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독해지 쉽게, 항공사 배짱 취소엔 페널티"…생활서비스 대수술
원룸 관리비 공개·시야제한석 고지 등 생활서비스 대폭 개선
전기차 배터리 구독 도입…농어촌 빈집 '민박집 변신' 가능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구독 서비스 내역을 한눈에 확인하고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항공사의 일방적 항공편 취소로 발생하는 여행객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운수권 배분에 불이익을 주는 등 생활밀착 서비스 전반의 소비자 보호 방안을 강화한다.
구독 해지 방해 등 '다크패턴'을 차단하고 가전 구독 총비용 표시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원룸 관리비 공개 의무화와 공연·스포츠 경기 시야제한석 고지 의무화 등 일상 서비스 투명성도 높인다.
재정경제부는 19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생활밀착 서비스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구독 서비스와 여가·문화 서비스, 기타 생활 서비스 분야에서 국민이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새로운 생활밀착형 서비스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서비스 산업은 202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가가치의 61.5%, 고용의 72.9%를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구독 내역을 한눈에 조회·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는 9월 출시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티빙 등 OTT를 필두로 구독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지만 제공 업체와 중개 플랫폼, 가입·결제 경로가 달라 구독내역 관리가 어려워진 데 따른 조치다.
기존에는 구독 내역 관리를 위해 개별 금융기관에 자료 전송을 요구하고 동의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금융보안원의 안심 제공 시스템을 활용해 금융 정보를 통합 연계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구독 내역을 손쉽게 조회·관리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서비스는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구독 해지를 어렵게 하는, 이른바 '다크패턴'도 막는다. 전자상거래법 위반 시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대폭 인상하는 식이다. 아울러 전기통신사업법에도 명시적인 다크패턴 금지 규정을 추가하는 법 개정을 12월 추진한다. 사업자용 상세 가이드라인도 오는 9월 마련할 계획이다.
가전 구독 분야에서는 냉장고와 에어컨 등 대표 생활가전의 구독기간 총비용 표시 의무화 대상을 확대한다. 현재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음식물처리기 △안마의자 △침대 △연수기 등 7개 제품에만 적용되는 총비용 표시 의무를 세탁기·냉장고 등으로 넓혀 소비자가 실제 부담액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부품 단종 등 사업자 귀책 사유로 가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진 경우에는 잔여기간 배상뿐 아니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으로 교환하는 선택지도 추가한다.
여가·문화 서비스 분야에서는 항공교통서비스평가 업무지침을 올해 3분기 개정하고, 내년부터 취소율이 높은 항공사에 운수권 배분 등에서 불이익을 부과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최근 중동 전쟁, 유가 상승 등으로 항공사의 일방적인 비행편 취소가 있다"며 "이 경우 여행지 숙박이나 투어 예약 위약금 등으로 소비자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취소율 등 사업계획 준수율을 평가해 취소율이 높은 항공사에 불이익을 부과함으로써 항공사의 책임 있는 운송 이행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 노선 경쟁은 굉장히 치열하다"며 "일방적 취소가 운항 신뢰성 평가에 반영되면 페널티 성격이 생기고, 항공사도 일방 취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룸 등 임대주택 관리비 투명성도 높인다. 아파트와 달리 다가구주택,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택은 관리비 공개 의무가 부족해 임대료 인상 제한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관리비가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주택 종류와 관계없이 임차인이 요구하면 집주인이 관리비 내역을 공개하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집을 구하는 단계부터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관리비 내역과 공동관리비 수준을 확인·설명하도록 하는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도 오는 8월 추진한다.
민간임대주택 관리비 투명성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정부는 지방정부 의견수렴을 거쳐 민간임대주택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7~8월 입법예고하고, 9월 규제심사를 거쳐 11월 공포할 계획이다.
한편, 공연·스포츠 경기의 시야제한석 고지도 의무화된다. 무대 장치나 대형 스피커 등으로 정상 관람이 어려운 좌석에 대해 공연별·스포츠 종목별 기준을 마련하고, 티켓 예매 단계에서 소비자에게 해당 정보를 알리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도 제도화한다. 배터리 가격이 차량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만큼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해 초기 구입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5월부터 약 2000대 규모의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며, 10월까지 리스사·자동차 판매사 등과 구체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국토부 교통정책총괄과장은 "월 충전비와 구독료를 합산한 금액이 좀 더 저렴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농어촌 민박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는 주민이 거주하는 경우에만 민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농어촌 빈집을 활용한 민박을 제도화하고 운영 주체도 주민뿐 아니라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프라이빗 숙박 등 다양한 농어촌 민박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어촌 등 교통취약지역과 심야·새벽 시간대에는 인공지능 기반 수요응답형 버스(DRT) 운행을 추진한다. 입주 초기 신도시처럼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는 광역권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광역 DRT 서비스도 도입한다.
이 밖에도 △찾아가는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제도화 △이동형 가상현실(VR) 테마파크 확인검사 완화 △해외 우수 한식당 상세 등급제 도입 △빈용기 반환기준 가이드라인 배포 및 취급수수료 현실화 △에듀테크 학습데이터 표준 고도화 등이 추진된다.
재경부는 "앞으로도 일상의 편의는 높이고 생활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과제들을 지속 발굴하겠다"며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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