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담합 이어 입찰·물량 담합도 심의…전분당 4사 과징금 1조원 넘나
관련 매출 2조 4900억 원 산정…전분·전분당 구매입찰 9400억, 부산물 1.5조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에 심사보고서 송부…전원회의서 제재 수위 결정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전분·전분당 제조사들이 가격 담합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7476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은 데 이어, 입찰·물량 배분과 부산물 가격 담합 혐의로 또다시 제재 심판대에 올랐다. 추가 과징금 규모가 최대 4980억원에 달할 수 있어 최종 확정될 경우 이들 업체가 부담해야 할 과징금은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이 8년 넘게 전분·전분당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고, 부산물 판매가격까지 공동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6일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씨제이제일제당 등 4개 전분당 제조·판매사업자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관해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전원회의에 제출하고, 7일 이를 송부했다고 밝혔다.
4개 사 중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는 전분당 부산물 가격담합도 함께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씨제이제일제당이 지난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8년 9개월간 7개 대형 실수요처의 전분 및 전분당 구매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낙찰예정자, 낙찰순위, 투찰가격, 투찰물량 등을 합의하고 낙찰물량을 배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분당은 옥수수를 분쇄해 생산한 전분과, 전분을 가수분해해 만드는 물엿·올리고당·액상과당·알룰로스 등 당류를 말한다. 면류, 음료, 제과 등 식품 원재료뿐 아니라 제지·철강 등 산업용 접착·코팅 원료로도 쓰인다.
공정위는 이 같은 입찰담합 및 물량배분 담합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을 9400억 원으로 산정했다.
이번 심사보고서에는 전분당 부산물 판매가격 담합 혐의도 포함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등 3개 사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8년 2개월간 매월 전분당 부산물 제품의 판매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관련 매출액은 1조 5500억 원으로 산정됐다.
전분당 부산물은 전분 및 전분당을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기는 물질이다. 대표적으로 단백피, 글루텐, 배아 등이 있다. 단백피와 글루텐은 주로 가축용 사료에, 배아는 식용유 원료로 사용된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 물량담합 또는 입찰담합을 금지한 조항을 위반한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하고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에 산정된 관련매출액 2조 4900억 원이 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시 공정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 경우 4개 업체는 최대 4980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된다.
조치 의견에는 향후 3년간 반기마다 가격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분당 부산물 가격은 지난해 10월 행위 종료 이후 매월 독자적으로 결정됐지만 장기간 담합이 이뤄진 점을 감안해 이 같은 보고명령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민생을 위협하는 담합행위에 대해서는 집중 감시 및 엄중한 법 집행을 통해 담합 유인이 실질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를 송부한 공정위는 각 전분당 제조사의 의견을 제출받은 후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이번 사건 심의를 가능한 빨리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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