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신현송 "물가 안정 확신까지 정책 대응…모든 가능성 열어둘 것"

8월 연속 인상 가능성 열어둬…"모든 회의가 라이브 미팅"
반도체·환율·부동산 주시…"5월 동결은 실기 아니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향후 기준금리 정책 방향과 관련해 "물가가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며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도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의 정도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사실상 연 3% 기준금리로의 추가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높였다.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신 총재는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에 대해 "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결정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모두 라이브 미팅(결론이 정해지지 않은 회의)"이라고 말했다.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8월 금통위에서도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통위가 가장 주의 깊게 볼 지표로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국내총소득(GDI), 7월 근원물가와 생활물가를 꼽았다. 신 총재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1분기 GDI 증가율이 13.2%에 달한 점을 언급하며, 소득 증가가 소비와 투자로 이어질 경우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환율과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 상황도 추가 인상의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신 총재는 달러·원 환율이 최근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취재진 간 일문일답

8월에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할 가능성과 최종금리 수준은 어떻게 보는가?

▶다음 주 2분기 국민소득 통계를 발표한다. 그 통계를 아주 주의 깊게 보겠다. GDP 성장이 얼마나 계속됐고, 특히 GDI 성장이 얼마나 계속됐는지 보겠다. 8월 4일에는 7월 물가가 발표된다. 유가는 조금 내렸지만, 근원물가가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을 좌우하기 때문에 근원물가를 보고, 기대인플레이션을 결정하는 생활물가 역시 주의 깊게 보겠다. 마지막 갈래는 금융안정이다. 환율은 몇 주 전보다는 약간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수입물가를 통해 통화정책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부동산과 가계대출 역시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물가가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느냐는 앞으로 입수될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

추가 인상의 '속도'라는 표현은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결정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나올 데이터 중 중요한 것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단언할 수 없다.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모두 라이브 미팅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펴겠다. 앞으로 나올 여러 지표에 무게를 두겠다.

근원물가는 언제쯤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는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보다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는 아주 좋은 질문이다. 사실 통화정책과 무관한 것이 아니다. 근원물가는 자체적으로 어떤 포물선을 그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통화정책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궤적이 바뀐다. 저희가 통화정책을 잘 쓴다면 오랫동안 목표 수준보다 높게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하루 이틀이나 며칠 사이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다른 경제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감안해 정책을 펴겠다.

기준금리 2.75%는 중립금리와 비교해 어느 수준이라고 판단하는가?

▶중립금리라는 것은 정의를 우선 할 필요가 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장기적인 균형점에 왔을 때 확장적이지도 않고 긴축적이지도 않은 정도의 금리를 말한다. 균형점에 왔다는 전제가 항상 있다. 균형점에 왔기 때문에 중립금리를 계속 유지하면 계속 거기에 머문다는 개념이다.

경기가 더 확장적이라면 정책금리를 중립금리보다 조금 더 높게 잡을 수도 있고, 중립금리 범위의 상단에 잡을 수도 있다. 단기적인 통화정책의 자세는 계속 점검해 나가겠다. 앞으로 중립금리를 계속 측정하면서 조금 더 고민해 보겠다.

증시 변동성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요즘 증시 변동성이 상당히 높다. 통화정책을 펴는 입장에서는 이것이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금융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가장 큰 관심을 둬야 한다. 주식은 다른 부채나 유동성과 관련된 지표와 달리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되는 경로가 그렇게 많지 않다.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시스템 리스크 요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증시는 큰 폭으로 조정되더라도 금융제도 전체에 미치는 시스템 리스크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금리 인상으로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보는가?

▶취약계층, 특히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저희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부분이야말로 정부와 금융당국의 조화로운 정책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취약계층의 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경우에는 부채 조정 같은 정책도 어느 정도 사용해 취약차주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할 때가 있다.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는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감안해 적정한 수준에서 해야 한다. 여기서는 통화정책보다 선별적으로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는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이 가장 적합한 것 같다. 이런 면에서도 정부, 금융당국과 긴밀히 일을 같이하겠다.

확장재정과 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낼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원칙을 말씀드리면 재정정책이 경제 전반의 성장 여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생산성을 높여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면 통화정책과 부합한다고도 할 수 있다. 지출의 형태와 규모, 집행 속도 등에 따라 해답이 바뀔 수 있다.

