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가 진정돼도 하반기 물가 3% 안팎…내년에도 2% 웃돌듯"

석유류 넘어 서비스·공업제품까지…고비용 압력 전방위 확산
내년도 물가 목표치(2%) 상회 전망…IT 성과급발 임금 인상 변수

한국은행 2026년 하반기 및 내년 물가 전망(한은 제공). 2026.6.17/뉴스1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한국은행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더라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하반기 3% 안팎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비용 상승 압력이 석유류를 넘어 서비스와 공업제품 등으로 확산하면서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내년에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 여건 개선과 임금 상승세 확산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1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신현송 총재 주재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은 물가 전망을 발표했다.

1~5월 소비자물가 2.4% 상승…"취약계층 부담 커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2.2%(이하 전년 동기 대비)에서 올해 1~5월 2.4%로 높아졌다.

한은은 상반기 물가 상승 폭 확대가 주로 석유류 및 서비스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과 공업제품은 하방 요인으로 봤다.

한은은 "특히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된 생활물가(2.5%)는 석유류 가격을 중심으로 전체 소비자물가(2.4%)보다 더 크게 상승해 필수재 지출 비중이 큰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제외 지수) 상승률은 2.2%다. 1월에는 목표수준인 2.0%를 기록했으나, 2월에는 설 연휴 여행수요 증가 등으로 2.3%까지 일시 확대됐다. 3~4월에는 고유가 충격의 파급효과가 크지 않아 연달아 2.2%를 보였지만, 5월에는 유류할증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항공료, 단체여행비 등 서비스가격이 상승하면서 2.5%로 높아졌다.

1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4.15 ⓒ 뉴스1 김민지 기자
향후 물가, 상당 기간 높은 상승률…내년, 수요측 압력 확대

한은은 향후 물가가 상당 기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석유류 가격은 전쟁상황이 완화되면서 완만하게 낮아지겠으나, 고유가·고환율로 높아진 비용 측 가격 인상 압력이 석유류 외 품목으로 점차 파급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는 3% 내외, 근원물가는 2% 중후반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유가 측면의 비용상승 압력이 줄어들겠지만, 수요 측 압력이 점차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목표수준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은은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유가 충격이 석유류 이외의 근원물가 품목으로 파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기간을 살펴보면, 원유가격 상승 시 석유류 가격이 즉각적으로 변동됐다"며 "또 약 6개월 후에는 공업제품 등 비에너지 품목에 대한 간접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1년 정도 지속된 바 있다"고 했다.

한은은 내년 물가와 관련해서도 소득 여건이 개선되고 임금 상승세도 확산하면서 물가 압력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최근 일부 IT부문의 대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큰 금액의 성과급 지급은 전반적인 임금 상승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에는 물가의 상방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특별급여가 증가할 때에는 항상소득의 증가로 인식되지 않아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과같이 특별급여가 일부 IT 업종에서 이례적으로 대폭 확대되는 경우에는 임금 상승세가 여타 부문으로 확산하면서 공급 및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모두 유의하게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