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헬스장도 생겼다"…농촌 기본소득에 살아난 지역상권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 가맹점 수 1월말 대비 13.1%↑
청년층 창업 잇따라…지역경제 선순환 사례도 나타나 '성과'

경북 영양군은 농어촌 기본소득 지원금을 활용해 주민들이 커피 전문 교육을 받는 지역 순환경제 사례를 소개했다. ⓒ 뉴스1 김대벽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지역 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행 초기부터 지역사회와 경제에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역 내 가맹점 수는 올해 1월 말 대비 13.1% 증가하고, 2월부터 지급된 기본소득은 두 달여 만에 약 85%가 사용되며 지역 내 소비 순환을 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사용처 부족으로 불편을 겪었던 면 단위 지역에 미용실과 헬스장 등 새로운 생활밀착형 업종이 들어서고, 기본소득을 매개로 주민 공동체 사업과 소상공인 상생 모델도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사업인 '농어촌 기본소득'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복원 등 농어촌 소멸 대응을 위해 시범 도입한 제도다.

시범사업 지역 거주민에게는 사업기간 동안 매월 15만 원의 기본소득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지급된 기본소득은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상점들이 생겨나 생활의 불편함을 줄이는 등 농어촌 지역을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이에 따라 기본소득인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읍 또는 면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기본소득 도입 후 청년 창업 잇따라…사회연대경제조직 활동도 활발

기본소득 도입 이후 청년 창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충북 옥천군에는 목포에서 미용업에 종사하던 청년이 부모의 고향인 청산면으로 돌아와 미용실을 열었고, 충남 청양군에는 반려동물 양육 증가 추세에 맞춰 청년 창업자가 반려동물용품점을 개업했다. 경기 연천군 청산면에는 주민 건강관리 수요를 반영한 헬스장이 처음 문을 열었다.

생활 밀착형 업종 확대도 눈에 띈다. 연천군 백학면에는 차량을 직접 운행하며 어르신 이동 편의를 지원하는 미용실이 들어섰고, 전북 장수군에는 지역 최초의 푸드코트가 생겼다. 경북 영양군의 한 카페는 기본소득을 활용한 바리스타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등 주민 수요에 맞춘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전북 순창군 풍산면의 풍산주민자치협동조합은 지역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모바일 기반 '온라인 장바구니 마켓'을 운영하며 유통비 절감에 나섰다. 또 지역 내 33개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함께 '상생이음 연대장터'를 개장해 생산자와 소비자, 공동체와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상생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 이동면에서는 주민들이 빈 점포를 활용해 농산물과 반찬,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다기능 마켓을 조성 중이며, 충북 옥천군 안남면에서는 협동조합이 지역 밀을 활용한 빵집을 운영하면서 지역 농산물과 생필품 판매를 위해 다른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협업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전경(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뉴스1
지역경제 선순환 사례도 눈길…농식품부 성과 확인, 지원 강화

기본소득이 지역 경제 선순환을 이끈 사례도 나타났다. 최근 남해군에서는 대파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던 농업인을 돕기 위해 주민들이 기본소득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대파 구매에 참여했고, 로컬푸드 직매장에 쌓여 있던 대파가 모두 판매되며 소비가 생산자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도 강화한다. 이달 중 70여 명의 청년 서포터즈를 시범사업 지역에 파견해 창의적인 창업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농촌 소셜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상반기 중 정선·순창·남해·청양·신안·영양·장수 등 7개 군에 식료품 배송 등을 위한 이동장터 차량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남해군은 공공이 확보한 공실 상가를 활용해 청년 창업가에게 기본소득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는 '청년 창업둥지' 사업을 추진 중이며, 정선군은 기존 창업자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시제품 제작과 브랜드 확장, 초기 창업 비용 등을 지원하는 '기본소득형 창업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기본소득으로 형성된 지역 내 선순환 구조는 지역이 다시 활기를 찾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공동체와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정책의 주체가 되어 농촌의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