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중대 손질…지방 중기 지원 늘리고 통화정책 기능 강화
내년 상반기 지방중기 지원↑…하반기 '중소기업신용연계지원' 신설
'준재정적' 무역금융·신성장 지원 단계적 축소…총한도 30조원 유지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통화정책 기능을 강화하고 경제 상황 변화에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방 중소기업 지원은 확대하는 대신, 준재정적 성격을 띤 지원 프로그램은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할 방침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 개편안을 의결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금중대는 한은이 금융기관에 저리 자금을 공급해 자금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유도하는 정책 수단이다. 신용 경로를 통한 금리정책의 파급효과를 보완해 물가와 금융 안정을 뒷받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다만 특정 부문을 선별 지원하는 준재정적 성격이 지속되고, 지원 규모가 장기간 고정되면서 경제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은은 부문 간 격차와 정책변수 간 상충으로 기준금리 보완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데다 경제 규모 확대 등 정책 여건 변화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이번 제도 개편을 추진했다.
개편의 핵심은 '중소기업신용연계지원' 프로그램 신설이다.
한은은 내년 하반기부터 특정 부문이 아닌 중소기업 전반을 대상으로 경제 상황에 따라 한도와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신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기존에는 한은이 사전에 정한 요건에 맞는 대출 취급 실적에 따라 자금을 공급했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 전반의 대출 실적을 기준으로 지원한다.
분기별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에 따라 한도를 배정하고, 정책자금 연계 대출과 일부 업종 대출은 제외한다. 저신용·무담보·업력이 짧은 기업에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금융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방 중소기업 지원도 확대한다. 한은은 수도권보다 금융 접근성이 낮고 경기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중소기업지원'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지역경제 규모 확대에도 2014년 이후 한도가 5조 9000억 원으로 오래 고정된 점을 고려한 조치다.
반면 장기간 운영해 온 '무역금융지원'과 '신성장·일자리지원' 프로그램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한다.
한은은 해당 프로그램이 경제 상황에 따른 금중대의 신축적 운용을 제약하고 정책금융기관 등을 통한 유사 지원도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대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프로그램별 신규 대출 취급 지원 기한을 미리 공지하고 기존 대출은 만기까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한은은 금중대 총한도 30조 원을 유지하면서 통화정책 기조와의 정합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기관 협의와 전산시스템 구축, 업무체계 정비 등을 진행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중대를 보다 시장 친화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는 경제 상황과 통화정책 기조에 맞춰 한도와 금리를 보다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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