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유가 장기화' 가격 10% 상승 시 5개월 뒤 근원물가 누적 0.1% 이상↑"

고유가 충격 영향 5개월 지속…유가 장기화 국면 시 7개월간 영향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정보판의 모습. 2026.5.1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고유가 국면이 장기적으로 이어졌을 때 유가 충격의 영향이 최대 7개월까지 나타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약 5개월 후 근원물가가 누적으로 0.1% 이상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유가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간접효과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고유가 충격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충격의 크기보다 지속 시간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 충격 국면에서는 유가 충격의 영향이 5개월 동안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지속된 반면, 유가 충격 장기화 국면에서는 충격 영향이 7개월간 나타났다. 한은은 고유가 충격 국면은 '식별된 유가 충격 중 상위 20%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유가 충격 장기화 국면은 '양(+)의 유가 충격이 3개월 이상 이어진 기간'으로 정의했다.

한은의 분석 결과 고유가 국면에서는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5개월 뒤 근원물가 상승 폭이 누적 0.06% 수준에 그쳤다. 반면 유가 상승 충격이 장기화 국면에서는 같은 조건에서 5개월 뒤 근원물가 상승 폭이 누적 0.1% 이상으로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석유류와 농산물 등 외부 충격과 계절적 요인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다. 유가 충격이 근원물가로 확산된다는 것은 단순히 주유소 기름값이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각종 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인상 압력이 번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가 충격에 따른 근원물가 누적 반응 참고 이미지.(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이러한 현상이 지난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석유류 가격이 소비자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직접효과가 즉각 나타났다.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뒤부터 서비스 등 비에너지 품목 가격이 상승하는 간접효과가 본격화됐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에도 간접효과는 1년가량 지속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유지했다.

한은은 중동전쟁 종전 이후 국제유가는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락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이 회복될 경우 유가가 낮아질 수 있으나, 인프라 복구와 각국의 전략비축유 재확보 수요 등으로 하락세가 완만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부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뢰 제거가 통항 정상화의 최대 변수로 꼽기도 한다. 선박 운항이 본격 재개되기까지는 기뢰를 얼마나 신속히 탐지·제거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에도 유가 충격이 석유류 이외의 근원물가 품목으로 파급되면서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물가 상승압력을 추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