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만 받아도 만남 1회 차감"…결혼중개업체 '깜깜이 위약금' 분쟁

3년간 피해구제 1236건…계약해지·위약금 56.1%
성혼사례금 기준 모호…가격·보증보험 정보 공개도 미흡

한 여성이 웨딩 촬영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AFP=뉴스1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결혼중개 서비스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때 실제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상대방의 프로필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만남 횟수를 차감하거나, 구두로 약정한 추가 주선 횟수를 계약서에 기재하지 않아 환급금 분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혼사례금을 받으면서도 '성혼'의 기준을 명확히 정하지 않거나 국제결혼 진행 중 소비자가 파혼할 경우 산정 근거 없이 손해배상금이나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한 업체도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외 결혼중개 서비스 '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피해구제 접수가 많은 국내 결혼중개업체 8개 사와 국제 결혼중개업체 9개 사 등 총 17개 사다.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결혼중개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는 총 1236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378건에서 2024년 409건, 지난해 449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계약해지·위약금'이 56.1%(693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계약불이행' 39.2%(485건), '품질 불만' 1.7%(21건) 등의 순이었다.

계약해지·위약금 관련 피해는 중도해지 시 상대방의 프로필을 제공한 것만으로 만남 횟수를 차감하거나, 전체 약정 횟수에서 이미 제공한 서비스 횟수를 제외한 뒤 회당 이용요금을 산정해 환급액을 적게 지급한 사례가 많았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1회 만남 후 계약을 해지한 경우 회원가입비의 80%에 전체 횟수 대비 잔여 횟수의 비율을 곱한 금액을 환급해야 한다.

계약불이행 피해는 계약 당시 약정한 조건에 맞지 않는 상대방을 주선한 사례가 주로 확인됐다. 품질 불만은 상대방의 서류 검증이 미흡하거나 담당 매니저와의 연락이 지연된 경우 등이었다.

실제 계약서를 조사한 결과 국내 중개업체 8개 사 중 2개 사는 실제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상대방의 프로필을 제공하면 만남 횟수를 차감하는 조항을 적용하고 있었다.

4개 사는 무제한 주선이나 기본 횟수 외 추가 주선을 구두로 약정하면서 이를 계약서에는 기재하지 않거나 약정 횟수를 제한해 적었다.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소비자는 구두로 안내받은 내용을, 업체는 계약서에 명시된 횟수를 기준으로 환급금을 산정하면서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혼사례금과 손해배상금의 청구 기준도 명확하지 않았다.

조사 대상 17개 사 중 8개 사는 업체가 주선한 상대방과 결혼할 경우 가입비 외에 별도의 성혼사례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결혼식 당일이 아닌 상견례일이나 결혼 날짜를 확정한 시점을 성혼으로 간주하거나, 구체적인 성혼 기준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국제 중개업체 9개 사 중 7개 사는 결혼 진행 중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결혼을 포기하거나 파혼하면 상대방에게 손해배상금 또는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일부 약관에는 소비자의 일방적인 파혼이나 이혼으로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히면 미화 1만 달러를 배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청구 비용의 산정 근거는 명시되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통한 가격과 보증보험 정보 공개도 미흡했다.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결혼중개업법)에 따라 결혼중개업자는 홈페이지를 운영할 경우 계약 체결이나 회원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수수료와 회비를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해야 한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조사 대상 15개 사 중 가격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한 업체는 8개 사에 그쳤다.

4개 사는 가격을 게시하지 않거나 구간으로만 표시했고, 나머지 3개 사는 연락처 인증이나 회원가입 절차를 거쳐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결혼중개업자는 고의나 과실로 발생한 소비자 손해를 보장하기 위해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보험금 청구 절차를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

그러나 13개 사는 홈페이지에서 보증보험 가입 여부나 유효기간을 확인하기 어려웠고, 1개 사는 보험금 청구 절차를 게시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조사 대상 업체에 △계약서와 구두 약정 내용 일치 △현행 표준약관 사용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 개선 △사진 등 회원정보 이용 관련 조항 개선 등을 권고했다.

소비자에게는 △만남 횟수 등 주요 약정 내용을 구두로만 안내받지 말고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요구할 것 △만남 횟수 차감과 중도해지 환급 기준 등을 충분히 확인한 뒤 계약할 것 등을 당부했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