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8.5% 주면서 소비자 빚 떠넘겼다…공정위, 두산밥캣에 시정명령
대리점에 연간 매출액 담보·추가 연대보증 요구해
상품은 손님이 샀는데…대리점에 소비자 채무 이행 설정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소비자가 상품 대금을 갚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채권 미회수 위험을 대리점에 떠넘기고 직원 가족까지 연대보증을 요구한 두산밥캣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두산밥캣에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 통지명령)을 부과했다고 21일 밝혔다.
두산밥캣 대리점들은 2015년 1월부터 2022년 말까지 연간 상품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두산밥캣 본사에 물적 담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두산밥캣은 담보 제공액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추가로 대리점 직원, 직원의 가족 등 제3자를 물상보증인으로서 연대보증하도록 하고 연대보증인의 입보(보증을 서거나 보증인으로 세움)도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공정위는 "상품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소비자"라며 "그러나 두산밥캣은 위탁 판매 대리점에 불과한 대리점에 자신의 채권 미회수 위험을 전가하기 위해 담보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산밥캣은 대리점이 두산밥캣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상품 대금의 약 8.5%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소비자의 채무에 해당하는 연간 상품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최저 담보 제공액을 정했다"며 "대리점이 최저 담보 금액에 따라 물적 담보를 제공했음에도 연대보증인의 입보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2015년 1월부터 2021년 말까지 소비자가 상품 대금을 미지급하는 경우 대리점이 소비자의 채무를 이행하도록 했다. 또 미회수된 상품 대금을 대리점이 두산밥캣으로부터 지급받는 수수료와 상계할 수 있도록 계약서에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공정위는 "상품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두산밥캣과 소비자이므로, 상품 대금의 미회수 위험은 두산밥캣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소비자가 상품 대금을 미지급하는 경우 대리점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소비자가 미납한 상품 대금"이라며 "그러나 대리점이 두산밥캣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상품 대금의 약 8.5%에 불과해, 상계를 통해 부담해야 하는 대리점의 책임 정도가 과도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두산밥캣이 고객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대리점에 판매수수료의 지급을 실제 유보하거나 상계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두산밥캣은 상품 대금에 대한 이행담보책임 및 수수료 상계 조항을 계약서에서 삭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게차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본사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에 소비자의 채무이행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불이익한 거래 조건을 설정한 행위를 적발·제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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