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낳아보니"…둘째아 비중 14개월 만에 반등, 출산율 1명대 '청신호'

둘째아 비중 32.2%로 반등…첫째아 중심 증가세가 둘째까지 확산
30대 후반 출산·혼인 증가가 견인…4개월 연속 출산율 0.9명대 유지

경기 고양시 차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2026.6.24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 4월 태어난 아기 10명 중 약 3명이 둘째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아 비중은 32.2%로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출생 증가 흐름이 첫째아 중심에서 둘째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출생아 증가는 혼인 증가에 따른 첫째아 출산이 주도했지만, 둘째아 비중까지 확대되면서 출산 회복이 양적 증가를 넘어 구조적 변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30대 후반 출산 증가와 혼인 증가 흐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둘째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출산율 1명대 회복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둘째아 비중 14개월 만에 반등…출산 회복 '질적 변화'

25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4월 둘째아 비중은 32.2%로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p) 상승했다.

둘째아 비중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둘째아 비중은 지난해 2월(31.8%) 이후 지난 3월까지 줄곧 감소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둘째아 비중이 28.6%까지 떨어지면서 30%를 밑돌기도 했다.

지난 4월 출생아는 2만 4521명으로 전년보다 18.0%(3734명) 증가하며 2024년 7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율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93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0.13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0.9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출생아 중 둘째아는 7838명으로 전년보다 1221명 늘었다. 월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4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 폭도 가장 컸다.

지난 3월(1000명 증가)에 이어 1000명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간 우리나라 출생아 증가는 혼인 증가 영향을 받아 주로 첫째아가 견인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둘째아 비중까지 확대되면서 출생아 증가가 첫째아 중심에서 둘째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에는 결혼한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있어 첫째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둘째아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은 첫째아 증가 속도보다 둘째아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는 의미로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30대 후반 여성 출산 증가 영향…혼인도 늘어, 출산율 상승 '청신호'

둘째아 비중 확대의 배경으로는 30대 후반 여성의 출산 증가가 꼽힌다.

지난 4월 출생아 2만 4358명(모 연령 미상 제외) 가운데 30~34세 산모가 낳은 출생아는 1만 19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5~39세는 7852명으로 두 번째를 기록했다.

35~39세 출산율은 63.4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3명 증가하며 30~34세 출산율(86.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40세 이상 출산율 역시 4.8명으로 전년보다 0.4명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30대 후반 출산이 늘어나면서 둘째를 낳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30대 출산율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과거에는 특정 연령대에 출산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출산 연령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며 "1990년대 중후반생뿐 아니라 1980년대 후반생과 1990년대 초반생도 함께 출산에 참여하면서 출생아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0대 후반 출산 증가와 둘째아 비중 확대는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며 "출산을 미뤘던 세대가 출산에 참여하고 둘째아 출산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출생아 증가를 이끌고 있는 혼인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혼인 건수는 2만 0622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9.0%(1703건) 증가했다. 4월 기준으로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1~4월 누적 혼인 건수는 8만 293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했다.

혼인 증가는 통상 첫째아 출산으로 이어지는 만큼 둘째아 비중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출산율 회복세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 교수는 "둘째아 비중 반등은 전반적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혼인 증가와 둘째아 비중 확대 흐름이 함께 이어진다면 최근의 출산 회복세도 일시적 반등을 넘어 더욱 안정적인 회복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도 "첫째아 증가에 더해 둘째아 출산도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출산율 회복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 혼인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둘째아 비중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출산율 1명대 회복 시점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