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다주택자 순자산, 무주택자의 7배…부채 대응능력은 오히려 낮아"
"유주택 가구 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 1.63배…무주택의 3배"
"저소득 다주택자 DSR 72.9% 육박…"질서있는 주택 매도 유도해야"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다주택 가구의 순자산 규모가 무주택 가구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자산을 통한 부채 대응능력은 오히려 무주택 가구보다 낮아 유동성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다주택 가구의 순자산 규모(10억 700만 원)는 무주택 가구(1억 4500만 원)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자산을 통한 부채 대응능력은 오히려 무주택 가구보다 낮아 유동성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1주택 가구는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부채 비중이 높았던 반면, 2주택 이상 다주택 가구는 금융기관 대출보다 임대보증금을 활용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무주택 가구는 임차보증금 마련과 생활비 용도의 전월세대출, 신용대출 비중이 높았다.
보유주택 수가 늘어날수록 순자산 측면의 재무상태는 양호했지만 금융자산을 통한 부채 대응력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주택 가구의 순자산 규모가 무주택 가구를 크게 웃돈 것은 보유 부동산 자산가치가 부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주택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1.63배)은 무주택 가구(0.55배)보다 크게 높아, 집을 가진 가구일수록 현금화 가능한 자산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무주택 가구의 부채상환부담은 낮은 편이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세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수도권의 전월세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임차가구의 소득 대비 임대료비율(RIR)이 비수도권을 크게 상회했고, 수도권 무주택 가구의 평균 이자지급액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주택소유 유형에 따라 채무상환능력도 차별화됐다. 다주택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DTA)은 35.2%로 무주택 가구(50.4%)보다 양호했지만,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은 무주택 및 1주택 가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 다주택 가구의 DSR(72.9%)은 고소득 다주택 가구(31.4%)의 2배를 넘어서면서 관리 수준인 40.0%를 크게 상회했다. 자산은 많지만 소득 측면의 채무상환능력은 취약하다는 의미다.
2021년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3주택 이상 보유 차주의 건전성 악화도 두드러졌다. 2026년 1분기말 다주택자의 평균 연체율은 1주택자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3주택 이상 차주는 1.35%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주택 이상 차주가 보유한 주택의 수도권 비중은 67.3%에 달했다. 한은은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대출 규제를 강화한 만큼, 이들의 수도권 주택 매도와 관련 대출 상환을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향후 정책 대응 과정에서 주택소유 유형별 차주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무주택 가구는 부채상환부담이 낮은 편이지만, 수도권 전월세가격 상승으로 주거비용 부담이 늘어난 만큼 주거 취약계층 중심의 정책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재무구조와 채무상환능력이 비교적 양호한 실거주 목적의 1주택 가구에 대해서는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접근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다주택 가구는 시장금리 및 주택가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강화와 질서 있는 주택 매도 유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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