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보유세 인상 시사…7월 세제개편에 담길 시나리오는
'공정시장비율 상향' 유력…종부세·재산세 과표구간 손질 관측
비거주 1주택 장특공제 축소·임대 혜택 폐지…다주택자 전방위 압박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사실상 보유세 개편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포함한 보유세 체계 정비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 및 고가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한 세 부담 강화와 함께,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 양도소득세 제도까지 손질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집을) 많이 사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이걸 고쳐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주 용도의 주택은 보호해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거의 사치품화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근까지 보유세 개편을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발언은 본격적인 기조 전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서구 선진국이 하는 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며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건 상관없다. 그러나 부담은 하게 하자"라고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월급을 타서 내는 세금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소득의 40~50%, 거의 절반을 내는데 투자 소득은 왜 많이 깎아줘야 하느냐"며 "투기용으로 가진 것을 (집주인들이) 내놓으면 엄청난 공급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 다주택자와 투자 목적 주택 보유자에 대한 재산세, 종부세 개편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거주용 주택은 보호해야 하지만, 오래 투기했다고 (세금) 깎아주는 건 투기권장사회"라며 "세제·금융·규제·공급 등 (부동산 대책을) 조만간 정리해서 한꺼번에 발표하겠다.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가 보유세를 조정할 경우 재산세, 종부세의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거나 세율을 인상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특히 재산세 세율과 과세표준 구간은 2009년 이후 개정되지 않아 제도 개선의 명분도 있다.
정부가 좀 더 쉬운 방법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할 수도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다. 다만, 과거에도 주요 시행령 개정 사항은 세법개정안(세제개편안)에 담겼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10억 원인 주택의 경우, 현재는 공정시장가액비율 60%가 적용돼 과세표준이 6억 원으로 산정된다. 이를 100%로 상향할 경우 과세표준은 10억 원으로 늘어난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조정하는 방식도 있다. 현재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공시가율은 각각 69%, 54%로, 2023년 이후 동결 상태다. 이 비율을 조정하면 공시가격 자체가 상승하게 된다.
아울러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과 등록 임대사업자의 세제 변화도 주목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뭐 하러 그렇게 대규모로 (부동산을) 가지고 있나"라며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해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 지난 2월에는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있다"며 "일정 기간 처분 기회는 줘야겠지만 임대 기간 종료 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세제도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해야 공평하다"고 언급했다.
이외에 보유세가 아닌 양도소득세 관련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가 대표적이다.
양도세 장특공제는 1세대 1주택자(양도가액 12억 원 이상 주택)가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집을 매도할 경우 양도 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보유기간(최대 40%)과 거주기간(최대 40%)을 더해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된다.
여기서 보유기간 공제(최대 40%)를 폐지할 경우 공제율은 최대 40%로 낮아지게 된다. 만약 거주기간에 대한 공제율을 2배로 올린다면, 최대 80% 공제율은 유지된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보유기간의 세제 혜택이 폐지됨에 따라 총 공제율이 8%까지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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