최근 고용이 부진한 원인은 무엇이며 향후 고용 흐름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최근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발표된 5월 통계는 마이너스로 나왔고, 어제 발표된 6월 통계에서는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아직도 부진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인 요인과 단기적인 요인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 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비중이 넘어가는 구조적 변화가 항상 있다.

6월에도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앞으로 중동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서비스업 고용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기적인 추세도 항상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양극화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 정책도 항상 같이 가야 한다.

금리 인상이 최근 주가 하락을 좌우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신 총재) 현재 주가 변동성이 많이 커졌다. 다만 금리가 주가를 좌우한다는 평가에는 100% 동의하지 않는다. 다른 변동 요인이 많이 있다. 오히려 계속 주시해야 할 가격이 있다면 반도체 가격이다. 반도체 기업의 주가보다 반도체 가격 자체를 주시하는 것이 좋다.

반도체 가격 흐름이 한국 경제의 성장 추세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반도체 가격 자체가 교역조건으로 이어진다. GDI가 13.2% 성장하는 가운데 GDP는 3.8% 성장했다. GDP 3.8%도 상당히 견조한 성장세지만, GDI 13.2%라는 수치는 결국 반도체 가격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수출량보다 가격이 올라가는 흐름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봐야 한다. AI 산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 반도체가 단순한 품목을 넘어 AI 기반의 새로운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요소가 된다면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점이 상당히 많다. 앞으로 통화정책을 펼 때도 당연히 이를 주시해야 한다.

주가보다는 반도체 가격을 봐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반도체 가격은 현물가격처럼 시장에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일부 낮은 등급의 제품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서베이를 통한 지수는 나오지만, 실제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반도체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반도체는 장기계약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계속 지켜보면 장기적인 성장 추세와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시사하는 점이 많다.

반도체 종목 쏠림 현상이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주식시장에 대해서 특별히 다르게 말씀드릴 것은 없다. 주식시장 등락에는 포지셔닝과 글로벌 요인이 각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투자자 기반 등 여러 내생적인 요인이 있다. 통화정책에 관해서는 실물경제가 더 중요하다. 주식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는 여러 경로가 있지만 부의 효과가 가장 중요한 효과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그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5월 기준금리 동결이 실기였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결론은 실기가 아니었다. 5월에 금리를 올렸어야 했고 동결이 실기였다는 질문인데, 당시에도 사실 올릴 수 있었다. 당시 상황만으로도 선제적으로 올릴 수 있었지만 올리지 않은 이유는 데이터를 충분히 입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금은 조금 더 뚜렷하게 나온 추세들이 당시에는 불확실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시 중동 상황이 여전히 상당히 불안했다는 점이다. 여러 이유로 한 번 더 보고 가도 된다는 판단이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5월 이후 입수된 여러 정보는 5월보다 경제가 더 견조하고 성장세가 더 강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5월 통방 당시 2.6%의 GDP 성장 전망을 냈지만 지금 판단으로는 2.6%가 너무 낮다. 8월 통방 때는 상당폭 상향 조정해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에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통화정책을 펴는 입장에서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은 보완적인 면이 있다. 통화정책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다. 그렇지만 거시건전성 정책을 사용하고 통화정책이 보완적인 역할을 하면 서로의 효과를 증대시키는 보완 효과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통화정책을 통한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행정적인 정책만 사용해 목표를 달성하기 힘든 경우가 있고, 통화정책만 사용해 목적을 달성하는 것도 힘들다. 둘을 함께 사용하면 상호 보완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금융안정 목표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수동 자금은 유입되겠지만, 한국 주식이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들어오는 자금이 어느 정도일지는 크게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 봐야 한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수동적인 자금이라면 단기간에 유출입되는 자금은 아닌 것 같다.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GDP 갭은 언제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는가?

▶성장세가 강화됐다는 것은 저희 내부 판단이다. GDP 갭을 산출하려면 모델을 돌려야 하는데 아직 그 작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곧 작업해 결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다. 지난 기자간담회에서는 내년 초 GDP 갭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판단을 드렸다. 최근 상황을 보면 그 시점이 조금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