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세수 호조…초과세수 기금·펀드 등 검토

1~4월 국세수입 164조 1000억 원…추경 전망치 웃돌 가능성
미래대응기금·한국형 국부펀드 거론…"구체적 방식은 미정"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전경. (행정안전부 제공) 2023.3.2 ⓒ 뉴스1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반도체 경기 호조와 증시 거래대금 증가 등으로 올해 국세수입이 당초 전망보다 15조 원 이상 더 걷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 안팎에서는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한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올해 하반기 출범 예정인 '한국형 국부펀드' 재원 활용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법인세 증가, 성과상여금 확대에 따른 소득세 증가,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거래세 증가 등이 세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면서다.

올해 1~4월 누계 국세수입은 164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조 9000억 원 늘었다. 현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난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정부가 제시한 국세수입 전망치 415조 4000억 원을 상당 폭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예산 편성 때 예상보다 세입이 더 걷히거나 지출이 줄어 발생한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정산하는 데 우선 쓰인다. 이후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가채무 상환 등에 활용되고, 남는 재원은 추가경정예산 재원 등으로 쓸 수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초과세수를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기존 방식과 다른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힘을 받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세수 활용과 관련해 "미래 세대를 위한, 또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초과세수를 별도 기금에 적립해 첨단산업 육성이나 미래세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이 거론된다. 추경을 편성하지 않을 경우 세계잉여금 사용처가 현행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해지는 만큼, 별도 기금을 통해 필요한 시점에 재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기금은 일정 범위 안에서 국회 심사 없이 재원을 운용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초과세수를 기존 국가재정법상 처리 절차와 다르게 활용하려면 법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 등 별도 입법이 필요할 수 있다.

하반기 출범이 예상되는 한국형 국부펀드에 초과세수를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국형 국부펀드는 싱가포르 테마섹을 참고한 투자기구로, 정부 보유 공기업 지분이나 상속세 물납주식 등 현물 자산을 기반으로 장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검토돼 왔다.

정부는 한국형 국부펀드를 통해 현세대 자산을 장기적으로 증식해 미래세대 자산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추가로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넣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아직 구체적인 활용 방식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투입할지,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할지, 국가채무 상환이나 추경 재원으로 쓸지 등은 향후 세수 흐름과 재정 여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