액으로,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32억 원(시가 약 46억 원)인 거주용 1주택자라면, 이번 개편으로 상향된 기본공제 14억 원을 뺀 18억원에 공정시장가액비율(2027년 70%)을 곱해 과세표준 12억 6000만 원이 나온다.
이렇게 구한 과세표준에 정해진 세율을 곱하고, 여기서 누진공제와 각종 세액공제를 빼면 최종 종부세액이 결정된다.
문제는 이 과세표준이 어느 구간에 속하느냐에 따라 적용받는 세율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번 개편안의 종부세율표를 보면 과세표준 6억 원 초과~12억 원 이하 구간은 1.0%에서 내년 1.3%로 오르는 데 그치지만, 12억 원을 넘어서는 순간 세율은 내년 1.5%, 2028년 2.0%로 뛴다.
시가 46억 원(공시가 32억 원) 주택의 과세표준이 12억 6000만 원에 달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금액은 6억~12억 원 구간을 조금 벗어나 12억~25억 원 구간에 걸친다. 즉 시가 46억 원은 세율이 '한 단계' 오르는 동시에 과세표준이 상위 구간에 걸리는, 두 가지 상승 요인이 동시에 겹치는 가격대인 셈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6억~12억 원 구간의 세율을 1.0%에서 갑자기 2.0%로 올리면 세 부담이 급격히 튀기 때문에, 2027년에는 1.3%로 완충한 뒤 2028년에 2.0%까지 올리는 방식으로 스무스하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완충 장치를 마련했더라도, 과세표준 12억 원을 넘어서는 구간 자체가 새로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종부세는 소득세와 마찬가지로 '누진세' 구조다. 과세표준 전체에 하나의 세율을 일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간별로 나눠서 적용한다.
3억 원까지는 0.5%, 3억~6억 원은 0.7%, 6억~12억 원은 개편된 세율(2028년 기준 2.0%)이 적용되는데, 이 2.0%는 과세표준 전체가 아니라 '12억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만 적용된다.
시가가 오를수록 과세표준이 12억원을 초과하는 폭도 커져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부분이 그만큼 늘어난다. 이에 따라 세 부담도 더욱 가파르게 증가한다.
시가 60억 원(공시가 40억 원)은 615만 2000원에서 1742만 9000원으로 2.83배, 시가 70억 원(공시가 50억 원)은 937만 7000원에서 3295만 7000원으로 3.51배까지 벌어진다.
앞서 예로 든 60세·시가 50억 원 주택자는 계속 거주해온 경우였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이 집에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했다면, 세 부담 증가폭은 훨씬 커진다.
60세이고 10년째 거주 중인 1세대 1주택자는 공제율이 현행 60%에서 개편 후에도 60%로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같은 60세·10년 보유하되 거주하지 않은 1세대 1주택자는 공제율이 현행 60%에서 개편 후 20%로 뚝 떨어진다.
지금까지는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10년 기준 최대 40%)와 연령공제를 합쳐 60%를 채울 수 있었지만, 2028년부터 보유기간 공제가 완전히 사라지고 거주기간 공제로 대체되면서,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한 사람에게는 연령공제(20%)만 남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같은 시가 50억 원(공시가 35억 원) 주택이라도, 거주자는 종부세가 453만 9000원에서 978만 5000원(2.1배)으로 느는 반면, 비거주자는 같은 453만 9000원에서 1970만 3000원(4.3배)까지 뛴다.
시가 20억 원(공시가 15억 원) 주택은 거주자는 오히려 종부세가 27만 6000원에서 10만 8000원으로 줄어드는데, 비거주자는 같은 20억 원 주택에서 27만 6000원이 152만 1000원으로 5.5배 늘어난다.
시가 70억 원(공시가 50억 원)은 비거주자 기준 937만 7000원에서 4480만 1000원으로 4.8배까지 벌어진다.
같은 가격, 같은 나이, 같은 보유기간이라도 실거주 여부 하나로 세 부담 증가율이 최대 두 배 넘게 갈리는 셈이다.
한편 지난해 종부세 고지 기준 과표 6억~12억 원 구간 납세인원은 5만 9905명(누계 95.1%), 12억~25억 원 구간은 1만 9372명(누계 99.2%)이다.
이번 개편으로 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구간의 납세자는 전체 종부세 납세자의 약 5% 안팎으로 추산된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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