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 2.6%↑… 석유류 21.9% 급등, 3년 9개월 만에 최대폭(종합2보)

석유류가 물가 0.84%p 밀어올려…휘발유 21.1%·경유 30.8%↑
농축수산물 0.5%↓ 쌀값 14.4%↑… 생활물가 2.9%↑ "석유비중 높아"

서울의 한 주유소의 모습. 2026.5.5 ⓒ 뉴스1 이호윤 기자

(세종=뉴스1) 이강 임용우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하며,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21.9% 급등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를 0.84%포인트(p) 끌어올린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석유류 반영 비중이 높은 생활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0.3%p 높은 2.9%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7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하며 전체 물가 상승 폭을 일부 상쇄했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2.2%)보다 0.4%p 오른 수치로,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중동 전쟁 직격탄…석유류 21.9% 폭등, 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특히 석유류 가격이 21.9%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2022년 7월(35.5%)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석유류는 전체 물가를 0.84%p 끌어올렸다. 이는 전월(0.39%p)보다 0.45%P 확대된 기여도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석유류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국내 기름값이 2000원대로 올라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21.1%, 경유 30.8%가 올랐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인 2022년 7월(휘발유 25.5%, 경유 47.0%)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등유는 18.7% 오르며 2023년 2월(27.1%)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진오일 교체 비용은 유가 상승 영향으로 이달 11.6% 올라 지난달(3.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세탁료도 나프타 가격 상승 여파로 지난달 6.7%에서 이달 8.9%로 오름폭이 커졌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과 한국은 유럽과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작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고가격제 시행이 석유류 가격 상승을 둔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석유류 가격이 만약 크게 올랐다면 그로 인해 일부 개인 서비스나 국제 항공료의 상승 폭도 더 커졌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는 최고가격 시행이 석유류 가격뿐만 아니라 전체 소비자 물가를 일부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가데이터처 제공)
채소·과일값은 하락세…근원물가는 2.2%로 비교적 안정

반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6.1% 하락했다. 신선어개가 4.2% 올랐지만 신선채소(-12.7%), 신선과실(-6.3%)이 각각 하락한 영향이다.

농산물 중에서는 배추(-27.3%), 양파(-32.0%), 무(-43.0%), 당근(-42.0%)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쌀(14.4%), 돼지고기(5.1%), 국산쇠고기(5.0%), 수입쇠고기(7.1%), 달걀(6.4%), 조기(16.4%) 등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쌀의 경우 전월(15.6%)보다 오름폭은 작았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 심의관은 "곡물류 같은 경우 지난달에 12.3%에서 이번 달에 10.7%로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전체적으로 재배 면적, 수확량 감소로 인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정부가 양곡 공급 등을 계속 진행하고 있어 상승세가 조금 둔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축산물은 가축 전염병, 출하 물량 감소로 인해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2.4% 상승했다. 외식 포함 개인서비스는 3.2%, 공공서비스는 1.4%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서비스 중에서는 국제항공료(15.9%)가 크게 올랐다. 개인서비스에서는 보험서비스료(13.4%), 공동주택관리비(4.6%), 해외단체여행비(11.5%) 등이 상승을 견인했다.

이 심의관은 "석유류가 오르면서 국제항공료 상승률이 전월 0.8%에서 15.6%로 크게 상승했다"며 "다음 달 국제항공료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하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는 식용유(-6.2%), 라면(-0.2%), 과자(-0.3%) 등 주요 품목이 하락했다.

가공식품 물가는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가공식품 상승률은 지난 1월 2.8%를 기록한 이후 2월(2.1%)과 3월(1.6%)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둔화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조금 더 넓게 보면 2025년 9월(4.2%)부터 쭉 내려오다가 올해 1월 한 번 잠깐 오르고 다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을 상당히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근원물가는 2%대 초반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와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모두 전년보다 2.2%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식품은 전월 대비 0.3%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 올랐고, 식품 이외는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3.9% 각각 뛰었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도 전년보다 2.6% 상승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생활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보다 높게 나타난 것과 관련해 "생활물가는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비중이 크다"며 "소비자물가는 2.6% 올랐는데 생활물가는 2.9% 오른 것도 그런 어떤 기술적 요인들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월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은 석유류·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때문에 올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그 영향이 거의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 물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심의관은 이달 물가가 지난달보다 더 오를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폭 상승 여지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thisriver@news1.kr