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직전 극적 타결…삼성 노사, 6시간 마라톤 협상 끝 합의(종합)

성과급 배분 방식 절충안 도출…조합원 찬반투표 거쳐 최종 확정
김영훈 장관 직접 중재…총파업 1시간여 앞두고 극적 타결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5.20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수원·서울=뉴스1) 나혜윤 김진희 양새롬 박기호 김승준 유재규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선 끝에 협상이 타결되면서 노조가 예고했던 총파업도 일단 유보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후 10시 44분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성과급 관련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결렬 이후 반나절 만에 재개된 교섭에서 약 6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이뤄졌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 배분 방식과 제도화 여부였다. 노조는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화를 요구했고, 사측은 기존 성과주의 원칙 유지 입장을 고수해왔다. 양측은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문제를 중심으로 막판 절충점을 찾으며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노사 대표가 합의서에 서명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고, 노사 대표가 포옹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노사 잠정 합의에 따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공동투쟁본부는 투쟁지침 3호를 발령하고 총파업을 유보했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실시된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원칙 속 배분 갈등 봉합한 노사

최승호 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은 초기업노조와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6개월여간 혼신을 다해 투쟁해 온 결실"이라며 "세 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치며 노사 간 이견을 좁혀 잠정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측도 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 교섭대표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 피플팀장은 "오랜 시간 임금협상 타결을 기다려준 임직원들에게 죄송하고 감사드린다"며 "이번 잠정 합의가 상생의 노사 문화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회사는 이번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사 상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성과급 배분 구조는 막판까지 노사 간 가장 큰 충돌 지점이었지만,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며 절충안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타결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최 위원장은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두고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회사 측이 1년간 해당 방식을 유예하기로 하면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여 팀장 역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여 팀장은 "특히 이번에 잠정 합의를 통해서는 특별보상제도에 대한 제도화 부분들을 굉장히 구체화했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는 총파업을 불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장기간 평행선을 달리며 갈등을 이어왔고 노조는 21일부터 총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였다.

다만 이번 합의는 '잠정 합의'로, 최종 타결까지는 추가 절차가 남아 있다. 노사 합의가 도출됐더라도 효력이 즉시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노조 규정에 따라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야 하고 투표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 여부가 결정된다.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2026.5.20 ⓒ 뉴스1 김영운 기자
김영훈 노동장관 중재 속 막판 타결…정부 직접 개입 '결정적'

정부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노사 관계 안정과 산업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영훈 장관은 "이 합의가 잘 이행돼서 삼성전자 구성원들이 다시 한번 더 우리 국민기업 답게 일터에서 헌신적으로 일하고, 그것이 대한민국 이끌어나가는 그런 과정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총파업을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이뤄진 이번 극적인 타결에는 정부의 직접 중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장관은 교섭 직후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 합의에 이른 데 대해 삼성전자 노사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대화의 힘을 보여준 사례이자 K-민주주의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술도 노사관계도 제일이라는 삼성답게 잘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일 밤 입장문을 내고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과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교섭 결과 브리핑에서 합의안에 서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5.20 ⓒ 뉴스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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