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 '25GW' 전력 비상…12차 전기본 '원전 확대' 급부상
2년 간 2GW 추가하려던 12차 전기본 …메가프로젝트로 재조정 분위기
김성환 기후장관 "원전 추가 부지 보고 받아…수용성은 따져봐야"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정부와 기업이 서남권·충청권·영남권을 아우르는 약 1600조 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현재 논의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따른 대규모 추가 전력 수요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가프로젝트로 인한 전력 수요는 약 24.7기가와트(GW)로 추정된다. 이는 2025년 최대 전력 수요의 약 4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도체 공정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핵심 산업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어서 단순한 발전량 확대를 넘어 송·배전망 확충과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가 함께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가 전기본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향후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기저 전원 확보 필요성을 고려해 전력 믹스 전반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7일 정부에 따르면 3대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 생산 설비 확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을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들 산업은 첨단 전략 산업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24시간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수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전력 공급이 단 몇 분만 중단돼도 연속 공정이 중단되며 웨이퍼가 폐기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역시 전력 차질 시 서비스와 시스템이 동시에 중단되면서 디지털·물리 인프라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보고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 필요한 전력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분담하고, 이를 뒷받침할 송·배전망 인프라도 함께 확충될 예정이다.
문제는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해당 전력 수요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향후 15년간 전력 수요 전망과 발전 설비, 송·배전망, 에너지 믹스 등을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국가 중장기 계획이다.
국회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현황 점검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 따르면 2040년 전력 수요 전망 잠정안은 131.8~138.2GW로 제시됐다. 이는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전 기준으로, 약 25GW 규모의 추가 수요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수요계획소위원회 위원장인 허진 이화여대 교수는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에 따라 전력 수요 전망치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11차 전기본과 12차 잠정안을 고려하면 2년 동안 2.5~8.9GW 수준의 추가 설비 확충을 전제로 논의가 진행돼 왔지만, 여기에 메가프로젝트 수요가 더해지면서 계획 전반의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력 수요 급증에 따라 에너지원 구성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간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원전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남권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 검토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언급되는 등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김성환 기후환경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3일 언론 인터뷰에서 "반도체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해 기저 전원 성격에 가깝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ESS·양수발전의 한계를 고려할 경우 안정적인 기저 전원 확보를 위해 원전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원전 추가 건설에는 지역 수용성, 입지 문제, 사회적 비용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결국 원전과 같은 기저 전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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