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민순자산 2.2% 늘어 2경 4561조…증가세는 반토막(종합)

'국부' 역대 최대 경신…토지·주택가격 올랐지만 순금융자산 20% 감소
해외주식 투자에 거래요인 증가 확대…코스피 급등에 거래외 요인은↓

코스피가 상승 출발하며 7000선을 회복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환판에 전장대비 376.58포인트(5.58%) 상승한 7,124.53을 나타내고 있다. 2026.7.22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심서현 이강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국부(국민순자산)가 2경 4561조 원으로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국부 증가율은 2.2%로, 전년(5.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토지와 주택 가격이 상승해 비금융자산 증가세는 확대됐다. 반면 코스피가 급등한 여파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평가액이 크게 불어나 순금융자산은 5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순자산은 전년 말보다 531조 원(2.2%) 늘어난 2경 4561조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민순자산은 가계와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보유한 주택 등 비금융자산과 예금·주식 등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것으로, 국가 전체의 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집값 상승, 비금융 8% '껑충'…주식 등 순금융자산 20%↓

지난해 국부 증가액이 전년(1142조 원)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주된 원인은 주식을 비롯한 금융자산이었다.

비금융자산은 지난해 전년보다 857조 원(3.8%) 증가한 2경 3291조 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이 전년(2.7%) 대비 1.1%포인트(p) 높아졌다.

토지가격 상승률이 0.9%에서 3.7%로 확대되면서 토지 시가총액은 1경 2660조 원으로 554조 원(4.6%) 늘어났다. 집값 상승의 여파로 지난해 주택 시가총액(7710조 원)은 571조 원(8.0%) 급증했다. 증가율이 전년 3.9%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반면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271조 원으로 326조 원(20.4%) 감소했다. 1년 전에는 순금융자산이 559조 원(53.8%)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우리나라 순금융자산이 줄어든 것은 2020년(-11.6%) 이후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과 데이터처는 금융자산이 11.4% 늘어나는 동안 금융부채가 더욱 큰 폭인 13.6%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남 팀장은 "순금융자산 감소는 국내외 주가 상승률의 격차가 결정적이었다"며 "코스피는 작년 중 75.6% 올라 S&P500(16.4%)과 유로스톡스50(18.3%)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남 팀장은 "이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 즉 우리나라 금융부채가 거주자의 해외 주식 평가액보다 크게 늘었다"며 "환율은 2.2%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국부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부연했다.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은 국민계정상 대외금융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늘어날수록 순금융자산에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필근 국가데이터처 소득통계과장은 "순금융자산 감소는 앞서 53.8% 급증한 2024년의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서학개미' 해외주식 매수에도 거래 외 증가분 급감

지난해 국민순자산 증가분 531조 원 중 실제 자산 취득 등 거래 요인에 따른 증가분은 319조 원으로 전년의 309조 원보다 소폭 확대됐다.

건설투자 부진 여파로 비금융자산 순취득은 줄었지만, 거주자의 해외 주식 투자가 늘면서 금융자산 순취득이 119조 원에서 160조 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자산 가격과 환율 변동 등 거래 외 요인에 따른 증가분은 전년 833조 원에서 212조 원으로 급감했다.

토지가격 상승으로 비금융자산 평가이익은 크게 늘었으나, 금융자산의 거래 외 증감이 440조 원 증가에서 486조 원 감소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남 팀장은 "금융자산의 거래외 감소는 국내 주식시장의 상대적 호조로 인해 비거주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의 원화 표시 증가액이 거주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의 증가액을 크게 상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부동산 대책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률이 대책 발표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거용 부속 토지 가격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집값·코스피 상승에 가계 순자산 9% '껑충'…1인당 2.7억 돌파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 4200조 원으로 전년보다 1167조 원(9.0%) 증가했다. 전체 국민순자산에서 차지한 비중은 57.8%였다.

비금융자산은 494조 원(5.0%), 순금융자산은 674조 원(21.8%) 각각 늘었다.

특히 가계 순금융자산 증가율이 2009년 26.5%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

남 팀장은 "가계 순자산 증가에는 주택과 주식이 절반씩 기여했다"며 "주택 관련 증가분은 전년 246조 원에서 지난해 약 534조 원으로 확대됐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14조 원 감소에서 520조 원 증가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에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억7475만 원으로 전년(2억5184만 원)보다 2291만 원(9.1%) 증가했다. 증가 폭이 전년(3.0%)보다 3배 넘게 불어났다.

시장환율(2025년 중 1422원/달러) 기준 1인당 가계 순자산은 19만 3000달러로, 2024년 말 기준 일본의 17만 2000달러를 웃돌았다. 우리나라의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022년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른 이후 4년째 우위를 유지 중이다.

다만 주요 선진국인 미국(2024년 말 51.4만 달러, 시장환율 환산), 호주(42.2만 달러), 캐나다(29.7만 달러), 독일(26.7만 달러), 프랑스(23.5만 달러), 영국(20.4만 달러) 등의 1인당 가계 순자산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구당 순자산은 지난해 4666만 원(7.9%) 늘어난 6억3427만 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자산은 1경 7836조 원으로 1년 새 709조 원(4.1%) 증가했다. 건물자산(5176조 원)의 증가세는 둔화(3.7%→3.1%)했지만, 토지자산(1경 2660조 원)의 증가세가 확대(1.8%→4.6%)됐다.

부동산이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6%로 전년보다 0.3%p 상승했다.

비금융법인의 순자산은 21.6% 감소했다. 코스피 급등으로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평가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일반정부와 금융법인의 순자산은 각각 6.2%, 1.7% 증가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