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중위소득 6.70% 인상 '역대 최대'…"K자형 양극화 대응"

4인 가구 692만 9885원·1인 가구 273만 6042원…3년 연속 6%대
생계급여 4인 최대 221만 7563원…산정방식 6년 만에 개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 8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7.28 ⓒ 뉴스1 김명섭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이 4인 가구 기준 올해보다 6.70% 인상된 692만 9885원으로 결정됐다. 기준 중위소득 산정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256만 4238원에서 273만 6042원으로 오른다.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은 1인 가구 87만 5533원, 4인 가구 221만 7563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하위소득계층의 적자가 커지고 소득계층 간 격차가 확대되는 등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역대 최대 수준의 인상을 결정했다.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도 6년 만에 개편해 소비자물가와 실질경제성장률 등 사회·경제 지표를 반영하도록 했다.

중위소득 인상률 6.70% '역대 최대'…'K자형 양극화' 대응

보건복지부는 28일 제8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과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 기초생활보장 급여별 선정기준 및 최저보장수준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준 중위소득은 복지부 장관이 급여 기준 등에 활용하기 위해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고시하는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이다.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15개 중앙부처 80개 복지사업의 대상자 선정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올해 649만 4738원에서 43만 5147원 오른 692만 9885원으로 정해졌다. 인상률은 지난해 결정한 올해 인상률 6.51%보다 0.19%포인트(p) 높은 6.70%로 역대 최대다.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256만 4238원에서 17만 1804원 증가한 273만 6042원이다.

정부가 2025년 6.42%, 올해 6.51%에 이어 3년 연속 6%대 인상을 결정한 것은 저소득층의 생활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적자 규모는 지난해 4분기 43만 8000원에서 올해 1분기 51만 9000원으로 확대됐다. 적자 가구 비율도 같은 기간 58.7%에서 62.5%로 높아졌다.

2024년 기준 상위 20%의 처분가능소득은 하위 20%의 5.78배였다. 올해 1분기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도 상위 20%는 5.1%였지만 하위 20%는 1.9%에 그쳤다.

복지부는 "최근 빈곤 심화와 K자형 양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생계급여의 경우 1인 가구 최대 지급액은 약 5만 5천원, 4인 가구 최대 지급액은 약 14만원 인상되어 저소득층 생활수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제공)
생계급여 4인 221만 7563원…교육활동지원비 4.7%↑

급여별 선정기준은 올해와 동일하게 생계급여가 기준 중위소득의 32%, 의료급여 40%, 주거급여 48%, 교육급여 50%로 결정됐다.

생계급여는 선정기준이 곧 최대 지급액이다. 1인 가구는 올해 82만 556원에서 87만 5533원으로 약 5만 5000원, 4인 가구는 207만 8316원에서 221만 7563원으로 약 14만 원 오른다.

각 가구가 실제로 받는 생계급여는 가구원 수별 선정기준액에서 해당 가구의 소득인정액을 뺀 금액이다.

의료급여 선정기준은 1인 가구 109만 4417원, 4인 가구 277만 1954원이다. 의료급여는 수급권자의 의료비 가운데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비용을 지원한다.

주거급여 선정기준은 1인 가구 131만 3300원, 4인 가구 332만 6345원으로 정해졌다. 임차가구에 지급하는 기준임대료는 지역과 가구원 수에 따라 올해보다 월 1만 2000원에서 5만 원 인상된다.

자가가구 주택 수선비용은 올해와 동일하게 경보수 590만 원, 중보수 1095만 원, 대보수 1601만 원으로 결정됐다.

교육급여 선정기준은 1인 가구 136만 8021원, 4인 가구 346만 4943원이다. 교육활동지원비는 평균 4.7% 인상돼 초등학생 51만 3000원, 중학생 71만 4000원, 고등학생 94만 5000원이 지급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 8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7.28 ⓒ 뉴스1 김명섭 기자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 개편…물가 상승률 등 고려

2021년부터 6년간 적용했던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도 개편했다.

앞으로는 올해 기준 중위소득에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의 최신 3년 평균 증가율을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통계의 변동성과 시차를 보완하기 위해 최신 소비자물가지수와 실질경제성장률 등 주요 사회·경제 지표를 반영해 증가율을 보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상대빈곤 완화와 기초생활보장급여의 적정성, 국가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추가로 조정할 수 있다. 새 산정방식은 3년간 적용한 뒤 기초생활보장 평가에 포함해 재검토한다.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은 최근 3년간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 평균 증가율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을 고려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질경제성장률의 최근 3년 평균치를 반영해 산출했다.

특히 통계적인 보완 외에도 상대빈곤 완화, 기초생활보장급여의 적정성 및 국가의 재정적 여건 등을 고려해 증가율을 조정할 방침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최근 하위소득계층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등 어려운 국민의 생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70% 인상한 것은 가장 어려운 국민의 생활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 수립될 '제4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 부양의무자 제도 개선 등 더 폭넓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