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생산자물가 2.5%↑, 외환위기 후 최대폭 상승…석유제품 31.9%↑
석탄·석유제품 전년비 73.9% 급등…러우전쟁 이후 최고 상승률
한은 "원자재 공급 차질 시차 두고 파급…소비자물가 상방 압력"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중동발 유가 충격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국내 생산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약 28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은 전월 대비 31.9% 오르며 전달(32.0%)에 이어 두 달 연속 30%대 급등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3.9% 상승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6월(83.3%)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6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2.5%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2.5%) 이후 가장 높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인 2022년 10월(7.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0.4%) △10월(0.3%) 11월(0.3%) △12월(0.4%) △올해 1월(0.7%) △2월(0.6%) △3월(1.7%) △4월(2.5%)까지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4.0%)과 수산물(-3.2%)이 내려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반면 공산품은 4.4% 상승했다. 특히 국제 유가 급등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31.9%, 화학제품이 6.3% 상승한 영향이다. 석탄 및 석유제품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3.9%에 달했다. 이는 러우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6월(83.3%)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이어졌다. 반도체는 전월 대비 13.9%, 전년 동월 대비 118.6% 오르며 급등 흐름을 지속했다. 디램(DRAM)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96.0%, 컴퓨터기억장치는 180.4% 뛰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석탄 및 석유제품은 3월에 전월 대비 32.0%, 4월에는 31.9% 올라 상승 폭이 거의 비슷한데 약간 축소됐다"며 "3월에는 휘발유·경유·나프타 가격이 크게 올랐고, 4월에는 나프타 상승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제트유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상승률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적용되면서 국제가격 상승분이 3월에 완전히 반영되지 못했고 일부가 4월로 이연돼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3월에 크게 오른 품목이 있었고, 4월에는 제트유처럼 크게 오른 품목이 있어 전반적인 상승 폭이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비스 물가도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운송서비스(1.6%), 금융 및 보험서비스(3.0%) 등이 오른 영향이다. 특히 국제항공여객은 12.2%, 항공화물은 22.7% 뛰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지수는 전월 대비 2.2%, 전년 동월 대비 7.0% 상승했다. 에너지 지수는 전월 대비 7.9% 올랐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28.5%)와 중간재(4.3%)가 오르며 전월 대비 5.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9% 상승했다.
최종재는 국내출하(0.6%)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용도별로는 자본재(0.5%), 소비재(0.5%) 및 서비스(0.5%)가 모두 올랐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물가지수는 공산품(5.8%) 및 서비스(0.8%)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3.9% 올랐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8% 상승했다. 공산품(5.8%)은 수출(7.9%)과 국내출하(4.4%)가 모두 오르며 증가 폭을 키웠다.
이 팀장은 "중동전쟁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여러 부문으로 파급되고 있다"며 "생산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중간재 가격 변동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파급 정도나 시차는 기업의 시장 수요 상황, 경영 여건, 정부 정책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소비자물가에는 유통 단계를 거친 가격이 반영되기 때문에 할인 여부 등에 따라 생산자물가와 변동 폭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월 전망과 관련해서는 "최근 국제유가와 달러·원 환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중동전쟁에 따른 원자재 공급 차질 영향이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5월에는 산업용 도시가스와 국내 항공여객 요금 상승 요인도 있어 현재로서는 생산자물가 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